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조선중기의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형을 따라 중국으로 가면서 새로운 문물을 보고들은 대로 일기체로 적은 것이다.
수백년 뒤 같은 이름을 가진 권력자가 불행하게도 소설과 같은 희한한 이야그를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김대중 정부시절에 2인자로 권력을 거머쥐었던 그가 결국 수갑을 차고 법정에 서서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되는데.....
당시 카지노업 허가 및 관리 주무부서의 책임자이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의 대통령 특사인 지위를 이용하여 금강산관광사업과 관련한 카지노, 면세점 등의 설치 및 현대가 시행중인 대북사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로 제공되는 액면금 1억 원 양도성예금증서(CD) 150매, 150억 원 상당을 뇌물로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대법원의 환송판결에 따라 결국 무죄가 선고되었다.
꿩(강정구 교수 판결문) 대신 닭(?)
강정구 교수에 대한 판결문을 한 번 꼭 보고 싶었는데 찾을 방법이 없어서 대신 박지원 장관에 대한 판결문을 싣는다.
일반인들이야 법률용어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소위 권력있는 사람들이 행하는 꼴을 한 번 읽어보면 다소 흥미도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긴 판결을 옮긴다(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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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 5. 25.선고 2004노3095 특가법위반(뇌물) 등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제1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78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억 원을 추징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은 무죄.
3. 환송판결의 요지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하여
(1) 환송전당심과 동일하게 판단한 부분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전문진술 등이 기재된 이익치에 대한 진술조서 등과 원심 법정진술의 증거능력, 전문진술 등이 기재된 정몽헌에 대한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환송전 당심 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다시 주장하였으나, 환송판결은 원심(환송전당심, 이하 제3항에서는 원심은 환송전당심을 의미한다)의 판단이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김영완이 작성한 1, 2차 진술서 및 자필 진술서의 증거능력
(가)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동법 제312조의 조서나 동법 제313조의 진술서 등을 증거로 하기 위하여는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이어야 하는 외에, 그 진술 또는 서류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라야 한다는 두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 있어야 할 것인바,
첫째 요건과 관련하여 ‘외국거주’라고 함은 진술을 요할 자가 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가능하다고 상당한 수단을 다하더라도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 출석하게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야 예외적으로 적용이 있다고 할 것인데,
통상적으로 그 요건의 충족 여부는 소재의 확인, 소환장의 발송과 같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항상 그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만 위 요건이 충족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법원이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서 신문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이로써 그 요건은 충족된다고 보아야 하며(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1도 5666 판결 참조),
둘째 요건과 관련하여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04. 3. 11. 선고 2003도171 판결, 1990. 4. 10. 선고 90도246 판결 등 참조).
한편, 직접주의와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그 내용에 있어 사망, 질병, 외국거주 또는 이에 준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원진술자 또는 작성자가 진술을 할 수 없는 때에 한하여 그 필요성을 인정함으로써 직접주의 및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할 사유로서 정당성을 가지고 있고, 그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도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적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그 적용범위를 목적달성에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최소한도로 한정하였고,
그런 연유로 인하여 위 규정은 공정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형해화하였다고 할 수 없고 적법절차에도 합치되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해석되는 것이므로(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1998. 9. 30. 97헌바51 결정 참조), 구체적인 경우 위 법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직접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의한 공정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형해화하는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위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김영완은 대북송금사건에 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개시되자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 김영완은 이 사건의 수사 및 재판의 경과와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1, 2차 진술서와 자필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
김영완은 계속하여 그 소재를 감추고 재판과정에서의 거듭된 귀국.증언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그 진술서 등의 내용을 확인.탄핵하려는 피고인측의 반대신문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사실,
김영완이나 변호사 이○○은 어떤 동기 또는 목적으로 위와 같은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술서 등을 작성하여 이를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사실, 김영완은 자신과 가족들의 신변위협 및 건강 등을 이유로 귀국을 거부하고 있으나 귀국 거부를 정당화할만한 신변위협이나 건강이상이 있음을 인정할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사실 등에 의하여 인정될 수 있는 사정,
즉, 진술서의 작성자인 김영완이 외국에 거주하게 된 경위, 진술서가 작성된 전후의 사정과 그 작성경위, 그 작성의 장소.방법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진술서의 작성 동기나 목적이 석연치 아니한 점, 진술서의 진술내용을 확인하거나 탄핵할 방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진술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다거나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하기에 부족하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진술서 등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위 각 진술서는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의 둘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
(3) 증명력에 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의 점
(가) 쟁점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① 금강산 관광유람선 카지노설치 허가와 관련하여 남북정상회담 준비비용을 빙자하여 뇌물을 교부받기로 마음먹고 김영완에게 정몽헌을 만나 돈을 받아오라고 지시하고(이하 뇌물요구 지시 사실이라 한다),
②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김영완이 정몽헌에게 “박지원 장관 심부름으로 왔는데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150억 원이 필요하다더라,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로 해 달라고 하더라”고 말하면서 피고인의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며 피고인에게 직접 전달해 주라고 말하고,
③ 정몽헌의 지시를 받은 이익치가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건네주어 이를 교부받았다는 내용(이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이라 한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김영완이 2000. 4. 3.경 현대사옥 12층 정몽헌의 사무실에서, 정몽헌에게 “금강산 관광사업은 잘 되느냐, 사실은 박지원 장관 심부름으로 왔는데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150억 원이 필요하다더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뇌물요구를 한 사실,
이에 정몽헌이 이익치에게 돈이 준비되면 피고인에게 가져다 주라고 지시하는 한편 현대의 구조조정본부장이던 김○○에게 150억 원을 준비할 것을 지시하여 김○○가 이 사건 CD를 마련하여 이익치에게 전달한 사실,
이 사건 CD의 일부가 김영완의 자금관리인 임○○에 의하여 현금화되거나 주식매입 등으로 관리되고 있는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뇌물요구 지시 사실과 이 사건 CD 수수 사실에 관하여 시종일관 이를 부인하고 있고, 김영완의 정몽헌에 대한 뇌물요구 사실에 대하여는 알지 못 한다고 하고 있다.
