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방임 연애 vs 꼼꼼구속 연애

정동진2006.05.28
조회154
자유방임 연애 vs 꼼꼼구속 연애

A는 24시간 전화를 해대는 애인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반면 B는 3일씩 연락이 두절되어도 잘 먹고 잘 살 애인 때문에 애가 탄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나. A와 B, 모두 고민하긴 마찬가지. 어떤 게 더 나으려나? 자유가 좋다? 글쎄~ 자유방임 연애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전화하지 않는다 /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는다 / 모임은 각자 알아서 참가한다 / 특별한 날은 꼭 같이 있지 않아도 된다 / 나보다 좋은 사람 생기면 고이 보내준다 / 미래를 얘기할 때 서로를 포함시키지 않는다 / 나 때문에 일에 방해되는 건 절대 없다 서로의 사생활을 인정해준다는 것, 일면 쿨하다. 누군가에게 속해지고 길들여진다는 건, 나 자신이 희미해질 수도 있는 문제. 친구들에게서 "너 변했어!"란 말을 듣지 않아도 되니 우정도 잘 유지되고, 데이트 때문에 일에 지장도 주지 않으니 발전도 된다. 그러나, 뭔가 부족하다. 배려가 지나치다 보면 '무관심', '무신경', '무감각'으로 번질 수 있다. 결국 저 사람에게 난 과연 필요한 존재인가, 괜한 의심만 든다. 사랑하는 사람이 저녁은 무얼 먹을 지, 어떤 사람과 만날 지, 늦게 귀가하다 무슨 탈은 없을 지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나보다 다른 것이 우선이라면 섭섭할 수 밖에 없다. 물론 표현법의 차이일 수도 있다. 나도 모르게 길들여진 '방임'이라는 습관이 사랑의 감정마저 무뎌지게 하는 건 아닐까? 내가 니 꺼니? 꼼꼼구속 연애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보고되어야 직성이 풀린다 / 어떤 모임이든 함께 참석한다 / 매번 결혼 혹은 미래를 함께 구상한다 / 여행이나 특별한 모임은 허락을 받는다 / 서로가 정해준 통금시간, 장소가 있다 / 특별한 날은 항상 둘이 함께 한다 / 이메일, 음성사서함 심지어 통장번호까지 모두 알고 있다. 사랑에 빠졌을 때 가장 흔히 하는 착각이 그 사람이 ‘내 것’이 되었다는 거다. 어린 시절 인형이나 로봇처럼 주머니에 고이 넣었다가 누가 볼까 몰래 꺼내 어루만져 보고, 뽀뽀도 해 주고, 열심히 닦아도(?) 주고, 때 탈까 냉큼 넣어두고……. 사랑은 '사람'과 하는 것이다. 사생활이 송두리째 연인의 손아귀에서 감시 당하고 행동반경이 줄어들게 되면, 처음에야 사랑에 눈이 멀어 행복하겠지만 점차 옭매어 오는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어느 순간 '나'는 사라지고 '우리'만 남게 된다.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면 과연 이것이 사랑이었나, 집착이었나 의아스럽다. 행여 이별이라도 하게 되면 서로의 공유부분이 너무도 커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 방임과 존중, 구속과 관심을 구별하자! 어떤 것이든 균형을 유지하기란 참으로 힘들다. 그러나 연애야말로 균형이 필요한 사안이다. 지나치면 항상 문제가 있기 마련. 사랑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건지, 방임하고 있는 건 아닌지 혹은 관심을 가지는 건지, 구속하는 건 아닌 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연인에게 필요한 것은 방임과 구속이 아니라 존중하는 마음과 끊임없는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