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그여자 -난 너만 아니면..

여혜미2006.05.27
조회61
그남자그여자 -난 너만 아니면..

#.[그남자]

 

적어도 난..

이아이랑 결혼할 수도 없고,

같이 살 수 없을 거란 걸 잘 알아요.

이유가 분명하거든요~

 

우리가 안지는...

그러니까, 유치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니까...

17년 됐거든요.

엄마 아빠 두분 모두, 그아이엄마, 아빠랑 친구세요.

내송생과 그애 동생은 사내 녀석들이긴 하지만,

나처럼 14년지기 친구구요.

 

우리집은 그러니까... 따로만 살뿐,

이미 같이 살고있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아버지가 그애 집에 들르셔서 약주 드시고 늦었다는 핑계로

그애 아버지랑 주무시는건 엄마가 용서해주시는 정도니까...

말 다했죠, 뭐...

 

근데 난, 왜 그런게 무서울까요...?

17년 동안 많은 시간 함께 자랐다는 사실이,

두사람을 묶게 하는데...

첫번째 장애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왜 손 잡고 키스하거나...

그런 상상만해도 징그럽고 이상할까요...?

 

그애랑 뭐 하는게 이젠 재미가 없어요.

그 애를 놀리는 것도, 또 그 애한테

레포트 부탁하고 받아내는 것까지도

모두모두 싱겁고, 밍밍하고 그래요...

 

엄마는 유리잔에 금이가면,

거기에 식물을 기르시지만,

접시에 이가나면,

그걸 화분 받침으로 쓰시지만...

난.. 그런거 안할래요.

그애 한테 빌린 자전거도,

이제 그애 집 마당에 갖다 놔야겠어요.

 

 

#.[그여자]

 

비가 이렇게 오는데,

자전거를 끌고 왔어요.

너무 오래 빌린거 같다네요~?

난.. 집에 들어오라고 했어요. 싫대요...

들어와서 수건으로 물기 좀 닦으라 그랬는데,,싫데요...

그래서, 우산이라도 주겠다고 했더니... 싫데요...

 

그 아이가 돌아가고, 내마음엔

두시간 동안 폭우라 쏟아지네요.

어떻게 17년동안 한결같언 사람이,

하루앞침에 그렇게 달라질수 있는거죠...?

 

난, 그 아이를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이지만,

요 며칠 난... 그 아이를 세상에서

가장 모르는 둔한 사람이 돼어버렸어요.

 

갑자기 어렸을때 생각이 났어요.

내가 사내 아이들한테 놀림받고 있을때,

그 아이가 흙먼지 일으키며 달려왔던 기억...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이 우르르 도망갔었어요.

 

난 너 아니면...

숙제를 할 수도 없고,

수학문제 백점을 맞을 수도 없었어...

난 너 아니면..

운동장 다섯 바퀴 뛰는거, 완주할 수도 없었고,

너 없이 그 지옥같던 사춘기는 또 어떻게 보낼수가 있었을까...

그리고... 난 너아니면은 친구도 없는데...

 

내 눈을 피하기 시작한 그애랑

새로생긴 아이스크림 가게에 갈수 있을까요?

내 눈 안맞추는 그애랑

올 여름, 배낭여행 갈 수 있을까요?

 

자꾸 내리면 안되는데..

내 마음속엔,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리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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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혜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