우선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에 부합하는 김영완 작성의 위 각 진술서와 이익치 및 정몽헌의 재전문진술 부분은 그 증거능력이 없고, 달리 이 점에 대한 증거가 없지만, 김영완이 피고인을 내세우며 정몽헌에게 뇌물요구를 한 터에 피고인이 이 사건 CD를 이익치로부터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의 인정 여부에 있다.
(나) 피고인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의 증명력
① 정몽헌의 진술
피고인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에 부합하는 정몽헌의 진술부분은 ‘이익치에게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전하여 주라고 지시를 하였다’는 것과 ‘2000. 4. 18.경 이익치로부터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차질 없이 전달하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나 이것만으로는 이익치가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이익치의 진술
㉮ 이 사건 CD의 수령 및 전달시간에 관하여, 이 사건 CD의 전달과 같은 매우 중요한 약속을 한 날 5시에 일찍 귀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집안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경험칙상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점,
당시 4. 13. 총선일이 있었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CD의 전달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달날짜를 의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드는 점,
기록에 의하면, 김○○는 이익치와의 대질시 이익치에게 이 사건 CD를 7시 반경이나 8시경에 전달하여 주었다고 이미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익치도 그 당시 김○○로부터 8시에 이 사건 CD를 건네 받았다고 시인한 후이어서 김○○와의 약속시간을 명확하게 인식한 상태에서 10:30에 프라자호텔에서 피고인을 만나 이를 전달하였다고 진술한 사정 등에 비추어 전달시간을 9:30으로 번복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운 점,
㉯ 프라자호텔에서의 상황에 관하여, 이익치가 호텔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265면), 현장검증을 한 후부터는 프라자호텔 뒤편 ‘노상주차장’, 프라자호텔 뒤쪽 별관 ‘신축공사장 앞 도로변주차장’(수사기록 2,388면), 프라자호텔 뒤쪽 ‘별관 주차장’에 주차하였다고 각 진술함으로써(공판기록 2,201면) 주차장소에 관한 진술의 일관성이 결여된 점,
토파즈에 올라갔을 때 먼저 와 있던 피고인이 혼자 술을 한 잔 하고 있었다고 여러 번 진술하였으나, 그 이후 술인지 물인지 모르겠다거나 무엇을 마시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
이익치로서는 당시 근무하던 여의도 소재 현대증권 주식회사 본사 사무실에서 서울 성동구 광장동의 집으로 퇴근하는 도중에 피고인과의 약속시간 전에 서울 종로구 계동의 현대사옥에 근무하는 김○○로부터 이 사건 CD를 넘겨받아 프라자호텔에서 피고인을 만나 이를 전달하는 것이 여러 모로 편리할 것임에도,
굳이 5시에 광장동의 집으로 퇴근하여 김○○를 집 근처 산책로까지 오도록 하여 이 사건 CD를 교부받아 집으로 가서 양복을 갈아입고 이를 전달하기 위하여 손수 승용차를 운전하여 프라자 호텔로 나왔다는 것은 일찍 귀가할 수 밖에 없었던 집안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못하고 있는 점과 관련하여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
약속시간을 9:30으로 정한 이유에 대한 이익치의 진술내용 뿐 아니라 이익치가 미리 와서 혼자 기다리고 있던 피고인을 만나서 선 채로 이 사건 CD가 든 봉투를 전하여 주고 그냥 나왔다는 부분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점,
그 당시 손님을 만날 장소로 프라자호텔 고정 객실을 수시로 이용하고 있던 피고인이 그곳에서 이익치를 만나지 아니하고, 유리창으로 칸막이 된 바의 룸에서 이익치를 만나 이 사건 CD를 전달받았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점,
㉰ 뇌물수수에 따른 감사인사 등에 관하여, 피고인이 김영완을 통하여 정몽헌에게 뇌물을 요구하여 이익치로부터 이 사건 CD를 전달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언제든지 전화로 이 사건 CD에 대한 감사인사를 할 수 있었고, 2000. 5.경 프라자호텔의 고정 객실에서 정몽헌과 단둘이 만난 사실이 있고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이 있는바,
정몽헌의 진술에 의하면, 두 사람만이 있는 자리에서 정몽헌에게 감사인사를 한 일이 없었다는 것인바, 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것이어서 과연 이 사건 CD가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는지 의문이 생기는 점,
한편, 이익치는 정몽헌에게 이 사건 CD의 전달보고를 한 며칠 후 정몽헌이 자신에게 “박장관한테 잘 받았다는 연락이 왔는데, 수고했어요”라고 하여 박장관이 정회장에게 잘 받았다는 인사를 하였구나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으로부터 인사를 받은 일이 없다는 정몽헌의 진술과 배치되어 그 진실성이 의심스러운 점,
㉱ 피고인과 이익치의 수사 및 공판과정에서의 태도 등에 관하여, 정몽헌이 이익치가 1989.경 김영완을 자신에게 소개하였고, 그 후 김영완과 접촉이 없었는데 이익치가 1999. 5.경 김영완을 느닷없이 데리고 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진술한 사실,
이익치는 김영완과 함께 1998. 10. 6. 및 1999. 5. 5.에 태능골프장에서 골프를 쳤고, 1999. 5. 23. 같은 해 6. 26. 같은 해 11. 21. 같은 해 12. 11. 남부골프장에서 4차례나 골프를 함께 친 사실, 이익치가 현대증권의 회장으로 재직중이던 2000. 8.경 현대증권은 김영완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이앤씨 캐피탈과 리스크매니지먼트계약을 체결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익치는 김영완과 보통 이상의 친분이 있다고 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익치나 김영완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를 숨기려는 듯한 진술을 하고 있어 그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운 점,
㉲ 이익치는 이 사건 CD의 수령사실을 강력히 부인하다가 곧 시인하는 태도를 보였고, 부인하는 과정에서도 명백한 사실에 대하여 상식에 맞지 않는 반박을 한 점,
㉳ 김영완 작성의 각 진술서는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지만, 이익치의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탄핵증거로 쓸 수 있는 바, 그 내용을 볼 때, 김영완은 이익치가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건네준 것을 알지 못하고 정회장이 직접 이 사건 CD를 건네 준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정몽헌에게 인사를 하는 문제에 대하여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고 1차 진술서에 기재하고 있으나,
이는 정몽헌이 외국 출장을 가기 전에 김영완에게 ‘이익치에게 이 사건 CD의 전달을 지시해 두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는 진술과 모순되는 점,
김영완은, 피고인으로부터 교부받은 이 사건 CD를 현금화한 돈으로 국민주택채권 40억 원 가량을 매수하고 주식 50~60억 원을 매수하고, 20억원은 고향후배 김○○에게 빌려주어 현재까지 반환받지 못하였다는 것인바, 보관받은 돈을 제3자에게 임의로 20억 원씩이나 빌려주고 위험성이 있는 주식을 50~60억원 상당이나 매수하는 것이 타인의 돈을 관리하는 자의 태도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아니한 점,
김영완은 피고인이 이 사건 CD를 자신에게 보관시킨 후 돈이 얼마가 필요하다든가 얼마를 달라고 하지 않고 돈이 필요하면 기자 등과의 약속이 기재된 수첩을 꺼내 보이면서 ‘돈 많이 들어 죽겠어’라고 간접적으로 돈을 달라는 표현을 하면 돈을 가져다 달라는 뜻으로 알고 20~30회에 걸쳐서 한번에 1,000만 원, 3,000만 원, 5,000만 원, 1억 원씩 합계 30억 원 가량을 피고인에게 가져다 주었고,
