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병

박재인200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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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돈병’을 아시나요? 좀도둑이 된 백만장자

“혹시 ‘잔돈병’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5000원·1만원짜리 등 고액권은 거들떠보지 않은 채 오직 10원·50원짜리 등 ‘쇠천’만을 훔치는 도벽(盜癖)이에요.”

중국 대륙에 자나깨나 단위가 큰 지폐보다 동전 등 잔돈만 보면 도저히 훔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기이한 도벽인 ‘잔돈병’환자가 등장,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난징천바오(南京晨報)는 최근 백만장자인 한 남성이 집안의 보모(保姆)의 잔돈만 보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 훔치는 기이한 악습관을 가져,보모와 잔돈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한 뒤 20일 보모가 공안기관에 구조를 요청해오는 바람에 이 신종병인 ‘잔돈병’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잔돈병’에 걸린 사람은 중국 동남부 안후(安徽)성에 살고 있는 건축자재상인 천(陳)모씨이다.‘삐까번쩍하는’ 대저택 몇 채를 소유하고 있는 데다 미국 GM의 뷰익차를 굴리고 있을 만큼 집안 살림이 매우 풍족한 편이다.

그런데 천씨가 기이한 신종병인 ‘잔돈병’에 걸린 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샤오옌(小燕·19)’이라는 아가씨가 천씨 집의 보모로 들어오면서부터이다.샤오옌이 보모로 일한 그날 부터 천씨는 날마다 그녀의 방을 유심히 훔쳐보곤 했다.다름 아니라 잔돈을 훔쳐내기 위해서다.

샤오옌 방의 탁자 등에 잔돈을 올려놓기 나가 버리기만 하면,천씨는 몰래 들어가 훔쳐가곤 했다.1자오(角·약 13원)짜리 등 오로지 잔돈만을 남김없이 싹쓸이했다.

천씨가 그렇게 훔치기를 4개월여.4개월동안 그가 훔친 돈이래야 고작 71.6위안(약 9300원)에 불과했다.5위안(650원)짜리 지폐는 한장도 없고 모두 1자오와 5자오,1위안(元·130원)짜리 동전이었다.

이같이 잔돈이 없어지는 것을 참다못한 샤오옌은 조용히 천씨 부인에게 “사장님이 자꾸 잔돈을 훔쳐간다.”고 항의했다.천씨 부인은 웃으면서 “큰 돈이 아니니까 너가 좀 이해하라.내가 갚아줄께.”라며 다독거려 주기만 했다.

샤오엔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천씨가 심리적으로 변태인 것이 아니냐는 느껴져 혹시 ‘좋지 않은 일을 당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 천씨와 한 집안에서 같이 지내기가 무서웠다.그래서 곧바로 천씨에게 보모직을 “그만두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에 천씨는 그렇다면 “네 월급을 모두 주겠다.”며 4개월치 2400위안(31만 2000원)을 내놓았다.그래서 샤오옌은 왜 훔쳐간 잔돈 71.6위안은 주지 않느냐고 큰 소리를 높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천씨 부인은 “평소에도 친척이나 친구집에 가서 잔돈만 보면 훔치는 버릇이 있어 난감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그렇지만 결코 10위안짜리 지폐나 돈지갑을 훔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며 사오옌에게 훔친 잔돈 71위안을 되돌려주려고 했다.이말을 듣자마자,욱기가 난 천씨는 “땡전 한푼도 줄 수 없다.”며 심한 욕설을 퍼붓고 손으로 밀치기까지 했다.

이에 사오옌은 이들과는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다.난징의과대학 심리학과 저우정위(周正猷) 교수는 “이 ‘잔돈병’은 결코 기벽(奇癖)이라고 할 수 없다.”며 “어릴때 아주 가난했다가 성인이 돼 부자가 된 사람중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