마크헌트 대 효도르 카드가 2%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

강호길200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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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느끼는 것인데 프라이드의 주최사 dse는 참으로 대단하다. 후발주자로서 선배라고 볼 수 있는 UFC와 K-1의 아성을 위협한 프라이드. DSE의 영리한 운영이 큰 요소가 아닐까 싶다. 03과 04년에는 효도르 대 노게이라의 카드를 가지고 흥행몰이를 하였다. 05년에는 세기의 대결 크로캅 대 효도르.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온 몸에 전기가 찌릿찌릿한다. 6:4의 효도르의 우세를 점친 전문가들의 의견에 맞선 다수 네티즌들의 크로캅 응원. 서울의 한 극장에서는 수많은 그들의 팬들이 모여서 서로의 격투기 영웅을 응원했다. 크로캅의 모국에서는 응원단이 파견되었으며, 승리할 경우 장관자리까지 보장해 주었다고 한다. 결과는 효도르의 승리로 끝났지만 누구의 승리인지를 떠나서 당시의 멋진 경기는 길이길이 남지 않을까 싶다.

 

06년에는 어떤 카드가 있을까? 무차별급으로 치러지는 이번 그랑프리. 세계 최고의 내로라하는 격투가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때이다. 헤비급의 최강자 효도르의 수성인가?(효도르가 참여할 경우를 가정합니다.), 새 왕자의 등자인가? 이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브라질의 신세대 유술왕자 파브리시오 베흐둠, 러시아의 최강 전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미들급의 최강자들이자 슈트 박스의 양대 기둥 반달레이 시우바와 마우리시오 쇼군, 절치부심하여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크로캅과 노게이라, UFC의 자객 조쉬 바넷,  어느 한 선수 하나하나가 우승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는 대단한 격투가들이다.

 

31회 대회를 통해서 쇼군이 아쉽게 탈락했지만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고 할 수 있다. 이 여러장의 카드 중에서 가장 큰 카드는 무엇일까? 비록 부상중이었긴 했지만 오브레임에게 패한 하리토노프는 효도르를 넘기엔 힘들어 보인다. 특히 베흐둠과 하리토노프의 경기를 보면 두 선수 모두 효도르에겐 안 되지 않나 싶다. 공격적인 자세를 강조하는 프라이드에서 베흐둠의 수비적인 자세를 지지할 순 없다. 크로캅이나 노게이라는 이미 패한 바가 있으며, 헛점이 노출된 시우바의 공취도 그리 쉽진 않을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요새 각광 받는 카드가 마크 헌트 대 효도르이다. 사모아의 괴인. 정말 적당한 별호가 아닐까 싶다. 괴인이란 말 그대로 헌트의 경기 하나하나가 괴력이다. K-1시절에는 제롬르 밴너를 난타했던 헌트. 프라이드로 건너와서는 비록 요시다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반달레이 시우바를 상대로 희대의 명승부를 펼쳤다. 뒤 이어서 보비쉬를 패퇴시키고 대어 크로캅을 낚았다. 비록 크로캅의 상황이 안 좋았다고는 하더라도 승자는 헌트다. 31회 대회에서는 복싱 실력을 맘껏 펼치면서 유스케를 잠재우고 호시탐탐 효도르를 노리고 있는 마크 헌트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매치가 크로캅 대 효도르에 비해서는 웬지 성이 차지가 않는다.

왜 그럴까?

 

04년 말로 돌아가 보자. 당시에 최강의 격투가 효도르는 손의 부상때문에 말이 많았던 상황이다. "연습량이 부족하지 않은가?, 잠시 쉬어야 하지 않을까?" 등등. 효도르의 상태는 하향세였다. 하지만 크로캅은 활활 타오르는 중이었다. 노게이라와 랜들맨에게 연이어 패하면서 이제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던 크로캅. 항상 등장하는 문구처럼 크로캅은 분노하기 시작한 듯. 무사도를 통해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후 연전연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04년 남제때를 기억하면 지금도 느낌이 생생하다. 크로캅 같은 전형적인 스탠딩 스트라이커들이 가장 힘들어 한다는 해머하우스 소속의 선수들. 미들급에서 무릴로 닌자가 아무 힘도 못 쓰고 랜들맨에게 진 것이 눈에 선하다. 하물며 한 번 졌던 크로캅이 복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달려오는 랜들맨의 목을 휘감아서 완벽하게 테익다운 디펜스에 성공한 랜들맨. 한 두 번을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결국 길로틴 초크로 상대를 단두대에 매달아 버리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승리로 가져갔다. 크로캅의 눈에 띄게 향상된 방어능력. 경기의 승자인 크로캅은 콜먼을 다음 상대로 간접적으로 지목했다.

