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IMF에 시달리던 무렵 정부에서는 참으로 출판업계에 큰 혁명이 될 사안을 결정한다. 아니 이 사안은 출판 업계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화에 큰 변화를 줄 사안이었습니다. 다름아닌 대여점 사업. IMF로 많아진 실직자들을 구제한다는 명목하에 합법적인 사업으로 대만에 이어 두번째로 대여점사업이 등장하게 되었고. 오늘날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던 동네 책방아저씨들은 어느덧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값또한 무지하게 뛰어버렸죠. 대여점이 왜 우리문화에 치명적인 요소이고 또 우리 독자들에게 마약과 같은 사업인지 그 이유를 이야기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실력있는 작가와 만화가를 죽인다. 작가가 책을 쓰는데는 아무런 돈이 들어가지 않고 오직 머리와 필력만이 필요해 보이지만 많은 작가분들이 사실 하나의 작품을 쓰기 위해선 많은 곳을 탐방하고 자료도 찾아야 하고, 여러가지 물건들을 사용해 보아야 하는법입니다. 또 만화뿐만이 아니라 작가도 제자를 둘수도 있고 생활도 해야 하고 참으로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이죠. 만화의 경우는 돈이 더 들어갑니 다. 화실운영 어시던트 월급 작업비 종이값 잉크값 등등 좋은 작품 일 수록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또 노력도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여점이 생기면서 출판부수의 고정이라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대여점 갯수만큼 팔리고 더는 안팔리는 일이 생긴 거죠. 1000원이면 빌려보는데 4500원 주고 사서 볼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서 실력있는 진지한 작가들이 죽는거죠. 이런 작가들은 일년에 책 한권도 못냅니다. 그런데 고등학생 판타지 작가들은 일년에 10권도 내죠. 단순히 생각해 보면 이런 작가분들이 일년에 대여점수 많큼의 책을 팔아 인쇄를 받는다면 고등학생작가는 대여점수 X10 의 책을 팔아 인쇄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일의 의욕도 줄고 회의도 느낄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실력과는 상관없이 빨리 많이 써내는 사람이 대우받는 풍토를 낳아 버렸죠. 2. 책값의 상승 대여점 만큼의 판매는 판매부수의 축소를 의미했습니다. 박리다매라고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게 안돼면 적게팔아도 가격을 올려서 이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책값이 상승하게 되는 거죠. 10년 사이에 뛴 책값은 그동안의 물가 상승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 그 책의 페이지 수나 종이의 질을 생각해 볼때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죠. 그러나 대여점을 원인으로 보면 당연한 결과에 불과한 겁니다. 만약 대여점이 없어지고 책을 다시 사서 보는 문화로 돌아간다면 책값또한 내려갈 겁니다. (출판업계의 단합과 같은 부정행위가 이루어 지지 않게 하는 정부의 감시가 필요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문제집이나 교과서의 가격상승또한 일반 책에서 얻지 못하는 이익을 충당하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하면 정답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3. 동네 책방의 부재 이제 더 이상 동네에서 싸게 책을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책을 사는 사람들이 적어지니 당연히 없어질 수 밖에요. 예전에는 필요한 책들을 동네 책방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간단히 구할 수 있었고. 또 단골이라고 가격도 많이 깎아주셨던 왠지 해박한 아저씨들... 그립 지 않습니까? 책방이 멀게 느껴지는 나라에 무슨 지식이 싹트겠습니까? 4. 판타지 문학의 융성 판타지 문학이 딱히 나쁘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건 아닙니다. 그런데 일반 문학이 축소되어가는 것은 이 대여점 시스템의 영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군요. 대여점은 말 그대로 책을 빌려 보는 곳입니다. 또 그 시작의 기반이 만화책의 대여였기 때문에 더욱더 여러번 볼 책보단 간단히 시간을 때울 책들이 주류가 되었죠. 대여점 초창기에는 대여점과 일반 도서관을 딱히 구분지을 만큼 장르의 편중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여점에 가면 일반책은 책장 하나도 없죠. 오로지 만화, 무협, 판타지 뿐입니다. 출판 된 책을 구입하는 유일한 고객에 가까워진 대여점이 오로지 판타지만 찾는다면 출판계 또한 판타지만을 출판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또 이미 대여점 시스템으로 인해 책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대여점에서 판타지 물같은 책만 취급한다고 해도 책방에서 비싼 가격을 부담하고 일반적인 문학책을 사려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 날 수는 없는 겁니다. 