그 중에는 100만 원권 수표로 1억 원씩 2~3회 가져다 준 일도 있다고 하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은 뇌물로 받은 이 사건 CD를 김영완에게 보관시킨 사람이 돈을 반환하여 달라고 할 경우의 태도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김영완 작성의 각 진술서의 기재 내용대로라면 김영완이 무엇을 기준으로 돈의 액수를 1,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정하여 피고인에게 가져다 주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고, 그리고 100만 원권 수표로 전달하였다는 2~3억 원은 계좌추적을 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는 나오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서도 이익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다) 결국 원심이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거나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에는 증거의 가치판단을 그르친 나머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증거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이 법원의 판단
가. 환송판결의 기속력
피고인이 환송전당심 판결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외국환거래법위반 및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위반 부분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삼은 각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환송판결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상고이유의 주장이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그와 같이 대법원 판결에서 배척된 부분은 그 판결의 선고와 동시에 확정력이 발생하여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사건을 환송받은 당심으로서도 이에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도306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외국환거래법위반 및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위반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환송전당심에서 주장한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환송전당심 판결과 같이 판단하고, 환송판결이 피고인의 상고가 이유 있다고 판단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부분에 대하여만 구체적으로 판시하기로 한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의 요지
피고인은 1999. 5. 24.경부터 2000. 9. 20.경까지 문화관광부장관으로 재직하고, 그 기간 중인 2000. 2.말경에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통령 특사로 임명되어 남북정상회담 성사시까지의 준비회담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2001. 3. 26.경부터 2001. 11. 8.경까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 비서관으로, 2002. 1. 29.경부터 2002. 4. 14.경까지 청와대 정책담당특보로, 2002. 4. 15.경부터 2003. 2. 24.경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업무 전반에 대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오던 자인 바,
정몽헌으로부터 원활하게 대북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금강산 관광유람선에 카지노 및 면세점 운영권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자 문화관광부장관 및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통령 특사인 피고인의 지위를 이용하여 대북경제협력사업을 추진중인 현대측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준비비용을 빙자하여 뇌물을 교부받기로 마음먹고,
2000. 4. 3.경 서울 중구 계동 소재 현대사옥 12층 정몽헌의 사무실에서, 김영완을 통하여 정몽헌에게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150억 원이 필요하니 150억 원만 지원해 달라” 라고 요청한 후 같은 달 중순 일자불상 21:30경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소재 프라자호텔 22층 토파즈라는 상호의 주점 내 룸에서 정몽헌의 지시를 받은 현대증권 주식회사 회장인 공소외 이익치로부터,
당시 카지노업 허가 및 관리 주무부서의 책임자이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의 대통령 특사인 지위를 이용하여 금강산관광사업과 관련한 카지노, 면세점 등의 설치 및 현대가 시행중인 대북사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로 제공되는 액면금 1억 원 양도성예금증서(CD) 150매, 150억 원 상당을 교부받아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이다.
다. 환송후당심에서 제출된 증거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김영완으로 하여금 정몽헌에게 뇌물을 요구할 것을 지시하였다는 점과 이익치로부터 이 사건 CD를 수령하였다는 점을 줄곧 부인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성부는 환송판결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위 각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있는지에 따라 가려진다 할 것이다.
한편 대법원이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파기한 부분으로서 환송후 법원의 심판대상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법원은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나타난 새로운 증거에 의하여 사실인정을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새로운 증거에 따라 환송판결과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것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0. 3. 13. 선고 89도236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도 환송후당심에서 새로이 제출된 증거 중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과 이 사건 CD 수령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에 관하여 그 증거능력 내지 증명력에 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1) 당원의 증거조사 의뢰에 의하여 일본 주재 대한민국 영사 작성의 진술청취서(이
하에서는 ‘영사 진술서’라고 약칭한다)
(가) 영사 진술서의 작성 경위
영사 진술서는 당심에서 검찰이 2005. 6. 10.에 한 영사에 위임한 증인신문신청에 대하여 당원이 같은 해 7. 4. 영사에 의한 진술청취를 증거방법으로 채택한 후 영사관계에관한비엔나협약 제5조 (j)목 및 국제형사공조법 제4, 5조의 규정을 근거로
국제형사공조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법원행정처장, 법무부장관, 외무부장관을 순차 경유하는 방식으로 일본 주재 대한민국 영사에게 김영완에 대한 진술청취촉탁에 관한 공조요청을 함에 따라 위 영사가 이 사건 공조요청서에 첨부된 진술청취사항에 관하여 김영완에게 질문하고 동인으로부터 그에 대한 답변을 청취하여 작성되었다.
(나) 영사 진술서의 법적 성격
위와 같은 경위로 작성된 영사 진술서는 법원 또는 법관의 면전에서 작성된 조서가 아니므로 형사소송법 제311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부여될 수 없음은 명백하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라고 볼 수 없어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에 의하여 당연히 증거능력 있는 서류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도5693 판결 참조).
