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따돌림, 폭력 사건을 파헤치며

심재환200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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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따돌림, 폭력 사건을 파헤치며


피해학생 : 김OO


  김 제 고 등 학 교

교 사     심 재 환


1. 심경을 토로하며

  사회성이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한 인간의 삶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고 그것을 즐기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현실이 교사로서 양심을 갈기갈기 찢어놓습니다. 나를 비롯한 동료교사들이 덮어주고 묻어주기만 했지 과연 올바른 처방을 했는지 의구심이 가며, 깊이 내막을 들여 보면 볼수록 썩은 냄새가 코를 찌르고 숨을 멈추게 할 지경입니다. “내 자식이라면 어떠했을까?” 나는 교사이지만 내 자식이 그러한 일을 당했다면 동맥과 정맥에서 흐르는 피가 뒤바뀌면서, 분명 세상에서 가장 무식하고 원초적인 방법으로 대응했을 것입니다. 3월 초 3학년 담임을 맡고 피해자 김OO 군의 어머니로부터 친구들이 우리 OO이를 너무 많이 괴롭히니 우리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듣고 김OO 군을 내 자식처럼 지켜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교사의 양심과 책임감으로 이제 나는 김OO 학생의 3년 동안의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 진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2. 사건의 현장을 들여다보며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깔본다.”는 말로 자신에게 가해온 폭력과 따돌림에 위안을 삼으려는 김동진 학생을 보면서, 교사의 양심과 책임감으로, 문제의 근원을 찾아 송두리째 뽑아야겠다는 심정으로, 학생들과 개별 접촉 및 기명, 무기명 진술서를 통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1) 조사 내용

   2006년 4월 6일 특기적성시간 전에 유○○학생이 김OO 학생의 코를 휴지로 말아 괴롭혔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너무 사실적이다”는 이유로 조○○학생이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여 배경화면으로 삼는 있을 수 없는 행위


 2) 조사의 발단

   - 2006년 4월 7일 2교시 후(10시 21분) ○○○선생님으로부터 휴대폰에 김OO 학생을 괴롭히는 동영상이 있으니 담임이 참고하라는 말과 함께 휴대폰을 건네받고 내용 분석 후  7교시(15시 40분)에 학생자치부에 징계의뢰서와 증거자료로 휴대폰을 제출함.


 3) 조사개시

    2006년 4월 7일 4교시에 피해학생 김OO 학생을 불러 진학실에서 사건에 대한 진술서를 쓰게 하였고 진술서를 토대로 학생들과 개별접촉을 시도하여 김OO 학생이  원치 않은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난이라는 명목 하에 인권을 유린한 비인간적인 사건이라고 판단하여 조사를 개시함.


 4) 김OO 학생에 가한 3년 동안의 폭행 내용

    - 김OO 학생은 많은 동료 학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했으며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일을 겪었습니다.


 사례1 ▶ ○ ○ ○ 군

       ① 1학년 2학기 때 피해자가 가장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은 사건으로 일명 “강력본드사건”임. 의자에 강력본드를 뿌려 놓고 앉게 하는 행위를 자행하였으며 그 당시는 비양심적이고 있을 수 없는 행동을 하고도 자백을 하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남았는데 이번 조사과정에서 실체가 밝혀짐.

       ② 상습폭행 및 의사에 반하는 심부름을 자주 시킴

      ③ 먼저 때리고 김OO이 보고 자신을 때리라는 형식으로 괴롭힘

      ④ 가방을 숨기고 가방을 가지고 도망을 감

       ⑤ 게임을 핑계로 해서 폭행

       ⑥ 또라이, 싸이코, 자폐아라고 놀림

       ⑦ 위험한 물건으로 위협

       ⑧ 피해학생 폭행 장면을 휴대폰을 이용,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배경화면으로 삼았고 1교시 선생님의 꾸중에도 불구하고 2교시까지 지우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다 2교시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압수당함.

사례2 ▶  ○ ○ ○ 군

      ① 강제로 돈도 주지 않고 초코파이를 사오게 함.

