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버려야 겠군요...............

김상철2006.06.08
조회54

몇달 전부터 그랬습니다.

버려야지 하면서 아직 버리지 못한게 있습니다.

눈만 뜨면 보고 열고 닫고 하면서 버리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시원한 여름보내라고 사준 냉장고..........

 

이젠 보는 것조차 지겨운데 또 가서 열어야 하는 저의 마음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저걸 또 열고 어제 마셨던 술기운을 쓸어 내려야 한다는게....

 

예전에 그녀는 저안에 맛있고 몸에 좋다는것을 잔뜩 넣어 두었지요.

매주 일요일 제가 힘들거라면서 혼자 장을 봐서 점심나절 집에 들렀습니다.

고기 특히 제가 좋아하는 삽겹살은 항상 가득히 넣어 두었죠.

그뿐아니라 자기집에서 어머니 몰래가져온 김치며 밑반찬....

이제껏 먹어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것 같은 칡무침 그리고 강원도식 식혜등

지금생각해도 군침이....그리고 제가 계절이 바뀔때 마다 손발이 건조해져 갈라졌었는데

그녀가 건조한 손발에 좋다고 한약을 지어 와서 하루에 두번 먹으면 된다고 하곤

냉장고에 넣어 두었지요.

음식뿐 아니라 그녀가 힘들거나 내가 힘들어 할때 또 누구 하고 싸웠다거나

아니면 내가 미울때 또 하고 싶은 얘긴데 말로 하기 힘들때

냉장고 문에 적어두곤했었죠.

서로 그걸보면서 더욱 애뜻해졌죠.

 

정말 모르겠어요.왜 우리가 헤어진건지.......

 

어느날 저녁 퇴근해 집에 와보니

`나 이제 여기 못와...`

이 한마디만 냉장고 문에 덩그러니....................노란색 종이 였었죠.

 

그날이후 저 냉장고 안에는 물과소주병밖에 없어요.

도저히 뭘 사다 넣어야 하는지 알수가 없더군요.

 

이젠 냉장고 청소도 하지않아 냄새도 납니다.

 

 

이젠 정말 버려야 겠어요. 저 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