다만, 형사소송법 제313, 314조가 동법 제31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서 이외의 기타의 진술조서 등 서류 일체를 포괄하여 그에 대한 증거능력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법 조문의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동법 제313조 제1항 소정의 서류를 반드시 우리나라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서류에만 한정하여 볼 것은 아닌 이상 일본 주재 대한민국 영사가 영사관계에관한비엔나협약의 규정에 근거하여 작성한 이 사건 영사 진술서도 같은 항 소정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므로 동법 제314조 소정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것이라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도1351 판결 참조).
(다) 영사 진술서의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의 ‘필요성‘ 요건 충족 여부
① 피고인은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규정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데 필요한 요건 중 첫째 요건인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이어야 한다는 소위 ‘필요성’의 요건은 공소제기 전 수사단계에서 진술 등이 이루어진 후 진술자 등의 소재가 불명해진 경우에만 충족되는 것이지
이 사건의 경우처럼 원진술자인 김영완이 수사개시 전부터 출국하여 의도적으로 행방불명된 상태에서 작성된 진술서는 위 필요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고 주장한다.
② 그러므로 살피건대, 오늘날 교통, 통신의 발달로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입.출국이 자유롭고 용이해졌다고는 하나, 외국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아니하는 곳으로 증인의 소환 및 송달 등의 재판권 행사가 불가능하거나 어렵고,
설사 사법공조조약이 체결된 국가에 원진술자가 거주하여 우리나라와의 사법공조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공조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원진술자를 국내의 법원으로 소환하여 진술을 듣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사망, 질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법원 및 수사기관의 의사와 관계 없이 법관의 면전에서 원진술자나 작성자의 진술과 이에 대한 반대신문이 부득이 방해받고, 이러한 경우 무작정 그 진술을 기다린다면 신속한 재판과 실체적 진실발견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사유로서 정당성이 있으며(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2005. 12. 22. 2004바45 결정 참조),
그 요건과 관련하여 ‘외국거주’라고 함은 환송판결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진술을 요할 자가 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가능하다고 상당한 수단을 다하더라도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 출석하게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야 예외적으로 적용이 있다고 할 것인데,
통상적으로 그 요건의 충족 여부는 소재의 확인, 소환장의 발송과 같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항상 그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만 위 요건이 충족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법원이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서 신문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이로써 그 요건은 충족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③ 이 사건의 경우 김영완이 2003. 3. 20. 미국으로 출국한 후 연락처를 남기거나, 자신의 소재를 전혀 알리지 않아 자신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채 여러 나라를 전전하면서 계속 도피생활을 하고,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으며,
이에 검사는 2003. 11. 28. 미국과 체결한 형사사법공조조약에 따라 미국 정부에 대하여 김영완에 대한 소재확인을 구하는 내용의 형사사법공조요청을 하였으나(공판기록 4,728면), 아직까지도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
현재 이 법원 및 쌍당 당사자 모두 김영완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점, 법원 및 수사기관으로서도 가능하고 상당한 수단을 다하더라도 진술이 필요한 김영완을 법정에 출석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위 첫째 요건은 충족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라) 영사 진술서의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 ‘특신상태’ 요건의 충족 여부
나아가, 영사 진술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작성되어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규정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데 필요한 둘째 요건이 충족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직접주의와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14조 단서 소정의 소위 특신상태 요건의 충족 여부는 피고인의 직접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의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그러한 권리가 형해화되는지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는 바,
이 사건에서 김영완은 피고인에 대한 뇌물수수의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자신의 형사적 책임이 문제될 수 있어 피고인과는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상반되는 위치에 있는 자로서 이 사건의 핵심적인 증인 및 잠재적 피의자에 해당하는데,
동인이 이 사건의 수사가 개시되기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이래 수년간 의도적으로 귀국.증언을 회피하고, 해외에서 계속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영사와 김영완만이 참석한 자리에서 진술서가 작성됨으로써 피고인 등은 그 내용에 대하여 면전에서 반대신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어 있어 실체적 진실발견에 극히 미흡한 점,
김영완 스스로도 누차 자신이 당분간 귀국의사가 없음을 피력한 상태이므로 영사 진술서는 이미 장래 공판기일에서 김영완에 대하여 반대신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작성된 것인 점,
김영완이 영사 진술서의 기재 내용에 대하여 위증의 벌 등 아무런 법적 제재나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작성되었고, 동인의 희망에 따라 녹음.녹화도 실시되지 않아 그 진술태도를 확인할 방법도 없는 점,
영사 진술서의 작성 시기가 이 사건 수사 뿐 아니라 환송전당심에 이르기까지의 증거조사가 시행된 후이고, 김영완이 언론 등을 통하여 해외에서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상태에서 영사 진술서가 작성된 점, 그 내용을 보더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전혀 없이 모두 피고인이 줄곧 부인하고 있는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
이 사건 CD 수령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만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기재 내용 중에는 자신이 피고인으로부터 “돈 많이 들어 죽겠어”, “정몽헌 회장 잘 알잖아”라는 말을 듣고 정몽헌에게 “박지원이 요새 어려운 모양인데 한번 도와줘요”라고 하였을 뿐 구체적인 금액이나 무기명 CD 등 뇌물의 형태에 대하여는 정몽헌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있는데,
그렇다면, 피고인이나 김영완이 150억 원이라는 거액의 뇌물액수나 뇌물의 형태에 관하여 정몽헌에게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정몽헌이 일방적으로 이를 결정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는 것이 되므로 이는 통상의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 점,
영사 진술서에서도 종전의 1, 2차 진술서 등과 마찬가지로 김영완이 자신과 가족들의 신변위협 및 건강 등 귀국할 수 없는 사유에 대하여는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해외체류 중 사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김영완이 귀국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더욱 의구심이 생기는 점,
김영완은 권노갑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에 관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3년형제1xxxx99호 사건의 피의자로서 2005. 1. 24. 기소중지된 점 등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영사 진술서가 작성된 전후의 사정, 진술서 작성 시기, 김영완이 처한 입장, 진술서의 기재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영사 진술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다거나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영사 진술서의 작성이 형사소송법 제314조 제1항 단서
(정치소설) 박지원의 열하일기(?)
원래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조선중기의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형을 따라 중국으로 가면서 새로운 문물을 보고들은 대로 일기체로 적은 것이다.
