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살구나무를 심은 뜻은

문경기200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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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살구나무를 심은 뜻은

나는 서울에 올라오면 삼성의료원 옆에 살고 있는 큰애 집에서 머물면서 근교산 대모산을 찾거나 아니면 삼성의료원 후문에서 정문으로 돌아오는 산책을 하곤한다. 병원후문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보도 좌우측에 심어져 있는 살구나무숲 터널을 거닐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초에는 살구열매반 잎반 마치 매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같앴다.옛날 고향집 뒤뜰에 있었던 살구나무가 생각나서 자주 찾게되었고 6월하순경에는 어떤 나무에는 열매가 익어가는것도 있었다.7월 중순이 되면은 모두 익어서 살구향을 맡으면서 장관을 이룰텐데 아쉬워 하면서 울산으로 내려왔다. 7월말일에 다시 올라와서 가보았을 때에는 열매는 볼수 없고 싱싱한 푸른 살구나무숲 터널이 만들어져 있었다. 입구에서 살구나무 숲을 무심코 걸어면서 왜 이좋은 살구나무를 병원에다 심었을가 하면서 한참 걷다가 보니까 끝나는 지점에 도달했다.병원별관 출입문 입구가 보였다. 빨리 발걸음을 제촉하여 집에 돌아와서 자료를 찾아보고 나니까 살구나무를 심은 뜻을 알것만 같았다. 행화촌이란 말이 있다. 중국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 803~852)은 ‘청명 날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길가는 행인 너무 힘들어/목동을 붙잡고 술집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더니/손들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라고 읊조렸다. 이후 행화촌(杏花村)은 술집을 보다 점잖게 부르는 말이 되었다고 하며. 또 오나라에는 명의로 이름 난 동봉(董奉)이란 이가 있었다. 그는 환자를 치료해 주고 돈을 받는 대신 앞뜰에다 살구나무를 심게 했다. 오래지 않아 동봉은 수십만 그루의 살구나무 숲 주인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 숲을 동선행림(董仙杏林) 혹은 그냥 행림이라고 불렀다한다. 그는 살구열매가 익으면 내다 팔아서 곡식과 교환하여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일에 썼다. 이후 사람들은 ‘행림’이라면 진정한 의술을 펴는 의원을 나타내는 말로 대신한 것이다. 이처럼 살구나무는 중국을 고향 땅으로 삼은 수입나무다. 따라서 숲 속에는 없고 인가 근처 사람들이 일부러 심어 자랄 뿐이다. 처음 들어온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삼국시대 이전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복숭아, 자두와 함께 우리의 대표적인 옛 과일로서 역사기록에 흔히 등장한다. 살구꽃이 피는 시기를 보아 이상 기후인지 정상인지를 판단하였고 철따라 종묘제사에 올리는 제물(祭物)로서 살구는 빠뜨릴 수 없는 과일이었다. 우리 땅에도 살구나무와 아주 닮은 나무가 있다. 중부이북에 주로 자라며 줄기에 두꺼운 코르크가 발달하는 개살구나무다. 열매는 좀 작고 떫은맛이 강하여 먹기가 거북살스런 탓에 들어온 살구나무가 주인이 되고 우리 살구나무는 앞에 ‘개’가 붙어 버렸다. 맛 좋고 굵기도 더 큰 중국산 살구에 밀린 셈이다. 결국 우리의 개살구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처럼 볼품만 있고 실속이 별로 일 때 쓰는 말에나 등장한다. 깊은 산에서나 만나는 토종 개살구에게도 조그만 관심이라도 가져 주었으면 싶다. 살구나무는 비록 중국나무지만 고향을 떠난 지가 하도 오래되어 벌써부터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다. 서민의 생활상을 그린 옛 민화를 보면, 오막살이 뒷녘에는 흔히 살구나무가 한 그루가 연분홍 꽃을 매달고 있다. 매화가 양반들의 멋을 나타내는 귀족 꽃나무라면 살구는 질박하게 살아온 서민들과 함께한 나무다. 일부러 살구나무를 심은 뜻은 꽃으로 아름다움을 감상할 여유로움이 있어서가 아니다. 