      ② 의자 밑에서 라이터로 불을 붙여 옷을 타게 함

      ③ 수련회 때 머리를 가격하는 등 경멸하는 발언을 함

      ④ 미술시간에 헬스클럽에서 사용되는 고무줄처럼 생긴 기구로 가격해 새끼손가락에 피멍이 듦

      ④ 손으로 꼬집어서 피부를 빨갛게 부어오르게 함


사례3 ▶ ○ ○ ○ 군(자퇴생)

      ① 골목길에서 이유 없이 심하게 때려 뇌진탕을 일으킬 뻔해 경찰에 고소하려고 했지만 김 ○ ○선생님과 장 ○ ○ 군의 어머니가 집으로 찾아와 일단락 됨.


    


 사례4 ▶ ○ ○ ○ 군

       ① 상습 폭행 및 사람에게는 할 수 없는 발언을 서슴없이 함.

       ② 피해학생을 놀이감으로 여김.


     ▶ 기타 사건들

       ① 심심하다는 이유로 구타하기 ② 욕하여 겁주기


    ※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조모 군 등 많은 학생들의 폭력으로 인하여 김OO 학생은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매 시간 다른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피하기 위해 화장실을 늦게 가는 등 학교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3. 납득이 가지 않는 학교 측의 대응자세 및 태도

   1) 학생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동영상이 담긴 휴대폰’을 징계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가해학생(조석현)에게 돌려준 점(제출한 당일 돌려줌)

     - 징계위원회시 ○○○선생님께 증거자료로 제출한 휴대폰을 징계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에게 보여주자고 본인이 요구하자, “요즘 휴대폰은 생활필수품이라 학생에게 돌려주었다“고 합니다. 증거자료로 제출한 휴대폰을 본인의 양해도 없이 돌려준 행위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생생한 휴대폰 동영상 증거자료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에서는 가해학생에게 즉시 돌려주고 동영상을 삭제한 것은 이 사건을 고의적으로 축소, 은페하려는 저의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어떤 가치 판단을 내리는데 있어 ’말로 하는 것‘ 과 ’실제 동영상의 증거자료를‘을 보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를 아실 겁니다. 평상시 교사가 학생들의 휴대폰을 압수하여 학생자치부로 보내지면 상당한 기일이 지나야 찾아가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올 2월에 졸업한 학생 조 모군은 졸업하기 직전에야 비로소 찾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사실은 관계기관과 협조해서 파헤칠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양심을 속이는 행동이었고 법정에서 은폐를 위한 행위였다고 판결이 나면 결과에 책임을 지고 여기에 관련된 분들은 교직에서 물러나실 줄 믿습니다. 언제나 당당하고 진실된 모습이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김제고등학교에는 책임 회피용으로 학교의 명예를 들이대시는 그런 양심 없는 분은 계시지 않겠지요?)


  2) 학생부장 및 교장은사건의 내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징계위원회 소집일시를 정해 놓지도 않고 1학년 현장테마학습에 참가했으며 2006년 4월 10일 아침 직원조회가 끝나고, 교감에게 징계위원회의를 열어 가해 학생을 징계할 것을 본인이 요구하자 부랴부랴 당일 오후 16:00에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였음.


 4. 차라리 학교가 없었다면

     나는 이번 사건을 파헤치면서 어떤 틀에 얽매여 그것을 고수하려는 학교는 이미 그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긴 시간을 고통의 그늘에서 살아야하는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또한 집단 따돌림을 하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체, 그것을 즐기고 방관하며 누구 하나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제지하는 학생이 없었다는 우리 학교의 현실에 너무 화가 납니다. 순수하고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온갖 폭력을 감수해야하는 피해 학생 및 부모의 심정은 학교를 폭파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자식이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학생들로부터 피해를 당할까봐 말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며 나 또한 자폐 증세를 앓은 자식을 둔 아버지의 심정으로 가슴이 미어집니다. 진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언제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가르치며 ‘양심=학교’라는 두 글자에 집착하는지도 모릅니다. 정의를 가르치고 양심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행위가 성행하는 것을, 차마 두고만 볼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학교가 없었더라면...... 학생과 학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을...... ’ 학교라는 집단이 약한 자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한 점, 교사로서 부끄러움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끝으로 김OO이 같은 아이들이 맘껏 놀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밝은 학교가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학교 측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