수백년 뒤 같은 이름을 가진 권력자가 불행하게도 소설과 같은 희한한 이야그를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김대중 정부시절에 2인자로 권력을 거머쥐었던 그가 결국 수갑을 차고 법정에 서서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되는데.....
당시 카지노업 허가 및 관리 주무부서의 책임자이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의 대통령 특사인 지위를 이용하여 금강산관광사업과 관련한 카지노, 면세점 등의 설치 및 현대가 시행중인 대북사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로 제공되는 액면금 1억 원 양도성예금증서(CD) 150매, 150억 원 상당을 뇌물로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대법원의 환송판결에 따라 결국 무죄가 선고되었다.
꿩(강정구 교수 판결문) 대신 닭(?)
강정구 교수에 대한 판결문을 한 번 꼭 보고 싶었는데 찾을 방법이 없어서 대신 박지원 장관에 대한 판결문을 싣는다.
일반인들이야 법률용어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소위 권력있는 사람들이 행하는 꼴을 한 번 읽어보면 다소 흥미도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긴 판결을 옮긴다(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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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 5. 25.선고 2004노3095 특가법위반(뇌물) 등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제1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78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억 원을 추징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은 무죄.
3. 환송판결의 요지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하여
(1) 환송전당심과 동일하게 판단한 부분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전문진술 등이 기재된 이익치에 대한 진술조서 등과 원심 법정진술의 증거능력, 전문진술 등이 기재된 정몽헌에 대한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환송전 당심 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다시 주장하였으나, 환송판결은 원심(환송전당심, 이하 제3항에서는 원심은 환송전당심을 의미한다)의 판단이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김영완이 작성한 1, 2차 진술서 및 자필 진술서의 증거능력
(가)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하여 동법 제312조의 조서나 동법 제313조의 진술서 등을 증거로 하기 위하여는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이어야 하는 외에, 그 진술 또는 서류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라야 한다는 두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 있어야 할 것인바,
첫째 요건과 관련하여 ‘외국거주’라고 함은 진술을 요할 자가 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가능하다고 상당한 수단을 다하더라도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 출석하게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야 예외적으로 적용이 있다고 할 것인데,
통상적으로 그 요건의 충족 여부는 소재의 확인, 소환장의 발송과 같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항상 그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만 위 요건이 충족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법원이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서 신문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이로써 그 요건은 충족된다고 보아야 하며(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1도 5666 판결 참조),
둘째 요건과 관련하여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 함은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04. 3. 11. 선고 2003도171 판결, 1990. 4. 10. 선고 90도246 판결 등 참조).
한편, 직접주의와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그 내용에 있어 사망, 질병, 외국거주 또는 이에 준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원진술자 또는 작성자가 진술을 할 수 없는 때에 한하여 그 필요성을 인정함으로써 직접주의 및 전문법칙의 예외를 인정할 사유로서 정당성을 가지고 있고, 그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도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적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그 적용범위를 목적달성에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최소한도로 한정하였고,
그런 연유로 인하여 위 규정은 공정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형해화하였다고 할 수 없고 적법절차에도 합치되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해석되는 것이므로(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1998. 9. 30. 97헌바51 결정 참조), 구체적인 경우 위 법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직접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의한 공정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형해화하는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위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김영완은 대북송금사건에 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개시되자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 김영완은 이 사건의 수사 및 재판의 경과와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1, 2차 진술서와 자필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
김영완은 계속하여 그 소재를 감추고 재판과정에서의 거듭된 귀국.증언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그 진술서 등의 내용을 확인.탄핵하려는 피고인측의 반대신문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사실,
김영완이나 변호사 이○○은 어떤 동기 또는 목적으로 위와 같은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술서 등을 작성하여 이를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사실, 김영완은 자신과 가족들의 신변위협 및 건강 등을 이유로 귀국을 거부하고 있으나 귀국 거부를 정당화할만한 신변위협이나 건강이상이 있음을 인정할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사실 등에 의하여 인정될 수 있는 사정,
즉, 진술서의 작성자인 김영완이 외국에 거주하게 된 경위, 진술서가 작성된 전후의 사정과 그 작성경위, 그 작성의 장소.방법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진술서의 작성 동기나 목적이 석연치 아니한 점, 진술서의 진술내용을 확인하거나 탄핵할 방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진술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다거나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하기에 부족하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진술서 등의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위 각 진술서는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의 둘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
(3) 증명력에 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의 점
(가) 쟁점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① 금강산 관광유람선 카지노설치 허가와 관련하여 남북정상회담 준비비용을 빙자하여 뇌물을 교부받기로 마음먹고 김영완에게 정몽헌을 만나 돈을 받아오라고 지시하고(이하 뇌물요구 지시 사실이라 한다),
②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김영완이 정몽헌에게 “박지원 장관 심부름으로 왔는데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150억 원이 필요하다더라,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로 해 달라고 하더라”고 말하면서 피고인의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며 피고인에게 직접 전달해 주라고 말하고,
③ 정몽헌의 지시를 받은 이익치가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건네주어 이를 교부받았다는 내용(이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이라 한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면, 김영완이 2000. 4. 3.경 현대사옥 12층 정몽헌의 사무실에서, 정몽헌에게 “금강산 관광사업은 잘 되느냐, 사실은 박지원 장관 심부름으로 왔는데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150억 원이 필요하다더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뇌물요구를 한 사실,
이에 정몽헌이 이익치에게 돈이 준비되면 피고인에게 가져다 주라고 지시하는 한편 현대의 구조조정본부장이던 김○○에게 150억 원을 준비할 것을 지시하여 김○○가 이 사건 CD를 마련하여 이익치에게 전달한 사실,
이 사건 CD의 일부가 김영완의 자금관리인 임○○에 의하여 현금화되거나 주식매입 등으로 관리되고 있는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뇌물요구 지시 사실과 이 사건 CD 수수 사실에 관하여 시종일관 이를 부인하고 있고, 김영완의 정몽헌에 대한 뇌물요구 사실에 대하여는 알지 못 한다고 하고 있다.
우선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에 부합하는 김영완 작성의 위 각 진술서와 이익치 및 정몽헌의 재전문진술 부분은 그 증거능력이 없고, 달리 이 점에 대한 증거가 없지만, 김영완이 피고인을 내세우며 정몽헌에게 뇌물요구를 한 터에 피고인이 이 사건 CD를 이익치로부터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의 인정 여부에 있다.