오히려 일반 문학을 잘 보던 사람도 판타지 문학만을 빌려 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리고 좋은 문학작품을 보려고 해도 그 작품을 써낼 작가분들이 사라져가고 계시죠. 그렇게 우리 주변에 두고두고 읽으며 사색에 잠기던 책의 숫자는 사라져 가는 거죠. 5. 외국 출판계의 진출 용이 이렇게 우리나라 출판계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대여점 시스템이 외국출판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출판계가 약해지면서 반대로 직배등의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될 확률이 상승함을 물론이죠. 외국 출판 책도 우리나라 대여점 숫자만큼만 팔리게 되면 손해가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러나 사실 외국 출판물은 이미 자국에서 이익을 얻은 후 우리나라에 진출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출판만 가능하다면 대여점의 갯수만큼은 보장되는 상황이 오히려 달가울 뿐이죠. 그리고 우리나라 출판계가 대만처럼 망한다면 직배로 돌아서서 그때가서 저작권 문제를 따져도 늦지 않게 되는 거죠. 이미 무인지경이 되어버린 우리나라 시장에선 그들이 왕이될 테니까요. 6. 일본 만화의 진출 약해진 우리 만화를 틈타 일본 만화가 대거 침입하고 또 우리나라 방송의 안방까지 떡하니 차고 들어오게 된 것도 대여점이 단단히 일조한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많은 실력있는 만화가 분들이 대여점 시스템에 절필을 선언하셨고, 혹은 빨리 찍어내고 선정적이고 흥미위주의 만화가의 길로 들어서셨죠. 우리 만화가의 실력은 일본에 비해 그다지 뒤떨어지지 않고 우리 정서에는 우리 만화가 맞건만. 그 대접의 차이로 인해 실력까지 벌어지게 된거죠. 이제 우리 아이들은 일본만화를 보며 일본의 생각과 일본 문화에 젖어들어갈 겁니다. 그깟 만화~!! 그 만화의 문화적 잠재력은 영화에 못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령이 낮아질 수록 영화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죠. 간단한 예로 케로로중사를 들어 봅시다. 그 주인공의 디자인중 머리의 모자는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모자 입니다. 만화가 만화만으로 끝납니까? 완구, 팬시 등등 우리아이가 이차대전당시의 일본군 모자를쓰고 노는게 단지 상상일까요? 이미 전 그런 디자인의 모자와 가면을 봤습니다. 동대문에서 팔더군요. 이런 디자인들이 친밀하게 다가왔을때 그아이들이 보는 2차대전당시의 일본군은 어떨까요? 소름끼치지 않습니까? 외국의 경우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일본 만화의 영향으로 기생, 사무라이, 닌자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할복등을 명예로운 행동으로 생각 하기도 합니다. 또 이차대전 당시 일본의 패전을 불쌍한 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원폭에 대한 일본의 만화 때문에) 또한 일본에 무조건적으로 가진 호감은 한일사이의 문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일 여지를 빼앗아 가기도 하죠. - 이 외에도 우리 문화전반에 걸쳐 많은 피혜를 주는 대여점 산업... 이제 간단히 없앨 단계를 지났고 또 독자들의 인식도 간단히 예전처럼 책을 사서 보는 모습으로 돌아가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1000원을 주고 책을 빌려 보지만 책값이 계속 오르고 출판계 가 망하면 2000원 3000원을 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대여점이 없었다면 4000원에 사서 봤을 책들을요. 그리고 우리가 볼 수 있었던 수많은 명작들이 단순히 무협이나, 판타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현실... 암담하지 않습니까?------------------------------------------------------------ 마지막으로 제 부끄러운 고백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는 책을 무척 좋아해서 고등학교때까지 집에 제 책장이 세개가 있었습니다.책장은 6단짜리 큰 것이었습니다. 대여점이 생긴 이후 10년 동안제가 몇 권의 책을 사 보았나 따져보니 10권도 안되더군요......지금 저희 집에는 제 책장이 없습니다. ----------------------------------------------------------------------댓글로 인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지금 당장 책을 사서 보시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말도 안돼는 소리지요? 왜냐고요? 이미 대여점으로 인해 책값은 올랐고, 작품성은 떨어졌기 때문이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또다시 국민들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입니다. 왜 엉뚱한 국민들만이 부당한 가격으로 책을 사서 봐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들의 말씀대로 현재의 책값은 편안하게 사서볼 수 있는 수준은 약간 벗어났습니다. 