 

마크 콜먼은 그리 간단한 상대가 아니다. UFC와 프라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용자 마크 콜먼. 일찍이 두 리그에서 우승한 선수는 없었으며, 앞으로도 등장하기 힘들다. 특히 엘리트 레슬러 콜먼의 태클 능력은 어떤 선수라도 버거운 것이 아니겠는가? 심지어는 크로캅의 측근 조차 "왜 공연히 콜먼을 지목했는지 의아하다."라고 했다고 한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런 우려는 기우였다고나 할까? 콜먼의 태클은 크로캅에게 먹히지 않았다. 숙적 돈프라이를 비롯한 숱한 파이터들을 쓰러뜨린 그의 태클, 세월이 너무 지나서 그랬을까? 비참하게 펀치에 당하면서 피니쉬 사커킥으로 경기는 마무리된다. 그 후에도 크로캅은 미들킥 한 방으로 효도르와 같은 팀인 레드 데빌의 파이터 마그메도프를 이기고서 05년 최고의 카드를 만들었다.

 

요약하면 하향세의 효도르와 급격한 상승세의 크로캅의 한 판 승부였다. 최강의 챔피언에 맞서서. 도전자 크로캅은 자신의 최강의 타격에 그 동안 우려했던 테익다운 디펜스를 결합시켜서 나타난 것이다. 최고의 카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효도르가 아무리 테익다운에 뛰어나도 콜먼보다는 힘들텐데, K-1의 킥복서를 어떻게 상대할까?" 효도르가 풀어야 할 과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마크 헌트는 어떤가? 최근의 연승행진을 통해서 각광받고 있는 헌트

 

하지만 헌트의 길은 크로캅과는 좀 달라 보인다. 일단 효도르의 실력의 끝을 가늠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줄루 징요도 나름대로 한 가닥하는 선수인데, 펀치 몇 방으로 경기를 끝내버리는 그 경쾌한 타격, 이미 다 아는대로 랜들맨전과 후지타전을 통해서 보여준 위기관리. 콜먼에게 걸었던 서브미션. 현재 효도르를 이길 자 없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05년과 달리 효도르는 더욱더 상승세다

 

헌트 역시 크로캅 처럼 급상승세이긴 하지만 길이 틀리다. 크로캅은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태클이나 서브미션의 수행을 통해서 효도르에게 다가갔다. 랜들맨과 콜먼과의 경기를 통해서 뛰어난 타격가가 아닌 종합격투가로서의 진가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헌트와 실바의 경기. 비록 실바도 주지수 검은띠기는 하지만 명예성의 성격을 많이 지니고 있다. 기무라 걸었을 때의 롤링기술이 비록 뛰어난 바는 있지만 실바의 한 쪽 다리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크로캅과의 경기에서 가드상태로 놓였던 것도 상황을 불리하게 해석 할 수 있다. 최근의 유스케 전을 보아도 비록 힘으로 가드 패스를 만들기는 했지만 유스케와의 체중차이와 유스케가 그라운드에 초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신통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즉 헌트의 최근의 경기는 화끈한 자신의 주무기 펀치 공격은 보여주고 있지만 그라운드 파이팅에서의 모습은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것이 2%부족한 이유이다. 헌트가 올해 최고의 카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라운드 테크니션과의 경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로캅이 자신의 불리한 그라운드 능력에 대한 비아냥을 화끈하게 잠재웠듯이 헌트도 그런 길을 걸어야 한다.

 

효도르는 이기는 방법을 아는 선수이다. 그리고 삼보와 유도 챔피언이다. 뛰어난 타격으로 상대를 현혹한 후 헌트처럼 아직 그라운드 미완성인 선수를 가드상태로 내모는 전략. 헌트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 그 해법을 팬들에게 보란듯이 증명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그래플러와 대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게이라와 헌트의 대결을 원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노게이라와 대결할 수 없다면 파브리시오 베흐둠과의 대결 역시 꾀해 볼 만 하다. 프라이드 측에서 헌트를 계속 밀어주고자 한다면 베흐둠과 대진시키지 않을까 싶다. (본 인 역시 베흐둠을 좋하하긴 하지만 노게이라에 비해서 경험과 타격이 부족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노게이라는 기실 만만한 인물이 절대 아니다. 링스 시절에 댄핸더슨에게 패하고 효도르에게 두 번 졌다고는 하지만

 

게리 굿릿지와 콜먼을 시작으로 히스 헤링, 크로캅, 리코 로드리게스 등 무수히 많은 최상급의 격투가들을 이긴 대어이다. 특히 자국 복싱에서 4강의 성적을 거둘 정도로 타격도 뛰어난 노게이라를 상대로 헌트가 이기기는 힘들다. 하지만 세르게이와의 경기를 보았을때 베흐둠의 타격은 불완전하다. 특히 수세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면 판정에서도 유리하지 못할 것 같다.

 

특히 헌트는 크로캅을 잡은 바가있다. 프라이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카드의 하나는 바로 복수 아닌가? 팀크로캅의 주축 멤버중 하나인 베흐둠이 헌트를 제물로 삼겠다고 공언하는 문구는 왠지 매력적이지 않은가 싶다.

 

다시금 말하지만 마크 헌트가 올해의 완벽한 기린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래플러를 제물로 삼아야 한다. 진정한 사모아의 괴인 헌트의 쾌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