(나) 피고인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의 증명력
① 정몽헌의 진술
피고인의 이 사건 CD 수수 사실에 부합하는 정몽헌의 진술부분은 ‘이익치에게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전하여 주라고 지시를 하였다’는 것과 ‘2000. 4. 18.경 이익치로부터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차질 없이 전달하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나 이것만으로는 이익치가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이익치의 진술
㉮ 이 사건 CD의 수령 및 전달시간에 관하여, 이 사건 CD의 전달과 같은 매우 중요한 약속을 한 날 5시에 일찍 귀가하지 않을 수 없었던 집안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경험칙상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점,
당시 4. 13. 총선일이 있었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CD의 전달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달날짜를 의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드는 점,
기록에 의하면, 김○○는 이익치와의 대질시 이익치에게 이 사건 CD를 7시 반경이나 8시경에 전달하여 주었다고 이미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익치도 그 당시 김○○로부터 8시에 이 사건 CD를 건네 받았다고 시인한 후이어서 김○○와의 약속시간을 명확하게 인식한 상태에서 10:30에 프라자호텔에서 피고인을 만나 이를 전달하였다고 진술한 사정 등에 비추어 전달시간을 9:30으로 번복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운 점,
㉯ 프라자호텔에서의 상황에 관하여, 이익치가 호텔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265면), 현장검증을 한 후부터는 프라자호텔 뒤편 ‘노상주차장’, 프라자호텔 뒤쪽 별관 ‘신축공사장 앞 도로변주차장’(수사기록 2,388면), 프라자호텔 뒤쪽 ‘별관 주차장’에 주차하였다고 각 진술함으로써(공판기록 2,201면) 주차장소에 관한 진술의 일관성이 결여된 점,
토파즈에 올라갔을 때 먼저 와 있던 피고인이 혼자 술을 한 잔 하고 있었다고 여러 번 진술하였으나, 그 이후 술인지 물인지 모르겠다거나 무엇을 마시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
이익치로서는 당시 근무하던 여의도 소재 현대증권 주식회사 본사 사무실에서 서울 성동구 광장동의 집으로 퇴근하는 도중에 피고인과의 약속시간 전에 서울 종로구 계동의 현대사옥에 근무하는 김○○로부터 이 사건 CD를 넘겨받아 프라자호텔에서 피고인을 만나 이를 전달하는 것이 여러 모로 편리할 것임에도,
굳이 5시에 광장동의 집으로 퇴근하여 김○○를 집 근처 산책로까지 오도록 하여 이 사건 CD를 교부받아 집으로 가서 양복을 갈아입고 이를 전달하기 위하여 손수 승용차를 운전하여 프라자 호텔로 나왔다는 것은 일찍 귀가할 수 밖에 없었던 집안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못하고 있는 점과 관련하여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
약속시간을 9:30으로 정한 이유에 대한 이익치의 진술내용 뿐 아니라 이익치가 미리 와서 혼자 기다리고 있던 피고인을 만나서 선 채로 이 사건 CD가 든 봉투를 전하여 주고 그냥 나왔다는 부분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점,
그 당시 손님을 만날 장소로 프라자호텔 고정 객실을 수시로 이용하고 있던 피고인이 그곳에서 이익치를 만나지 아니하고, 유리창으로 칸막이 된 바의 룸에서 이익치를 만나 이 사건 CD를 전달받았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점,
㉰ 뇌물수수에 따른 감사인사 등에 관하여, 피고인이 김영완을 통하여 정몽헌에게 뇌물을 요구하여 이익치로부터 이 사건 CD를 전달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언제든지 전화로 이 사건 CD에 대한 감사인사를 할 수 있었고, 2000. 5.경 프라자호텔의 고정 객실에서 정몽헌과 단둘이 만난 사실이 있고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이 있는바,
정몽헌의 진술에 의하면, 두 사람만이 있는 자리에서 정몽헌에게 감사인사를 한 일이 없었다는 것인바, 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것이어서 과연 이 사건 CD가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는지 의문이 생기는 점,
한편, 이익치는 정몽헌에게 이 사건 CD의 전달보고를 한 며칠 후 정몽헌이 자신에게 “박장관한테 잘 받았다는 연락이 왔는데, 수고했어요”라고 하여 박장관이 정회장에게 잘 받았다는 인사를 하였구나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으로부터 인사를 받은 일이 없다는 정몽헌의 진술과 배치되어 그 진실성이 의심스러운 점,
㉱ 피고인과 이익치의 수사 및 공판과정에서의 태도 등에 관하여, 정몽헌이 이익치가 1989.경 김영완을 자신에게 소개하였고, 그 후 김영완과 접촉이 없었는데 이익치가 1999. 5.경 김영완을 느닷없이 데리고 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진술한 사실,
이익치는 김영완과 함께 1998. 10. 6. 및 1999. 5. 5.에 태능골프장에서 골프를 쳤고, 1999. 5. 23. 같은 해 6. 26. 같은 해 11. 21. 같은 해 12. 11. 남부골프장에서 4차례나 골프를 함께 친 사실, 이익치가 현대증권의 회장으로 재직중이던 2000. 8.경 현대증권은 김영완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이앤씨 캐피탈과 리스크매니지먼트계약을 체결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익치는 김영완과 보통 이상의 친분이 있다고 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익치나 김영완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를 숨기려는 듯한 진술을 하고 있어 그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운 점,
㉲ 이익치는 이 사건 CD의 수령사실을 강력히 부인하다가 곧 시인하는 태도를 보였고, 부인하는 과정에서도 명백한 사실에 대하여 상식에 맞지 않는 반박을 한 점,
㉳ 김영완 작성의 각 진술서는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지만, 이익치의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탄핵증거로 쓸 수 있는 바, 그 내용을 볼 때, 김영완은 이익치가 이 사건 CD를 피고인에게 건네준 것을 알지 못하고 정회장이 직접 이 사건 CD를 건네 준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정몽헌에게 인사를 하는 문제에 대하여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고 1차 진술서에 기재하고 있으나,
이는 정몽헌이 외국 출장을 가기 전에 김영완에게 ‘이익치에게 이 사건 CD의 전달을 지시해 두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는 진술과 모순되는 점,
김영완은, 피고인으로부터 교부받은 이 사건 CD를 현금화한 돈으로 국민주택채권 40억 원 가량을 매수하고 주식 50~60억 원을 매수하고, 20억원은 고향후배 김○○에게 빌려주어 현재까지 반환받지 못하였다는 것인바, 보관받은 돈을 제3자에게 임의로 20억 원씩이나 빌려주고 위험성이 있는 주식을 50~60억원 상당이나 매수하는 것이 타인의 돈을 관리하는 자의 태도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아니한 점,
김영완은 피고인이 이 사건 CD를 자신에게 보관시킨 후 돈이 얼마가 필요하다든가 얼마를 달라고 하지 않고 돈이 필요하면 기자 등과의 약속이 기재된 수첩을 꺼내 보이면서 ‘돈 많이 들어 죽겠어’라고 간접적으로 돈을 달라는 표현을 하면 돈을 가져다 달라는 뜻으로 알고 20~30회에 걸쳐서 한번에 1,000만 원, 3,000만 원, 5,000만 원, 1억 원씩 합계 30억 원 가량을 피고인에게 가져다 주었고,
