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나는... 이제 다음을 생각해.
하지만, 가까운 다음 시간들은 온통 슬프고, 슬프고... 슬프고, 슬퍼.
그래서 나는 이제 멀리 있는 시간을 생각해.
몇년이 지나야 그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몇년, 십몇년, 몇십년 시간이 지나서 우연히 만난 너는
내게 물어볼지도 몰라.
"그때 우리 사랑이 어땠었지?"
난 뭐라고 대답할까?
난 지금 그걸 생각해보려고 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할까?
기억, 미련, 원망, 미움...
다 한자루에 담아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뒷뜰에 내다 버렸다고...
근데 나, 지난 세월동안 한 번씩 그 뒷뜰을 거닐었다고...
사실은 맨손으로 검은 먼지를 쓸어내기도 했다고...
한 두 번쯤은 쪼그려 앉아서 그 자루들을 다 쏟아보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까마득해서 이젠 잊어버린 거 같다고...
그냥 웃으며 그렇게 말할까?
먼 다음 날, 아주 멀리 있는 날에...
그 여자...♀
차가운 베란다 바닥에 발가락을 구부린 채 쪼그려 앉아
이제 깊은 숨으로 입김을 뿜어내지.
추운 날의 입김은 더운 날보다 더 뜨거워.
알 수 없는 숨막힘이 있었어.
열번의 깊은 숨을 내쉬어도 뜨거운 체증은 단 1도도 내려가지 않았어.
겨울이 오고 있던 날, 큰 나무 아래에서
내가 이유없이 너를 원망하며... 다 너 때문이라 말하며...
팔에 얼굴을 묻고, 울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런 나를 지어하는 너의 표정을 봤을 때... 나는 생각했고, 말했지.
"나의 숨막힘의 정체는 바로 너야.
너를 놓으면 나는 자유로워질 거야."
당황해하는 너를 단칼에 자르고 나는 외로워진 대신 자유로워졌고,
얼마간은 시원하게 숨을 쉬었지만 곧 다시 숨이 막히기 시작했어.
너는 묻겠지?
"왜 너는 다시 숨이 막히지?"
그러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까?
여전히 너 때문이라고?
그때의 숨막힘은 니가 아니었다고?
이제는 너의 부재가 나의 숨막힘이라고?
니가 돌아오면 숨은 쉴 것도 같다고?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다고...?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 남자 그 여자』
2004. 02. 01. Tue.
왜 너는 다시 숨이 막히지?
그 남자...♂ 나는... 이제 다음을 생각해. 하지만, 가까운 다음 시간들은 온통 슬프고, 슬프고... 슬프고, 슬퍼. 그래서 나는 이제 멀리 있는 시간을 생각해. 몇년이 지나야 그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몇년, 십몇년, 몇십년 시간이 지나서 우연히 만난 너는 내게 물어볼지도 몰라. "그때 우리 사랑이 어땠었지?" 난 뭐라고 대답할까? 난 지금 그걸 생각해보려고 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할까? 기억, 미련, 원망, 미움... 다 한자루에 담아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뒷뜰에 내다 버렸다고... 근데 나, 지난 세월동안 한 번씩 그 뒷뜰을 거닐었다고... 사실은 맨손으로 검은 먼지를 쓸어내기도 했다고... 한 두 번쯤은 쪼그려 앉아서 그 자루들을 다 쏟아보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까마득해서 이젠 잊어버린 거 같다고... 그냥 웃으며 그렇게 말할까? 먼 다음 날, 아주 멀리 있는 날에... 그 여자...♀ 차가운 베란다 바닥에 발가락을 구부린 채 쪼그려 앉아 이제 깊은 숨으로 입김을 뿜어내지. 추운 날의 입김은 더운 날보다 더 뜨거워. 알 수 없는 숨막힘이 있었어. 열번의 깊은 숨을 내쉬어도 뜨거운 체증은 단 1도도 내려가지 않았어. 겨울이 오고 있던 날, 큰 나무 아래에서 내가 이유없이 너를 원망하며... 다 너 때문이라 말하며... 팔에 얼굴을 묻고, 울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런 나를 지어하는 너의 표정을 봤을 때... 나는 생각했고, 말했지. "나의 숨막힘의 정체는 바로 너야. 너를 놓으면 나는 자유로워질 거야." 당황해하는 너를 단칼에 자르고 나는 외로워진 대신 자유로워졌고, 얼마간은 시원하게 숨을 쉬었지만 곧 다시 숨이 막히기 시작했어. 너는 묻겠지? "왜 너는 다시 숨이 막히지?" 그러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까? 여전히 너 때문이라고? 그때의 숨막힘은 니가 아니었다고? 이제는 너의 부재가 나의 숨막힘이라고? 니가 돌아오면 숨은 쉴 것도 같다고?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다고...? 이소라의 음악도시 『그 남자 그 여자』 2004. 02. 01. T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