또 대여점을 무작정 없애는 것 또한 합법적인(정부로 인한)틀 안에서 책방을 운영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역시 부당한 처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책을 사서 본다는 분들의 행동에 대한 말은 아닙니다. 그분들의 그런 신념에 따른 행동은 모범이 될 만한 것이지요.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라도 한국 문화(만화)를 위해서 살 책은 산다는 건 저는 플러스가 되는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데 왜 이런글을 올렸나? 하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그건 대여점이 정부의 실수로 인한 합법적인 사업이고, 합법적인 면이라는 측면과 적은돈으로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는 시스템에 길들어져 대여점의 해악성에 둔감해진 것이 안타까워서 입니다. 또다시 즐길 권리를 위해서 다른 이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에 둔감해 진 것이 안타까워서입니다. 일단 지금의 할 일은 대여점이 잘 못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입니다. 단지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씀하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는 것은 분명히 힘입니다. 일단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대여점에 적은 돈을 주고 책을 빌려보는게 독자들에게 이익일 것 같습니까? 여러분이 원하는 책을 대여점에서 모두 구비해 놓던가요? 가끔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정말 작품성좋고, 보고 싶은 책인데 왜 대여점에는 들여놓지 않는 가에 대해 생각해 본적 없습니까? 대여점에서 들여놓지 않는 보고 싶은 책을 어떻게 하십니까? 그냥 사서 보십니까? 아니면 다른 대여점을 찾아다니십니까? 이런 책을 살때 여러분이 지불한 그 책값속에 이미 여러분을 향한 부당한 가격이 들어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매니아시라고요? 그럼 그 책을 사는데 작가와 출판사말고 대여점때문에 붙은 과금을 지불하는 일이 정당하다고 보십니까? 아니 책을 만들고 출판하는데 아무런 역활을 하지 않는 대여점에게, 단지 책 한권의 값을 지불한 대여점에게 우리독자들의 돈을 지불하는게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많은사람들이 원할때에만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독서취향이 대여점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과연 여러분이 빌려 보는 책은 보고싶어서 보는 것인가? 단지 빌려 보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보지 안아도 되는 책을 보고 있는 경우가 아닌가. 만약 여러분이 모든 책을 사서 봐야 한다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면, 그 때 보는 책과 지금의 상황에서 보는 책은 분명 다를 겁니다. 그럼 그게 과연 득이 되는 일일까요? 손해가 되는 일일까요? 출판사의 말이랍니다. '우리는 분명히 책값을 예전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가를 낮추기 위해선 출판 부수가 많아져야 합니다. 신문의 가격이 왜 그렇게 싼지 생각해 보세요. 2만부를 찍는 지금과 15만부 16만부를 찍는 예전의 책값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겁니다. 만화 잡지의 경우 책의 가격을 500원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만화잡지는 단지 단행본의 홍보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행본이 많이 팔리기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대여점이 망하고 출판부수가 늘어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번 올랐던 가격을 내리는 건 변수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릴 수 있고 내리는 것이 당연한 일일때 항의하고 가격을 내리는 것과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을 투정하는 건 다를 일일 겁니다. 끝으로 '사서 볼 만한 책은 아니지만 빌려 볼 만한 책'들 때문에 '사서 볼만한 책'들이 없어지는게 좋은 걸까요? 대여점이 없다면 안정적인 2만부의 판매라는 뒷배경이 없어진다면 이런 책들을 출판사가 출판하려고 하겠습니까? 아니면 독자들이 사서 볼만한 책을 출판하려 하겠습니까? 나중에라도 독자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대여점의 시스템을 유지하게 만드는 일만은 없었으면 합니다 '대여점'이라고 적었더니 마치 '대여점 주인'들을 욕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게 되었습니다. 위에 '대여점'은 '책대여점 시스템' 혹은 '책대여점 정책'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86
우리문화를 죽이는 책대여점 시스템
한참 IMF에 시달리던 무렵 정부에서는 참으로 출판업계에 큰 혁명이 될
사안을 결정한다. 아니 이 사안은 출판 업계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화에
큰 변화를 줄 사안이었습니다. 다름아닌 대여점 사업.
