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ces of You

송우석200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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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ces of You

- Belgium, Grande Place의 중앙 성당 시계탑에서 호선이 -

 

 

 

  가끔, 그런 순간이 있다.

 

길을 걷다 보면.. 파인더 속에 남게 될 이 순간이

 

현실보다 더 강하게 각인 되리라는 계시가 떨어지는,

 

그런 순간이.

 

일종의 사진학적 epiphany 라고나 할까.

 

그런 순간에 카메라가 없다는 걸 깨달을 때면,

 

정말이지 울고싶다.

 

카메라가 없었을 때부터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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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는 동네의 작은 공원을 지나가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 이었다.

 

도서관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갓 구운

 

바게뜨 한 덩이와 별다방 라떼 한 잔을

 

들고 공원 옆을 지나고 있었는데.

 

문득 내 옆을 지나가는 싸구려 오토바이

 

엑시브 한 대.

 

근데, 그 오토바이가 생긴게 좀 이상했다.

 

무려 엑시브 주제에 사이드카가 달려 있었지.

 

쌩뚱맞은 사이드카에 생글거리며 앉아있던

 

사람은, 엑시브를 몰던 아저씨의 안주인

 

되시나 보더라. 휠체어를 탄 채, 휠체어가

 

실리도록 개조된 사이드카에 앉아서

 

이 무더운 날, 햇살 한 조각마저 반갑고

 

고맙고 기쁘게 받아들이며 웃고 있었다.

 

순간 멍~ 해졌다. 

 

  La vita è bella라 했던가.

 

뭔가 속에서부터 울컥하며 쏟아져 오는

 

감정에 못이겨 무언가 찾아보았지만..

 

나로서 할 수 있었던 것은

 

항상 그렇듯이 낡은 노트 한 권에

 

그저 끄적이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다음날 나는, 로모를 샀다.

 

그 불완전성과 도박성에 홀렸다고나 할까.

 

내가 담고 싶었던 순간들을 걸고

 

도박을 했을 때, 로모는 항상

 

너그러이 잃어주었고

 

아낌없이 내주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로모를 쓴다.

 

잘 찍든 못 찍든, 내가 사랑하는 순간을 담아서

 

사진이 기억을 지배함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나이지만

 

결국 수긍하게 하는 녀석.

 

그런 녀석 로모와

 

그런 녀석의 사진들.

 

내 삶의 한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