그 중에는 100만 원권 수표로 1억 원씩 2~3회 가져다 준 일도 있다고 하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은 뇌물로 받은 이 사건 CD를 김영완에게 보관시킨 사람이 돈을 반환하여 달라고 할 경우의 태도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김영완 작성의 각 진술서의 기재 내용대로라면 김영완이 무엇을 기준으로 돈의 액수를 1,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정하여 피고인에게 가져다 주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고, 그리고 100만 원권 수표로 전달하였다는 2~3억 원은 계좌추적을 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는 나오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서도 이익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다) 결국 원심이 위와 같이 증거능력이 없거나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에는 증거의 가치판단을 그르친 나머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증거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이 법원의 판단
가. 환송판결의 기속력
피고인이 환송전당심 판결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외국환거래법위반 및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위반 부분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삼은 각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환송판결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상고이유의 주장이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그와 같이 대법원 판결에서 배척된 부분은 그 판결의 선고와 동시에 확정력이 발생하여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사건을 환송받은 당심으로서도 이에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도306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외국환거래법위반 및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위반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환송전당심에서 주장한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환송전당심 판결과 같이 판단하고, 환송판결이 피고인의 상고가 이유 있다고 판단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부분에 대하여만 구체적으로 판시하기로 한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의 요지
피고인은 1999. 5. 24.경부터 2000. 9. 20.경까지 문화관광부장관으로 재직하고, 그 기간 중인 2000. 2.말경에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통령 특사로 임명되어 남북정상회담 성사시까지의 준비회담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2001. 3. 26.경부터 2001. 11. 8.경까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 비서관으로, 2002. 1. 29.경부터 2002. 4. 14.경까지 청와대 정책담당특보로, 2002. 4. 15.경부터 2003. 2. 24.경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업무 전반에 대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오던 자인 바,
정몽헌으로부터 원활하게 대북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금강산 관광유람선에 카지노 및 면세점 운영권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자 문화관광부장관 및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통령 특사인 피고인의 지위를 이용하여 대북경제협력사업을 추진중인 현대측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준비비용을 빙자하여 뇌물을 교부받기로 마음먹고,
2000. 4. 3.경 서울 중구 계동 소재 현대사옥 12층 정몽헌의 사무실에서, 김영완을 통하여 정몽헌에게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150억 원이 필요하니 150억 원만 지원해 달라” 라고 요청한 후 같은 달 중순 일자불상 21:30경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소재 프라자호텔 22층 토파즈라는 상호의 주점 내 룸에서 정몽헌의 지시를 받은 현대증권 주식회사 회장인 공소외 이익치로부터,
당시 카지노업 허가 및 관리 주무부서의 책임자이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의 대통령 특사인 지위를 이용하여 금강산관광사업과 관련한 카지노, 면세점 등의 설치 및 현대가 시행중인 대북사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여 달라는 취지로 제공되는 액면금 1억 원 양도성예금증서(CD) 150매, 150억 원 상당을 교부받아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이다.
다. 환송후당심에서 제출된 증거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김영완으로 하여금 정몽헌에게 뇌물을 요구할 것을 지시하였다는 점과 이익치로부터 이 사건 CD를 수령하였다는 점을 줄곧 부인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성부는 환송판결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위 각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있는지에 따라 가려진다 할 것이다.
한편 대법원이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파기한 부분으로서 환송후 법원의 심판대상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 법원은 증거조사를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나타난 새로운 증거에 의하여 사실인정을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새로운 증거에 따라 환송판결과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것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0. 3. 13. 선고 89도236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도 환송후당심에서 새로이 제출된 증거 중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과 이 사건 CD 수령 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에 관하여 그 증거능력 내지 증명력에 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1) 당원의 증거조사 의뢰에 의하여 일본 주재 대한민국 영사 작성의 진술청취서(이
하에서는 ‘영사 진술서’라고 약칭한다)
(가) 영사 진술서의 작성 경위
영사 진술서는 당심에서 검찰이 2005. 6. 10.에 한 영사에 위임한 증인신문신청에 대하여 당원이 같은 해 7. 4. 영사에 의한 진술청취를 증거방법으로 채택한 후 영사관계에관한비엔나협약 제5조 (j)목 및 국제형사공조법 제4, 5조의 규정을 근거로
국제형사공조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법원행정처장, 법무부장관, 외무부장관을 순차 경유하는 방식으로 일본 주재 대한민국 영사에게 김영완에 대한 진술청취촉탁에 관한 공조요청을 함에 따라 위 영사가 이 사건 공조요청서에 첨부된 진술청취사항에 관하여 김영완에게 질문하고 동인으로부터 그에 대한 답변을 청취하여 작성되었다.
(나) 영사 진술서의 법적 성격
위와 같은 경위로 작성된 영사 진술서는 법원 또는 법관의 면전에서 작성된 조서가 아니므로 형사소송법 제311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부여될 수 없음은 명백하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라고 볼 수 없어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에 의하여 당연히 증거능력 있는 서류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도5693 판결 참조).
