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처럼 허리에서 퍼지는 레이스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들과 반바지 차림으로 오색빛 풍선을 든 남자아이들, 선이 고운 팔을 드러낸 민소매차림의 여자들과 그들의 손을 잡고 가는 남자들, 꽃이 져버린 숲에서는 살아 있는 나무들만이 뿜어내는 짙은 향내가 풍겨오고 있는 여름저녁이었다.
나는 그들을 스케치하다 말고 문득, 그들은 행복할까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나는 어두운 뒷골목에서 불 켜진 창문을 바라보는 방랑자처럼 그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저 창 안으로 들어가면 행복은 식탁 위에 놓여진 은빛 수저처럼 얌전히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나 혼자만 벌판으로 쫓겨나 끝이 보이지 않는 밤길을 맨발로 걷는 것 같은 서러움으로 밤마다 뒤척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즈음 나는 어떤 사람도 행복의 나라나 불행의 나라 국경선 안쪽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아니, 이 말은 틀렸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면 얼마간 불행한 사람과 전적으로 불행한 사람 이렇게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종족들은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구분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뮈 식으로 말하자면 행복한 사람들이란 없고 다만, 행복에 관하여 마음이 더, 혹은 덜 가난한 사람들이 있을 뿐인 것이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중에서..
'베스트셀러' 혹은 '2005 네티즌 선정 도서'
이런 타이틀을 건 책을 일부러 피해왔었다..
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급하게 그 물결에 편승해 몸을 맡긴다는 게 싫었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이 책을 읽기를 주저했던 본연의 이유가 있다면 지영이 누나의 궁상맞음이 싫어서다..
누나의 마지막 작품으로 읽은 게 아마 '수도원 기행'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든 마음의 결정은 누나의 산문집이라면 언제든지 읽겠다, 였다..
그런데 누나의 소설들은 나에겐 '궁상맞음'으로 다가왔다..
곧추선 자의식도 아닌 시대에 대한 좌절도 아닌 궁상맞음..
나에겐 그랬다..
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남,녀 주인공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바로 '나'다움을 논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나'를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이런 걸 두고 사람들은 '사랑'이라고 부를 수 도 있겠다..
살다보면 내 속에 간직했던 이야기를 조미료치지 않고 말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걸 인정해야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발레리나처럼 허리에서 퍼지는 레이스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들과 반바지 차림으로 오색빛 풍선을 든 남자아이들, 선이 고운 팔을 드러낸 민소매차림의 여자들과 그들의 손을 잡고 가는 남자들, 꽃이 져버린 숲에서는 살아 있는 나무들만이 뿜어내는 짙은 향내가 풍겨오고 있는 여름저녁이었다.
나는 그들을 스케치하다 말고 문득, 그들은 행복할까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나는 어두운 뒷골목에서 불 켜진 창문을 바라보는 방랑자처럼 그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저 창 안으로 들어가면 행복은 식탁 위에 놓여진 은빛 수저처럼 얌전히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나 혼자만 벌판으로 쫓겨나 끝이 보이지 않는 밤길을 맨발로 걷는 것 같은 서러움으로 밤마다 뒤척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즈음 나는 어떤 사람도 행복의 나라나 불행의 나라 국경선 안쪽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아니, 이 말은 틀렸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면 얼마간 불행한 사람과 전적으로 불행한 사람 이렇게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종족들은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구분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뮈 식으로 말하자면 행복한 사람들이란 없고 다만, 행복에 관하여 마음이 더, 혹은 덜 가난한 사람들이 있을 뿐인 것이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중에서..
'베스트셀러' 혹은 '2005 네티즌 선정 도서'
이런 타이틀을 건 책을 일부러 피해왔었다..
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급하게 그 물결에 편승해 몸을 맡긴다는 게 싫었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이 책을 읽기를 주저했던 본연의 이유가 있다면 지영이 누나의 궁상맞음이 싫어서다..
누나의 마지막 작품으로 읽은 게 아마 '수도원 기행'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든 마음의 결정은 누나의 산문집이라면 언제든지 읽겠다, 였다..
그런데 누나의 소설들은 나에겐 '궁상맞음'으로 다가왔다..
곧추선 자의식도 아닌 시대에 대한 좌절도 아닌 궁상맞음..
나에겐 그랬다..
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남,녀 주인공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바로 '나'다움을 논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나'를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이런 걸 두고 사람들은 '사랑'이라고 부를 수 도 있겠다..
살다보면 내 속에 간직했던 이야기를 조미료치지 않고 말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걸 인정해야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윤수와 유정은 서로의 유전자에 각인 듯 화석처럼 굳은 그들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기에 남들이 말하는 '행복'이란 시간을 보낸 게 아닐까 싶다..
'참회'라는 단어는 거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