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이어주는 끈.... 카메라...

하경환200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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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도구이다... 이때 도구라는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물질적, 정신적인 만족을 줌으로써... 사용자에 의해서 가상의 인격을 부여받게 된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카메라에... 이름을 붙여 주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 줄 수 있는 사진이란,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카메라는... 도구의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친구 개념으로 생각해 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나의 카메라인 E-300 (이하 삼백이)는 나는 물론, 삼백이를 보는 이들에게도 삶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었고... 지금도 마음을 이어주는 끈으로서 훌륭히 살아가는 중인 것 같다...   지난 5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있었던 일이었다...   내가 종종 들리는 곳 중에 올림푸스 강남 직영점이 있다... 카메라를 살 일이 없어도 종종 들러서... 점장님을 비롯해서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이날은 텀페이퍼를 쓰다가 잘 안되어서... 저녁때 즈음 해서 이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어둑어둑해질 무렵에... 집으로 가려고 직영점 밖으로 나왔다...   갑자기 떡볶이가 땅겼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노점에 들어가서 떡볶이를 시켰다... 나 말고 한 쌍의 손님이 먹고 있었는데... 얼마 후 식사를 마치고 나갔고... 이곳에는 나와 떡볶이를 만들어 팔던 주인아저씨가 단 둘이 남겨졌다...   떡볶이가 맛있게 보여서 한 컷을 찍고 있던 와중이었다...  마음을 이어주는 끈.... 카메라...

 

아저씨가 문득 말을 걸어왔다...

 

아저씨) 사진 좋아하시나 보죠? (그당시 카메라는 평상시 습관대로 어께에...--;)

 

나) 예 사진 찍는 것 즐기죠 뭐...^^

 

아저씨) 아저씨도 사진 좋아해요... (떡볶이 뒤적 뒤적) 그런데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 보면 참 부러워요...

 

나) 예? 예... (솔직히 부럽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저씨) 사진기 가지고 다니시는 분들 보면... 삶의 여유가 있는 분들 같아서요... 우리같은 사람은 사진을 좋아하긴 해도... 집에 가면 자는 것 밖에 못하거든요...

 

나) 예... (역시... 무슨 말을 어떻게 하겠는가? 그러나..) 아저씨... 한번 찍어 보실래요?

 

아저씨) 예?...

나) 자요... 저 한번 찍어 주세요... 

 

그렇게 해서 찍힌 것이 바로 이 사진입니다...  

마음을 이어주는 끈.... 카메라...

   E-300 / Zd 50 macro / Resize only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저도... 한 장 찍어 드렸습니다... 인화해야 할 사진이 한장 더 생긴 것이 은근히 즐거웠고요...^^ 마음을 이어주는 끈.... 카메라...

  E-300 / Zd 50 macro / Resize only 

 

그 다음부터는 대화를 풀어 나가기가 더 쉬웠습니다... 아니... 서로간의 부담감이랄까?...

호스트와 클라이언트라는 관계를 떠나서... 그냥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간의 취미에 대한 대화로 들어가게 되었지요...

 

아저씨) 사진을 배우고 싶은데 인터넷에서 배우는 것이 좋아요? 아니면 학원 수강을 해야 하나요?

 

나) .... 인터넷에서 배우세요... 아니면 강남점에 가서 문의하시면 친절히 알려 주실 겁니다... 올림푸스 유저 클럽도 있으니까 꼭 한번 문의해 보시고요... ^^

 

아저씨) 예... 저에게도 카메라가 있긴 있는데... 제가 원하는 사진을 못 찍어서 말이죠... 좋은 카메라 쓰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나요?

 

나) 기계보다는 구도가 중요해요... 주변에 기계 비싼 것 쓴다고 해서 사진 잘 찍는다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아요... 그냥 기계 자랑하는 것일 뿐이죠...

 

아저씨) 예... 그래도... 여유가 있으니까 그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사진 찍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악한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어서...(웃음)

 

나) 예... (순간 기계를 가지고 입씨름 하는 Garbage 같은 race들이 떠올라서...^^;)

 

이런 대화를 주고받는 찰라... 다시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아저씨와 저는 다음을 기약하면서 짧은 해후를 정리해야 했죠...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나) 예~ 또 뵙겠습니다...^^

 

카메라를 메고 있지 않았다면... 저는 아저씨에 대한 이미지보다 떡볶이에 대한 이미지만을 가져 왔을 것이고... 2000원이라는 금액으로서 맺은 일시적인 인연은... 그닥 오래 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서로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서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리고 서로의 얼굴을 찍어 줌으로써... 만남과 인연의 무게는 한층 더 무거워질 듯 합니다...

 

강남역에 갈 때마다... 그 집을 찾을 가능성이 10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고...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때론 도움을 주기도 하는 그런 관계가 앞으로 이어져 나갈 것 같네요...

 

카메라는 마음을 이어주는 끈이 될 때...

정말... 생명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골가계가 하나 더 제 머릿속에 새겨질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