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저자/공지영님
잊는다는 건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스물두 살, 사랑한다면 그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었던, 사랑한다면 함께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나누고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던 스물두 살의 베니였다.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中 -
공지영의 말처럼 은 너무나도 순수한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를 한없이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은 순수하고 맑은 감정이다. 준고와 홍이가 7년 동안 서로를 잊지 못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그리워했던 것은 그만큼 그들이 순수한 감정을 이어나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우연처럼, 운명처럼 이어진 7년만의 재회, 5일간의 시간. 그리운 사랑과 진짜 이별을 해야할지, 아니면 또 다른 운명을 시작해야 할지 이들은 자신에게, 서로에게 몸을 맡긴다.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은 다르다. 그들은 국적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며, 츠지 히토나리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작가고, 공지영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간직하고 있는 작가다. 그렇기때문에 같은 제목으로 출판된 은 같은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물론, 츠지 히토나리의 글은 준고의 입장에서 서술되어진 것이고, 공지영의 글은 홍이의 입장에서 서술되어진 것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거리감은 보다 더욱 멀다.
츠지 히토나리가 쓴 준고의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읽을 때도, 결코 홍이가 그만큼 그리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들이 7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굳이 글로 써내려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홍이의 마음을 공지영의 글로 보게 되니 더욱 간절하다는 느낌이다.
공지영의 문체는 섬세하고, 몽환적이다. 그녀의 손을 거치면 벚꽃도 그냥 분홍색의 예쁜 꽃을 넘어 어떤 상징적인 존재가 되며, 아픔도 정신과 육체를 넘은 깊은 절망이 된다. 이것은 굉장히 한국적인 문체다. 그래서 츠지 히토나리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진정성이 느껴진 것이다. 이것은 내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츠지 히토나리의 글은 번역되어 건너온 것이고, 공지영의 글은 그녀가 생각했던 낱말과 문장 그대로 내 손으로 건너왔으니까.
개인적으로 공지영의 섬세한 묘사들이 마음에 든다. 평소 에쿠니 가오리나 츠지 히토나리의 세련되고 간결한 문체를 선호하던 나였지만 그래도 역시 마음을 표현하는데는 길더라도 알맞게 묘사되는 것이 통쾌하다. 이것은 꽤 끈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마지막 책장을 넘겼을 때의 만족감은 배가 된다.
너무나도 다른 두 작가가 똑같은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에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 을 보면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아쉽게도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어긋나는 이미지를 그려냈다는 것에서 오는 실망감이었다. 서로 대화가 부족했을 수도 있고,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굉장히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 역시나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이 가진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들은 한국과 일본이라는 공간에서 자라 온 국적이 다른 작가이지 않은가?
을 보려하는 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공지영의 소설을 먼저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있다. 그래야 이들의 관계를 세밀하고,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이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준고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쉬울 것이다. 나는 아쉽게도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먼저 읽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독특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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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저자/츠지 히토나리
를 좋아한다. 그 소설을 읽은 뒤부터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모든 소설을 찾아 봤을만큼... 개인적으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섬세하고 세련된 문장을 좋아하지만, 츠지 히토나리 역시 나쁘지 않은 일본 작가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남자의 입장이 되어서 소설 한 편을 써냈다. 이번 상대 작가는 에쿠니 가오리가 아닌 국내 작가 공지영. 보다 더욱 기대되는 만남이었다. 나는 에쿠니 가오리만큼이나 공지영을 좋아하니까. 내가 좋아하는 두 작가가 만나 써내려간 이야기이니 만큼 나에게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출발이었다.
일본에서 만나 너무나도 사랑했던 "준고"와 "최홍". 준고는 소설가를 지망하는 일본 대학생이었으며, 최홍은 공부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대학생이었다. 첫 만남부터 운명을 느꼈기 때문에 두려웠다는 홍이의 말처럼 이들은 마치 마지막 사랑인 듯 그렇게 사랑한다. 하지만 어리고, 젊고, 단순했기 때문에 준고는 홍이의 고독과 외로움을 알아주지 못하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진다. 그리고 7년 후. 유명 소설가가 되어 한국을 방문한 준고는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는 홍이의 흔적을 찾기 위해 헤매인다.