다만, 형사소송법 제313, 314조가 동법 제31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서 이외의 기타의 진술조서 등 서류 일체를 포괄하여 그에 대한 증거능력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법 조문의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동법 제313조 제1항 소정의 서류를 반드시 우리나라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서류에만 한정하여 볼 것은 아닌 이상 일본 주재 대한민국 영사가 영사관계에관한비엔나협약의 규정에 근거하여 작성한 이 사건 영사 진술서도 같은 항 소정의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므로 동법 제314조 소정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것이라면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도1351 판결 참조).
(다) 영사 진술서의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의 ‘필요성‘ 요건 충족 여부
① 피고인은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규정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데 필요한 요건 중 첫째 요건인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기타 사유로 인하여 공판정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경우이어야 한다는 소위 ‘필요성’의 요건은 공소제기 전 수사단계에서 진술 등이 이루어진 후 진술자 등의 소재가 불명해진 경우에만 충족되는 것이지
이 사건의 경우처럼 원진술자인 김영완이 수사개시 전부터 출국하여 의도적으로 행방불명된 상태에서 작성된 진술서는 위 필요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고 주장한다.
② 그러므로 살피건대, 오늘날 교통, 통신의 발달로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입.출국이 자유롭고 용이해졌다고는 하나, 외국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아니하는 곳으로 증인의 소환 및 송달 등의 재판권 행사가 불가능하거나 어렵고,
설사 사법공조조약이 체결된 국가에 원진술자가 거주하여 우리나라와의 사법공조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공조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원진술자를 국내의 법원으로 소환하여 진술을 듣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사망, 질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법원 및 수사기관의 의사와 관계 없이 법관의 면전에서 원진술자나 작성자의 진술과 이에 대한 반대신문이 부득이 방해받고, 이러한 경우 무작정 그 진술을 기다린다면 신속한 재판과 실체적 진실발견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사유로서 정당성이 있으며(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2005. 12. 22. 2004바45 결정 참조),
그 요건과 관련하여 ‘외국거주’라고 함은 환송판결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진술을 요할 자가 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가능하다고 상당한 수단을 다하더라도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 출석하게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야 예외적으로 적용이 있다고 할 것인데,
통상적으로 그 요건의 충족 여부는 소재의 확인, 소환장의 발송과 같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항상 그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만 위 요건이 충족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법원이 그 진술을 요할 자를 법정에서 신문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이로써 그 요건은 충족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③ 이 사건의 경우 김영완이 2003. 3. 20. 미국으로 출국한 후 연락처를 남기거나, 자신의 소재를 전혀 알리지 않아 자신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채 여러 나라를 전전하면서 계속 도피생활을 하고,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으며,
이에 검사는 2003. 11. 28. 미국과 체결한 형사사법공조조약에 따라 미국 정부에 대하여 김영완에 대한 소재확인을 구하는 내용의 형사사법공조요청을 하였으나(공판기록 4,728면), 아직까지도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
현재 이 법원 및 쌍당 당사자 모두 김영완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점, 법원 및 수사기관으로서도 가능하고 상당한 수단을 다하더라도 진술이 필요한 김영완을 법정에 출석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위 첫째 요건은 충족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라) 영사 진술서의 형사소송법 제314조 소정 ‘특신상태’ 요건의 충족 여부
나아가, 영사 진술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작성되어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규정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데 필요한 둘째 요건이 충족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직접주의와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14조 단서 소정의 소위 특신상태 요건의 충족 여부는 피고인의 직접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의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그러한 권리가 형해화되는지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는 바,
이 사건에서 김영완은 피고인에 대한 뇌물수수의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자신의 형사적 책임이 문제될 수 있어 피고인과는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상반되는 위치에 있는 자로서 이 사건의 핵심적인 증인 및 잠재적 피의자에 해당하는데,
동인이 이 사건의 수사가 개시되기 직전 미국으로 출국한 이래 수년간 의도적으로 귀국.증언을 회피하고, 해외에서 계속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영사와 김영완만이 참석한 자리에서 진술서가 작성됨으로써 피고인 등은 그 내용에 대하여 면전에서 반대신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어 있어 실체적 진실발견에 극히 미흡한 점,
김영완 스스로도 누차 자신이 당분간 귀국의사가 없음을 피력한 상태이므로 영사 진술서는 이미 장래 공판기일에서 김영완에 대하여 반대신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작성된 것인 점,
김영완이 영사 진술서의 기재 내용에 대하여 위증의 벌 등 아무런 법적 제재나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작성되었고, 동인의 희망에 따라 녹음.녹화도 실시되지 않아 그 진술태도를 확인할 방법도 없는 점,
영사 진술서의 작성 시기가 이 사건 수사 뿐 아니라 환송전당심에 이르기까지의 증거조사가 시행된 후이고, 김영완이 언론 등을 통하여 해외에서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상태에서 영사 진술서가 작성된 점, 그 내용을 보더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전혀 없이 모두 피고인이 줄곧 부인하고 있는 피고인의 뇌물요구 지시 사실,
이 사건 CD 수령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만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기재 내용 중에는 자신이 피고인으로부터 “돈 많이 들어 죽겠어”, “정몽헌 회장 잘 알잖아”라는 말을 듣고 정몽헌에게 “박지원이 요새 어려운 모양인데 한번 도와줘요”라고 하였을 뿐 구체적인 금액이나 무기명 CD 등 뇌물의 형태에 대하여는 정몽헌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있는데,
그렇다면, 피고인이나 김영완이 150억 원이라는 거액의 뇌물액수나 뇌물의 형태에 관하여 정몽헌에게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정몽헌이 일방적으로 이를 결정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는 것이 되므로 이는 통상의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 점,
영사 진술서에서도 종전의 1, 2차 진술서 등과 마찬가지로 김영완이 자신과 가족들의 신변위협 및 건강 등 귀국할 수 없는 사유에 대하여는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해외체류 중 사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김영완이 귀국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더욱 의구심이 생기는 점,
김영완은 권노갑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에 관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3년형제1xxxx99호 사건의 피의자로서 2005. 1. 24. 기소중지된 점 등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영사 진술서가 작성된 전후의 사정, 진술서 작성 시기, 김영완이 처한 입장, 진술서의 기재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영사 진술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다거나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영사 진술서의 작성이 형사소송법 제314조 제1항 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