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오만 vs 여자의 편견

하정은200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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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오만 vs 여자의 편견

 

남자의 오만>

 

자신은 항상 표준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1과 9의 평균은 5. 자명하다. 그러나 남자에 관한 키와 체중을 제외하면 이렇듯 간단히 평균을 낼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일까? 비록 자신이 '원빈' 보다는 못하는 건 인정하면서도, 단지 '옥동자' 보다 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스로가 대한민국 남성의 표준 외모를 넘어선다는 자신감에 가득 찬 남자들이 많은 건, 이런 남자일수록 주위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그것을 자신의 외모에 대한 질시라고 받아들인다.

 

자기가 대시하면 다 넘어올 거라고 생각한다.

외모에 대한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돈이든 배경이든 뭐라도 하나 더 된다고 생각하면 그 때부턴 아주 지대 '왕자' 모드다. 조건 하나라도 더 갖춘 것들이 그러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개뿔도 없는 애들이 그러면 더 가관이다. 자신의 위태롭고 까칠한 매력으로 모성 본능을 자극하면 넘어올 수 밖에 없대나 어쩐대나...

 

안 넘어오면 넘어올 때까지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던가. 하지만 찍히는 나무 입장에선 한 번 찍히는 것만으로도 피곤해 죽을 지경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질에, 스케쥴 파악해서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고. 그것도 모자라서 저녁마다 집 앞에서 서성거리다니. 그 집착의 정도가 곧 상대방에 대한 애정의 척도라 착각하는 남자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스토킹'이라 부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친구가 없거나 못생긴 애는 꼬시기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탕수육 먹으러 갔다가 돼지고기 떨어졌다고 하면 자장면 먹고 나오나? 아니다. 라조기를 먹거나 하다못해 잡채밥이라도 먹고 나오는 게 사람의 심리. 연애도 같은 이치다. 못생기고 뚱뚱한 삼순이 누님도 '삼식이' 정도는 디어야 넘어가더라는 사실. 이미 잊은 겐가?

 

담배물고 분위기 잡으면 자기도 정우성 같아 보일거라 생각한다.

'담배' 가 무슨 요술지팡이인가? 입에 한 대 물고 미간에 각 잡는다고 다 멋있어 보이게...정우성이 멋있는 건 그가 '정우성'이기 때문이지 담배를 피워서가 아니라는 단순한 이치를 왜 남자들만 모를까? 특히 자기 자취방에서 여자친구가 스킨십 거부한다고 괜히 인상쓰면서 담배 무는 남자들. 너무 추하다. 자기에게 마음을 터놓는 여자는 다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신뢰가 가고 마음이 통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얘기들을 털어놓는 건 물론 사실. 하지만 함께 이야기하기 좋은 '친구' 혹은 '좋은 오빠' 라는 것이 반드시 '연애하고 싶은 남자' 라는 뜻은 아니다.

 

여자의 편견>

 

자기한테 목매다는 남자는, 다른 여자 못 만날 거라 생각한다.

오랫동안 당신에게 목을 매던 남자가 드디어 고백했다면? 그는 이미 당신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사랑으로 인한 아픔을 스스로 감내하기 힘들어, 차라리 당신을 잊는 것이 더 낫다고 결저한 후에야 고백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런 남자들이니까...감정의 손익 계산서에서 자신이 언제나 마이너스라고 여기는 남자일수록 정에 굶주려 있는 법. 당신으로부터 받지 못하는 애정을 채워주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의외로 쉽게 넘어갈수도 있다. 비록 당신만큼 사랑할 수는 없을거라 속으로 되뇔지라도...

 

돈 많은 남자 만나면 그 돈이 내 돈일거라 생각한다.

천만에. 그런 남자일수록 자신의 돈을 보고 덤비는 여자들에 이미 질려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재벌 2세가 아닌 다음에야, 젊은 나이에 아둥바둥 그렇게 돈을 모은 남자라면 도리어 돈 씀씀이가 더 인색할 것이다.

 

연애학에서 들었던 얘기들을 접목시켜 사람을 일반화한다.

인터넷이나 잡지에 나오는 혈액형별, 잡지별, 유형별 범주 나누기에 익숙해서일까? 남자 만나면 그 남자를 자신이 아는 범주 속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평소에 무척 대범한 A형의 남자가 어쩌다 한 번이라도 소심한 행동을 했다면, '거봐, 어쩔 수 없는 A형이잖아' 라는 식으로 쉽게 낙인찍어버린다.

 

'남자는 열 여자 마다 않는다' 라고 생각한다.

비록 남자가 '늑대'라는 걸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런 편견은 너무 심하다. 짐승도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먹진 않는다. '줘도 못 먹으면 병신' 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준다고 다 먹는 것만큼 추한 것도 없다' 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훨씬 더 많다.

 

원래 매너 좋은 남자라는 걸 알아도, 자기한테 보이는 친절 만큼은 특별하다 생각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그러나 홀로 방 안에 앉아 비디오나 보고 있는 당신에게 마침 도착한 문자 메세지. " Merry Christmas! ^^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라며." 근데 왠걸, 발신자 번호가 없다.

이제 당신의 상상력이 발동할 차례. 혹시 평소에 나를 마음에 두고 있던 누군가가 보낸 건 아닐까? 얼마 전에 대출해주었던 과 선배, 혹은 영화를 보여줬던 동기 녀석? 아냐아냐, MT에서 흑기사를 자청하며 날 똘망똘망 바라보던 후배 녀석일거야... 하지만 알고 보면 넉살 좋은 과대표가 돌린 단체 문자 메세지. 문자 메세지라면 이 정도로 결론 나겠지만, 매을 마주치는 매너 좋은 누군가에 대해 그런 오해를 품는다면 당신만 바보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