나는 아직 "준고"의 마음과 사연이 적혀있는 츠지 히토나리의 만 보았다. 이 글을 쓰고, 곧 공지영이 쓴, 그러니까 "홍이"의 마음을 볼 것이다. 준고의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마치 그가 홍이에게 커다란 상처를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은 사랑에 빠진 자만이 가지는 죄책감이라는 걸. 아직 홍이의 이야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 역시 준고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단언하고 있다. 어리석고 유치해 보이지만 사랑하는 사이에서만 생길 수 있는 오해다.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신기했다. 내가 잘 아는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글에서 한국을 듣는다는 건 굉장히 묘한 기분이었다. 그가 본 서울의 야경, 한강의 모습, 그리고 한국의 겨울은 마치 내가 알던 우리나라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곳이 그에게는 제 3세계로 다가온 듯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웠던 것은 소설을 쓰기 위해 인위적으로 그려낸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5일간 체류하는 준고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분명 한국도 방문하고, 한국에 대한 자료 조사도 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한국에 살았던 사람과 한국에 대해 공부한 사람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그리고 서울의 풍경을 너무 아름답게만 꾸미려한 겉치장스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사랑을 표현하는 문장들은 인위적이지 않은 '진짜'였다. 홍이를 7년 동안 잊지 못하는 준고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서울로의 5일간의 방문이 그녀와의 시작과 이별을 결정하는 운명적인 시간이 될거라고 준고가 예감한 것처럼, 그들의 흔들거리는 만남은 끊임없는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있는 내가 간절히 해피엔딩을 바랄만큼 그들은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잘 느껴졌다. 물론, 홍이의 마음을 모른다는 건 꽤 곤욕스러웠지만...(이제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보다는 못한 작품이라는 결론이다. "한일우호의 해"를 맞아 썼다는 츠지 히토나리의 말처럼 이 작품에는 순수함보다 의도적인 부분이 많이 느껴진다. 에서 느껴졌던 사랑과 남,녀에 대한 심오한 탐구도 부족하다. 그래서 오히려 공지영 편이 더욱 기대된다. 그녀는 츠지 히토나리보다는 더욱 섬세한 작가니까. 공지영이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닌, 순수하게 그들의 이야기만을 그려내야 한다는 욕심이 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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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제목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은 이미 사랑이 끝났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준고와 홍이는 여전히 서로를 잊지 못하고 사랑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제목 자체는 멋지지만 소설 내용과는 어긋나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공지영&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저자/공지영님 잊는다는 건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스물두 살, 사랑한다면 그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었던, 사랑한다면 함께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나누고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던 스물두 살의 베니였다.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中 - 공지영의 말처럼 은 너무나도 순수한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를 한없이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은 순수하고 맑은 감정이다. 준고와 홍이가 7년 동안 서로를 잊지 못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그리워했던 것은 그만큼 그들이 순수한 감정을 이어나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치 우연처럼, 운명처럼 이어진 7년만의 재회, 5일간의 시간. 그리운 사랑과 진짜 이별을 해야할지, 아니면 또 다른 운명을 시작해야 할지 이들은 자신에게, 서로에게 몸을 맡긴다.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은 다르다. 그들은 국적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며, 츠지 히토나리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작가고, 공지영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간직하고 있는 작가다. 그렇기때문에 같은 제목으로 출판된 은 같은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물론, 츠지 히토나리의 글은 준고의 입장에서 서술되어진 것이고, 공지영의 글은 홍이의 입장에서 서술되어진 것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거리감은 보다 더욱 멀다. 츠지 히토나리가 쓴 준고의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읽을 때도, 결코 홍이가 그만큼 그리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들이 7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굳이 글로 써내려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홍이의 마음을 공지영의 글로 보게 되니 더욱 간절하다는 느낌이다. 공지영의 문체는 섬세하고, 몽환적이다. 그녀의 손을 거치면 벚꽃도 그냥 분홍색의 예쁜 꽃을 넘어 어떤 상징적인 존재가 되며, 아픔도 정신과 육체를 넘은 깊은 절망이 된다. 이것은 굉장히 한국적인 문체다. 그래서 츠지 히토나리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진정성이 느껴진 것이다. 이것은 내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츠지 히토나리의 글은 번역되어 건너온 것이고, 공지영의 글은 그녀가 생각했던 낱말과 문장 그대로 내 손으로 건너왔으니까. 개인적으로 공지영의 섬세한 묘사들이 마음에 든다. 평소 에쿠니 가오리나 츠지 히토나리의 세련되고 간결한 문체를 선호하던 나였지만 그래도 역시 마음을 표현하는데는 길더라도 알맞게 묘사되는 것이 통쾌하다. 