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새벽이 다 되어서야 집 밖 차 소리가 조금씩 잦아드는 것을 느낄때, 시각을 확인하고 그제서야 놀라 잠을 청하는 일이 있다. 잠이 오지 않지만 억지로 감은 눈.. 이제 '내일'이 아닌 '오늘'을 걱정하며.. 눈을 감고는 있지만 절대 잠이 들지 않는.. 눈을 감지만 눈 앞이 하얀 느낌.. 언뜻언뜻 보이는 새까만 점.. 잊었던 기억들..
자리에 눕기전에 했던 생각.. 한 시간 전의.. 한달 전.. 일년 전.. 십년 전.. 기억따윈 없을것만 같은 이십년전.. 조금씩 담아두었던 이런저런 생각들이 잠들지 않는 이런밤에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조막만한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처럼 조금씩.. 나만을 위한 '내 기억의 필름'이 돌아간다.. 아무도 볼 수 없는.. 나만이 볼 수 있는.. 누구에게도 보여지지 않은..
내 기억의 필름은 언제나 생생하다.. 필름에는 시간의 흐름따윈 없다. 그냥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것처럼 생생한 기억들.. 그런 기억들이 가끔 힘이 들때가 있다.. 늦은밤.. 사방이 고요한 이런시간에 하는 생각들은 나를 더 힘들게한다.. 이 시각은.. 아무에게도 전화할 수 없는.. 혼자 견뎌야만 하는 시간.. 이 시간을 사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글쎄.. 내가 '고독을 즐길 줄 아는 나이'가 될때쯤..? 아니면 내가 내 모든 기억을 사랑할 만한 여유가 생길때쯤..?
늦은 밤.. 나처럼 누군가가 잠에 들지 못하고 깨어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그 사람도.. 나처럼 힘들어하고 있을까.. 다른사람의 그런 아픔이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 그것은 내 필름이 '기억'이 아니라 '추억'이라는 증거.. 그 누구에 의해서도 증명될 수 없는 나만의 명제..
속삭임 열. 늦음밤 잠이 오지 않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