IMF로 많아진 실직자들을 구제한다는 명목하에 합법적인 사업으로 대만에 이어
두번째로 대여점사업이 등장하게 되었고.
오늘날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던 동네 책방아저씨들은 어느덧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값또한 무지하게 뛰어버렸죠.
대여점이 왜 우리문화에 치명적인 요소이고 또 우리 독자들에게 마약과 같은 사업인지
그 이유를 이야기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실력있는 작가와 만화가를 죽인다.
작가가 책을 쓰는데는 아무런 돈이 들어가지 않고 오직 머리와 필력만이 필요해 보이지만
많은 작가분들이 사실 하나의 작품을 쓰기 위해선 많은 곳을 탐방하고 자료도 찾아야 하고,
여러가지 물건들을 사용해 보아야 하는법입니다. 또 만화뿐만이 아니라 작가도 제자를 둘수도
있고 생활도 해야 하고 참으로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이죠. 만화의 경우는 돈이 더 들어갑니
다. 화실운영 어시던트 월급 작업비 종이값 잉크값 등등 좋은 작품 일 수록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또 노력도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여점이 생기면서
출판부수의 고정이라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대여점 갯수만큼 팔리고 더는 안팔리는 일이 생긴
거죠. 1000원이면 빌려보는데 4500원 주고 사서 볼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서 실력있는
진지한 작가들이 죽는거죠. 이런 작가들은 일년에 책 한권도 못냅니다. 그런데 고등학생
판타지 작가들은 일년에 10권도 내죠. 단순히 생각해 보면 이런 작가분들이 일년에 대여점수
많큼의 책을 팔아 인쇄를 받는다면 고등학생작가는 대여점수 X10 의 책을 팔아 인쇄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일의 의욕도 줄고 회의도 느낄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실력과는
상관없이 빨리 많이 써내는 사람이 대우받는 풍토를 낳아 버렸죠.
2. 책값의 상승
대여점 만큼의 판매는 판매부수의 축소를 의미했습니다. 박리다매라고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게 안돼면 적게팔아도 가격을 올려서 이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책값이 상승하게 되는 거죠. 10년 사이에 뛴 책값은 그동안의 물가 상승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 그 책의 페이지 수나 종이의 질을 생각해 볼때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죠. 그러나 대여점을 원인으로 보면 당연한 결과에 불과한 겁니다.
만약 대여점이 없어지고 책을 다시 사서 보는 문화로 돌아간다면 책값또한 내려갈 겁니다.
(출판업계의 단합과 같은 부정행위가 이루어 지지 않게 하는 정부의 감시가 필요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문제집이나 교과서의 가격상승또한 일반 책에서 얻지 못하는 이익을 충당하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하면 정답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3. 동네 책방의 부재
이제 더 이상 동네에서 싸게 책을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책을 사는 사람들이
적어지니 당연히 없어질 수 밖에요. 예전에는 필요한 책들을 동네 책방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간단히 구할 수 있었고. 또 단골이라고 가격도 많이 깎아주셨던 왠지 해박한 아저씨들... 그립
지 않습니까? 책방이 멀게 느껴지는 나라에 무슨 지식이 싹트겠습니까?
4. 판타지 문학의 융성
판타지 문학이 딱히 나쁘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건 아닙니다. 그런데 일반 문학이 축소되어가는
것은 이 대여점 시스템의 영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군요. 대여점은 말 그대로 책을 빌려
보는 곳입니다. 또 그 시작의 기반이 만화책의 대여였기 때문에 더욱더 여러번 볼 책보단
간단히 시간을 때울 책들이 주류가 되었죠. 대여점 초창기에는 대여점과 일반 도서관을 딱히
구분지을 만큼 장르의 편중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여점에 가면 일반책은 책장 하나도
없죠. 오로지 만화, 무협, 판타지 뿐입니다. 출판 된 책을 구입하는 유일한 고객에 가까워진
대여점이 오로지 판타지만 찾는다면 출판계 또한 판타지만을 출판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또 이미 대여점 시스템으로 인해 책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대여점에서 판타지 물같은
책만 취급한다고 해도 책방에서 비싼 가격을 부담하고 일반적인 문학책을 사려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 날 수는 없는 겁니다. 오히려 일반 문학을 잘 보던 사람도 판타지 문학만을 빌려 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리고 좋은 문학작품을 보려고 해도 그 작품을 써낼 작가분들이 사라져가고
계시죠. 그렇게 우리 주변에 두고두고 읽으며 사색에 잠기던 책의 숫자는 사라져 가는 거죠.