이것은 꽤 끈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마지막 책장을 넘겼을 때의 만족감은 배가 된다. 너무나도 다른 두 작가가 똑같은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에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 을 보면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아쉽게도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어긋나는 이미지를 그려냈다는 것에서 오는 실망감이었다. 서로 대화가 부족했을 수도 있고,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굉장히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 역시나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이 가진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들은 한국과 일본이라는 공간에서 자라 온 국적이 다른 작가이지 않은가? 을 보려하는 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공지영의 소설을 먼저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있다. 그래야 이들의 관계를 세밀하고,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홍이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준고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쉬울 것이다. 나는 아쉽게도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먼저 읽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독특한 소설이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저자/츠지 히토나리 를 좋아한다. 그 소설을 읽은 뒤부터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모든 소설을 찾아 봤을만큼... 개인적으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섬세하고 세련된 문장을 좋아하지만, 츠지 히토나리 역시 나쁘지 않은 일본 작가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남자의 입장이 되어서 소설 한 편을 써냈다. 이번 상대 작가는 에쿠니 가오리가 아닌 국내 작가 공지영. 보다 더욱 기대되는 만남이었다. 나는 에쿠니 가오리만큼이나 공지영을 좋아하니까. 내가 좋아하는 두 작가가 만나 써내려간 이야기이니 만큼 나에게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출발이었다. 일본에서 만나 너무나도 사랑했던 "준고"와 "최홍". 준고는 소설가를 지망하는 일본 대학생이었으며, 최홍은 공부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대학생이었다. 첫 만남부터 운명을 느꼈기 때문에 두려웠다는 홍이의 말처럼 이들은 마치 마지막 사랑인 듯 그렇게 사랑한다. 하지만 어리고, 젊고, 단순했기 때문에 준고는 홍이의 고독과 외로움을 알아주지 못하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진다. 그리고 7년 후. 유명 소설가가 되어 한국을 방문한 준고는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는 홍이의 흔적을 찾기 위해 헤매인다. 나는 아직 "준고"의 마음과 사연이 적혀있는 츠지 히토나리의 만 보았다. 이 글을 쓰고, 곧 공지영이 쓴, 그러니까 "홍이"의 마음을 볼 것이다. 준고의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마치 그가 홍이에게 커다란 상처를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은 사랑에 빠진 자만이 가지는 죄책감이라는 걸. 아직 홍이의 이야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 역시 준고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단언하고 있다. 어리석고 유치해 보이지만 사랑하는 사이에서만 생길 수 있는 오해다.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신기했다. 내가 잘 아는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글에서 한국을 듣는다는 건 굉장히 묘한 기분이었다. 그가 본 서울의 야경, 한강의 모습, 그리고 한국의 겨울은 마치 내가 알던 우리나라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곳이 그에게는 제 3세계로 다가온 듯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웠던 것은 소설을 쓰기 위해 인위적으로 그려낸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5일간 체류하는 준고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분명 한국도 방문하고, 한국에 대한 자료 조사도 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한국에 살았던 사람과 한국에 대해 공부한 사람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그리고 서울의 풍경을 너무 아름답게만 꾸미려한 겉치장스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사랑을 표현하는 문장들은 인위적이지 않은 '진짜'였다. 홍이를 7년 동안 잊지 못하는 준고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서울로의 5일간의 방문이 그녀와의 시작과 이별을 결정하는 운명적인 시간이 될거라고 준고가 예감한 것처럼, 그들의 흔들거리는 만남은 끊임없는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있는 내가 간절히 해피엔딩을 바랄만큼 그들은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잘 느껴졌다. 물론, 홍이의 마음을 모른다는 건 꽤 곤욕스러웠지만...(이제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보다는 못한 작품이라는 결론이다. "한일우호의 해"를 맞아 썼다는 츠지 히토나리의 말처럼 이 작품에는 순수함보다 의도적인 부분이 많이 느껴진다. 에서 느껴졌던 사랑과 남,녀에 대한 심오한 탐구도 부족하다. 그래서 오히려 공지영 편이 더욱 기대된다. 그녀는 츠지 히토나리보다는 더욱 섬세한 작가니까. 공지영이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닌, 순수하게 그들의 이야기만을 그려내야 한다는 욕심이 컸기를 바란다. ............................................................................................ Tip. 제목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은 이미 사랑이 끝났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준고와 홍이는 여전히 서로를 잊지 못하고 사랑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제목 자체는 멋지지만 소설 내용과는 어긋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