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겨서 펐다.... ㅋㅋㅋ
청담동에는 왜 애인조차 없는 독신녀가 많은가?
문제는 상대할 만한 남자가 없다는 것이다. 청담동에는 왜 애인조차 없는 독신녀가 많은가? 이 사태를 어찌하나?
ⓒBAZAAR 피처 에디터/김경숙(바자)
뉴욕과 마찬가지로 청담동이라는 동네는 특별한 종(種)의 독신녀들을 양산해냈다.
지적이고 매력적이고 성공한, 그러나 절대 결혼하지 않거나 못하는 여자들 말이다.
그야말로 돈과 미모, 성공이라는 삼박자를 두루 갖춘 화려한 독신들이다. 그런데 가만히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한결같이 똑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 ‘나는 왜 연애가 안 되나?’
“사랑은 그냥 우연한 사고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예전에는 확실히 그랬던 것 같다. 젊었을 땐(그러니까 20대 초중반엔) 이상하게도 사랑에 잘도 빠졌다. 여행지에서, 회사나 자동차 운전 학원에서, 치과 대기실이나 스포츠 클럽 등 이곳저곳에서 애써 기웃거리지 않아도 사랑을 정말로 거저 주울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사정이 달라졌다. 실제로 싱글 여성들 가운데 애인이 있는 경우는 단지 20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어떤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사실 뭐 설문 조사 결과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다. 내 주위에도 애인이 없는 삼십대 독신녀들이 수두룩하니까.
텔레비전 속의 차태현이 자기에게 추파를 던진다는 서른일곱 살의 선배가 있는가 하면, 지금 너무 외로우니까 너희 개를 퀵 서비스로 보내주면 안 되겠냐는 서른여섯 살의 전 직장 선배가 있고, 열 번도 더 들은 첫 남자 얘기를 매달 13일경만 되면 여전히 읊어대는 서른세 살의 친구도 있다. 아참, ‘여자가 마흔이 넘으면 결혼할 가능성보다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영화 속 대사()를 듣고 두고두고 분개하는 마흔 살 직장 상사도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어딘가 모자란 여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미스 코리아 뺨치는 미모까지는 아니어도 그런 대로 예쁜 얼굴에 앞서가는 옷차림, 게다가 나름대로 일에 성공한 커리어우먼들이고 성격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도 열렬히 연애하고 있는 여자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뭔가 남다른 강한 의지가 있어서 일부러 독신으로 지내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일단 문제는 만날 남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 나이가 되도록 독신녀로서 궁색하지 않게 살고 있는 여자들은 적어도 다음의 두 가지를 갖추고 있다. 혼자 집세를 낼 수 있을 만큼의 재력과 당장 돈으로 환원할 수 있을 만큼의 직업, 혹은 재능. 의당 그런 여자를 상대하려면 남자도 적어도 그만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 동네가 어디인가? 스타일을 밥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네다. 그런데 요즘 메트로 섹슈얼이라는 새로운 인종이 생겨난 것처럼 떠벌리고 있지만 이 동네에서 스타일이 좋은 싱글 중 적어도 1/3은 게이다. 또한 한 분야에서 3년 이상 일한 여자들은 하나같이 같은 분야의 남자들과는 사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적어도 집에서조차 갈치 비닐 벗기는 일 따위는 하고 싶지 않은 생선 장수의 마음과 똑같은 거다. 함께 일하는 파트너와 연인이 되면 잠시잠깐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두 사람 사이에 잔소리의 종류만 늘어날 수 있을 뿐이다.
굳이 부자이거나 유명인이거나 핸섬 가이를 찾는 게 아니더라도 그러한 기본 조건만이라도 갖추고 있는 남자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제각각 다른 개인의 기호까지 고려하면 마음에 맞는 남자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이란 복권 당첨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청담동에서의 일(job)이란 게 대개는 24시간 풀타임 비즈니스나 다름없기 때문에 새로운 만남이라는 것도 거의 없다. 끼리끼리 어울려 일도 하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는 일이 늘상 있다 보니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롭지도 않다. 하지만 어딘지 공허하다.
간혹, 가뭄에 콩 나듯 다행히도 어느 모임에서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주저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나보다 싱싱해 보이는 여자에게 기회를 뺏기고 마는 일이 허다하다. 물론 성격이 좋다는 여자들 중에는 무관심을 가장하거나 배짱 두둑한 노처녀처럼 ‘좋아, 마시자’ 하고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모처럼 만난 마음에 드는 상대 앞에서 우물쭈물 망설이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여자가 먼저’ 하는 소극적인 생각과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결코 하룻밤의 상대로 끝낼 작정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호텔로 직행해버리는 경솔함 때문에 결국 일회적인 관계로 끝나버리는 경우다.
