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도 맛이다

김선경200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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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도 맛이다

내가 왜 에스프레소를 시켰지?.... 쓰다.... 상대는 나를 유심히 요목조목 관찰하면서 부드럽고 상냥한 말투로 내게 계속 무언가를 설명한다... 2층 창밖은 바람이 많이 부는지 위윙 우는 소리가 난다.. 참 쓰네 ... 알면서 에스프레소는 왜 시킨거지? 상대는 작은 몸짓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날카롭고 정확한 눈빛으로 날 주시하며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다. 신기한 사람이다. 사전 같이 정확하면서도 시계바늘처럼 날카롭지만 또 커피안의 휘감기는 크림처럼 그 모든걸 부드럽게 승화시켜 버린다. '겨울특강치면 여름도 해야하니까 ... 오래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해요... 아기 낳으면 그 이후에 구체적인 것들 같이 만들어요... 2달 정도 산후조리 하면 되니까... 아기 얼굴이 아른거려 떼어 놓기가 어렵지만...' 홀짝 거린 에스프레소는 이제 바닥이 보인다. 쓴맛이 감도는 입에 계속 쓴 여운이 지워지기 전에 에스프레소를 넣어준다. 쓰다. 쓴 것도 중독인가... 아마도 써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시킬테고 다 마시고는 쓴 기억이 지워지기전에 또 에스프레소를 찾을 것이다. 이로써 나의 화려한 휴일들도 쓴 '에스프레소'로 다시 채워진다. 내 가 '에스프레소'를 시킨거다. '에스프레소' 가 날 중독 시킨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