배고픔이 한 창일 초여름에 먹음직스런 열매를 잔뜩 매달아 주는 고마운 나무이면서 먹고 난 씨앗은 바로 약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행인(杏仁)이라 불리는 살구씨는 사실 만병통치약이었다. 동쪽으로 뻗은 가지에서 살구 다섯 알을 따내 씨를 발라 동쪽에서 흐르는 물을 길어 담가두었다가, 이른 새벽에 이를 잘 씹어 먹으면 오장의 잡물을 씻어내고 육부의 풍을 모두 몰아내며 눈을 밝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본초강목에는 2백여 가지의 살구씨를 이용한 치료방법이 알려져 있을 정도다. 살구나무가 많은 마을에는 염병이 못 들어온다는 이야기까지 있는가 하면, 열매가 많이 달리는 해에는 병충해가 없어 풍년이 든다고도 한다. 최근 분석해본 살구열매 육질의 성분은 비타민 A가 풍부하고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2~3%나 된다. 이런 성분들은 특히 여름철 체력이 떨어질 때 크게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살구나무는 꽃과 과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몸체의 쓰임도 요긴하다. 골 깊은 산사에서 스님이 두들기는 목탁으로 울려 퍼지는 맑고 은은한 소리는 찌던 세상 번뇌를 모두 잊게 한다. 바로 살구나무에서 얻어지는 소리다. 몇 가지 나무가 알려져 있지만 목탁은 역시 살구나무 고목이라야 제대로 된 소리를 얻을 수 있다한다. 맑고 매끄러운 흰 속살에다 너무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재질을 가진 탓이리라. 살구나무는 굵기 한 뼘 남짓 자람이 고작이다. 꽃은 봄이 무르익어 갈 무렵 잎보다 먼저 연분홍색으로 피우면서 한해를 시작한다. 이어서 동그스름한 잎을 펼치고 초여름에 들면서 다른 과일보다 훨씬 먼저 붉음이 살짝 들어간 노랑 색 열매를 매단다. 일찍 자식농사 끝내버렸으니 이듬해까지 느긋하게 살아갈 수 있다. 살구나무와 매실나무는 식물학적으로 친형제나 다름없는 가까운 사이다. 아주 비슷하게 생긴데다 틔기까지 있으니 명확한 구분이 어려울 때가 많다. 대체로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잔 톱니가 있으며 잎이 나올 때는 흔히 잎자루가 붉고 육질이 씨와 쉽게 분리되는 것이 살구나무다. 반면에 톱니가 규칙적이고 익은 열매의 육질과 씨가 잘 분리되지 않는 것이 매실나무이다. 한자 이름 행(杏)은 원래 살구를 뜻하나 은행도 같은 자를 써서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던 곳을 행단(杏壇)이라하는데, 그가 죽고 난 한참 뒤에 세우면서 주위에 ‘행‘을 많이 심었으므로 행단이 되었다고 한다. 이 ‘행‘이 살구냐 은행이냐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행단을 만들 때 은행나무를 주로 심었으며, 나무의 특성으로 보아서는 은행나무가 더 격에 어울린다. 흔히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병원 앞에 살구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살구 보자'라는 뜻이라니 옛 사람들의 행림이나 오늘날의 살구는 무병장수의 진정한 바람을 다같이 살구나무와 병원과의 관계에서 찾았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병원중에서 삼성의료원의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은 96년 이후 의료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거의 모든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에 선정된 결과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이런 참뜻이 담겨져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합니다.또한 2004년도 한국표준협회 주관, 리더십, 전략계획, 환자/고객 관리 등 7개 부문 평가에서 4년 연속 종합병원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런 병원이 우리곁에 있다는게 자랑스럽고 시골 집안이나 마을 주변에나 흔히 볼수 있는 살구나무를 병원에서 아침 저녁으로 보면서 무더운 삼복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