게다가 여자 나이 서른이 넘으면 남자의 마음에 들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는 일에 지치기도 한다. ‘뭐 그냥 이대로도 좋아. 이게 솔직한 내 모습인걸. 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자라면 어쩔 수 없지 뭐.’ 하는 배짱.
혹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게 된다면 더욱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 하는 자기 변호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사이에 주변에 남자라곤 한 명도 남아 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기 좋다는 남자들은 다 차고 가망 없는 남자들만 좋아하다가 기회를 놓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여성 학자는 그 병을 ‘강한 여자들의 낭만적 딜레마’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자신에게 냉담한 남자(동성연애자이거나 다른 여자의 연인일지도 모른다), 일이나 도박 같은 것에 빠져 있는 남자, 대중의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남자, 일상적인 생활에는 전혀 무관심한 남자, 다른 여자를 사랑할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은 남자, 영원한 독신자 같은. 이런 남자들과의 일시적인 연애가 20대에는 잠시 재밌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30세가 지나서 결혼할 남자를 찾고 있다면 이런 남자들에게 할당할 시간은 남아 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남자에 대한 과잉 기대도 문제다. 은근히 다방면에 뛰어난 남성들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문화비평가, 때로는 운전 기사, 때로는 정비 수리공, 때로는 멋진 섹스 파트너나 치료사로서의 애인. 특히 똑똑하다는 여자들 중에 모든 면에서 연인이 나보다 뛰어나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성공한 커리어우먼들이 곰곰이 생각해볼 또 한 가지의 문제가 있다.
특히 남자들이 자신을 어려운 상대로 생각한다면 십중팔구 남자들의 기를 죽이는 강한 여자일 가능성이 크다. 지배받을지도 모른다는 잠재적인 두려움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소용돌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신의 관점에서 사물을 생각하는 습관에 완전히 물들어버려 문자 그대로 자기 중심적인 인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친구로서도 애인으로서도 매력이 없다. 그런 여자들이 제일 먼저 할 일은 남성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이 되는 것이다.
자신 역시 남성의 힘이 필요하고 약점도 있으며 기뻐하며 남자를 따르는 여자라는 것을, 어느 정도는 노력을 통해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그 나이에도 선택하기보다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무도회에서 우연히 만난 왕자님이 프러포즈를 해주길 기다리는 신데렐라와 그다지 다른 유형이 아니다.
싱글 여성들이 찾고 있는 것은 오직 결혼상대만이 아니다. 사실 이제 결혼을 동경할 나이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나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하룻밤의 상대를 원하고 있는 건 더더욱 아니다. 그러한 남성으로부터 유혹을 받으려고 젊고 싱싱하며 순수한 여성들과 경쟁을 하고 싶지도 않다.
연애 상대. 아니 연애 상대라기보다 서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지속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남자를 어디서 구해야 하나? 연애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일일이 참견한다는 것이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딱 두 가지만 얘기하고 싶다.
이제 더 이상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기엔 너무 요원한 나이라는 것이다. 혹시 그랬다 하더라도 나이 먹은 두 성인이 장래가 있는 관계로 발전하기는 어렵다.
그것에 비하여 목적이 확실한 만남은 그 시작부터가 다르다. 차라리 어떤 형식으로든 소개를 받아라. 전화번호 책과 주소록을 펼쳐놓고 모든 레이다망을 다 열어놓은 상태에서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줄 만한 사람부터 리스트업하는 것이다.
좀 웃기는 얘기지만 나는 한때 연재하고 있는 주간지에 공개구혼장 같은 칼럼을 써볼까 하는 생각까지 해봤다. 무엇보다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혹시 너무 오랫동안 일에만 빠져 있었던 사람이라면 남성과의 교제 방법에 대해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 혹시 독단과 독선,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한 자기 중심적인 인간으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혹은 성적 매력이라곤 이젠 눈곱만큼도 남아 있지 않은 건 아닌지. 그런 것을 알아보기 위해 데이트 지도 코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저명한 연애 카운슬러의 제안대로라면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코치는 녹음기나 비디오일지도 모른다. 남자와의 데이트 장면을 녹음(또는 녹화)해서 집에서 혼자 보며 연구하는 거다. 아마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발견하고는 얼굴이 시뻘겋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무리를 하면서까지 연애를 할 필요는 없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별 볼일 없는 애송이뿐이거나 휘청대는 남자들뿐이라면 그냥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인 것이다.
게다가 인간은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비로소 온전해진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실은 굉장한 자기 수련이 필요하다.
혹시 전적으로 동감하는 얘기라면, 다음호에는 ‘How to be alone’에 대해서 다루려고 하는데, 독자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청담동에는 왜 애인조차 없는 독신녀가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