5. 외국 출판계의 진출 용이
이렇게 우리나라 출판계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대여점 시스템이 외국출판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출판계가 약해지면서 반대로 직배등의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될 확률이
상승함을 물론이죠. 외국 출판 책도 우리나라 대여점 숫자만큼만 팔리게 되면 손해가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러나 사실 외국 출판물은 이미 자국에서 이익을 얻은 후
우리나라에 진출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출판만 가능하다면 대여점의 갯수만큼은 보장되는
상황이 오히려 달가울 뿐이죠.
그리고 우리나라 출판계가 대만처럼 망한다면 직배로 돌아서서 그때가서
저작권 문제를 따져도 늦지 않게 되는 거죠. 이미 무인지경이 되어버린 우리나라 시장에선
그들이 왕이될 테니까요.
6. 일본 만화의 진출
약해진 우리 만화를 틈타 일본 만화가 대거 침입하고 또 우리나라 방송의 안방까지 떡하니
차고 들어오게 된 것도 대여점이 단단히 일조한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많은 실력있는 만화가
분들이 대여점 시스템에 절필을 선언하셨고, 혹은 빨리 찍어내고 선정적이고 흥미위주의
만화가의 길로 들어서셨죠. 우리 만화가의 실력은 일본에 비해 그다지 뒤떨어지지 않고
우리 정서에는 우리 만화가 맞건만. 그 대접의 차이로 인해 실력까지 벌어지게 된거죠.
이제 우리 아이들은 일본만화를 보며 일본의 생각과 일본 문화에 젖어들어갈 겁니다.
그깟 만화~!! 그 만화의 문화적 잠재력은 영화에 못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령이 낮아질 수록
영화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죠. 간단한 예로 케로로중사를 들어 봅시다.
그 주인공의 디자인중 머리의 모자는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모자 입니다.
만화가 만화만으로 끝납니까? 완구, 팬시 등등 우리아이가 이차대전당시의 일본군 모자를쓰고
노는게 단지 상상일까요? 이미 전 그런 디자인의 모자와 가면을 봤습니다. 동대문에서 팔더군요.
이런 디자인들이 친밀하게 다가왔을때 그아이들이 보는 2차대전당시의 일본군은 어떨까요?
소름끼치지 않습니까?
외국의 경우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일본 만화의 영향으로
기생, 사무라이, 닌자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할복등을 명예로운 행동으로 생각
하기도 합니다. 또 이차대전 당시 일본의 패전을 불쌍한 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원폭에
대한 일본의 만화 때문에)
또한 일본에 무조건적으로 가진 호감은 한일사이의 문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일 여지를 빼앗아 가기도 하죠.
- 이 외에도 우리 문화전반에 걸쳐 많은 피혜를 주는 대여점 산업... 이제 간단히 없앨 단계를
지났고 또 독자들의 인식도 간단히 예전처럼 책을 사서 보는 모습으로 돌아가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1000원을 주고 책을 빌려 보지만 책값이 계속 오르고 출판계
가 망하면 2000원 3000원을 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대여점이 없었다면 4000원에 사서 봤을
책들을요. 그리고 우리가 볼 수 있었던 수많은 명작들이 단순히 무협이나, 판타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현실... 암담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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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 부끄러운 고백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는 책을 무척 좋아해서 고등학교때까지 집에 제 책장이 세개가 있었습니다.
책장은 6단짜리 큰 것이었습니다. 대여점이 생긴 이후 10년 동안
제가 몇 권의 책을 사 보았나 따져보니 10권도 안되더군요......
