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부자 ‘안받고’ 서민 ‘못받고’

모기지론114200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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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06-06-06 04:33]

전세자금대출상품이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당하고 있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상품을 출시, 이 시장이 연간 100조원에 달하는 ‘블루오션’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막상 5개월이 흐르자 이 상품은 있는 사람으로부터는 외면당하고 없는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 돼버렸다.

특히 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시 집주인으로부터 받는 ‘전세금 반환확약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변하지 않고 있다. 은행 일선에서 대출담당을 하는 직원은 전세자금대출 신청 10건 중 평균 3∼4건은 입주 전 집주인의 전세자금반환확약서 서명 거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용대출과 차이 없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상품인 ‘우리홈론’은 지난 1월 출시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대출건수는 561건, 대출잔고는 240억원에 불과하다. 월평균 50억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이 외에 다른 시중은행 상황도 마찬가지로 일부 은행의 경우 일부 지점에서는 아예 전세자금대출 실적이 없어 대출과정을 모르는 직원들도 비일비재하다.

이는 전세자금대출이 전세금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이 아니라 사실은 신용대출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기관들이 최소한도의 채권 보전을 위해 집주인의 전세금 반환확약서를 받고 그것을 근거로 대출 한도를 높여준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원리금을 정해진 기간에 나눠 내는 것이 아니라 만기 일시상환방식이 많아 이자부담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용대출보다 불리할 수 있다. 또 대출금액의 0.3∼0.6%에 달하는 취급수수료도 대출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알고 신청해야 제대로 받는다

직장인 A씨는 최근 S은행에 전세자금대출을 문의했지만 직원으로부터 그런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받고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A씨가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한도’를 미리 확인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khfc.co.kr)에서는 개인 연봉에 상관없이 본인 신용 상태를 근거로 전세자금보증한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모든 시중은행과 업무제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보증한도를 확인하고 은행직원과 상담한다면 대출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이후 주택금융공사의 월별 임차자금보증 건수와 금액은 8500∼9000건에 1500억원 수준으로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전세금 반환확약서 서명 의무화 절실

시중은행들은 전세자금대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집주인의 전세금반환확약서 서명을 의무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확약서는 법적인 채권설정이 아님에도 집주인들의 거부로 인해 막판 대출집행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확약서에 서명하더라도 재계약, 집매매 등 일부 통보 의무와 전세금을 내줄 때 일부는 은행에, 일부는 세입자에게 나눠 지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 때문에 서민들이 전세자금대출을 수월하게 받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임대인 전세보험 가입 의무화’만큼이나 ‘전세금반환 확약서 서명 의무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