지금 저희 집에는 제 책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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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인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지금 당장 책을 사서 보시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말도 안돼는 소리지요? 왜냐고요?
이미 대여점으로 인해 책값은 올랐고, 작품성은 떨어졌기 때문이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또다시 국민들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입니다.
왜 엉뚱한 국민들만이 부당한 가격으로 책을 사서 봐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들의 말씀대로 현재의 책값은 편안하게 사서볼 수 있는 수준은 약간 벗어났습니다.
또 대여점을 무작정 없애는 것 또한 합법적인(정부로 인한)틀 안에서 책방을 운영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역시 부당한 처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책을 사서 본다는 분들의 행동에 대한 말은 아닙니다. 그분들의
그런 신념에 따른 행동은 모범이 될 만한 것이지요.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라도
한국 문화(만화)를 위해서 살 책은 산다는 건 저는 플러스가 되는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데 왜 이런글을 올렸나? 하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그건 대여점이 정부의 실수로 인한 합법적인 사업이고, 합법적인 면이라는 측면과
적은돈으로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는 시스템에 길들어져 대여점의 해악성에 둔감해진
것이 안타까워서 입니다. 또다시 즐길 권리를 위해서 다른 이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에
둔감해 진 것이 안타까워서입니다.
일단 지금의 할 일은 대여점이 잘 못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입니다. 단지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씀하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는 것은 분명히 힘입니다.
일단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대여점에 적은 돈을 주고 책을 빌려보는게 독자들에게 이익일 것 같습니까?
여러분이 원하는 책을 대여점에서 모두 구비해 놓던가요?
가끔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정말 작품성좋고, 보고 싶은 책인데 왜 대여점에는 들여놓지
않는 가에 대해 생각해 본적 없습니까? 대여점에서 들여놓지 않는 보고 싶은 책을 어떻게
하십니까? 그냥 사서 보십니까? 아니면 다른 대여점을 찾아다니십니까?
이런 책을 살때 여러분이 지불한 그 책값속에 이미 여러분을 향한 부당한 가격이 들어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매니아시라고요? 그럼 그 책을 사는데 작가와 출판사말고
대여점때문에 붙은 과금을 지불하는 일이 정당하다고 보십니까?
아니 책을 만들고 출판하는데 아무런 역활을 하지 않는 대여점에게, 단지 책 한권의 값을
지불한 대여점에게 우리독자들의 돈을 지불하는게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많은사람들이 원할때에만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독서취향이 대여점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과연 여러분이 빌려 보는 책은 보고싶어서 보는 것인가? 단지 빌려 보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보지 안아도 되는 책을 보고 있는 경우가 아닌가. 만약 여러분이 모든 책을 사서 봐야 한다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면,
그 때 보는 책과 지금의 상황에서 보는 책은 분명 다를 겁니다.
그럼 그게 과연 득이 되는 일일까요? 손해가 되는 일일까요?
출판사의 말이랍니다. '우리는 분명히 책값을 예전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가를
낮추기 위해선 출판 부수가 많아져야 합니다. 신문의 가격이 왜 그렇게 싼지 생각해 보세요.
2만부를 찍는 지금과 15만부 16만부를 찍는 예전의 책값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겁니다. 만화 잡지의
경우 책의 가격을 500원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만화잡지는 단지 단행본의 홍보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행본이 많이 팔리기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대여점이 망하고 출판부수가 늘어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번 올랐던 가격을
내리는 건 변수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릴 수 있고 내리는 것이 당연한 일일때 항의하고
가격을 내리는 것과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을 투정하는 건 다를 일일 겁니다.
끝으로 '사서 볼 만한 책은 아니지만 빌려 볼 만한 책'들 때문에 '사서 볼만한 책'들이 없어지는게
좋은 걸까요? 대여점이 없다면 안정적인 2만부의 판매라는 뒷배경이 없어진다면 이런 책들을
출판사가 출판하려고 하겠습니까? 아니면 독자들이 사서 볼만한 책을 출판하려 하겠습니까?
나중에라도 독자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대여점의 시스템을 유지하게 만드는 일만은 없었으면
합니다
'대여점'이라고 적었더니 마치 '대여점 주인'들을 욕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게
되었습니다. 위에 '대여점'은 '책대여점 시스템' 혹은 '책대여점 정책'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