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생각하는 프로그램정도로 여겨졌던 미스터 스미스가 2, 3편에선 그 비중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네오가 더욱더 강해질수록 미스터 스미스도 그만큼 강해지죠. 99년? 아니 21세기 이후 갑작스레 재편된 메이져 힙합을 겪으며 이전의 시대를 아쉬워하는 시선들을 보면서, 매트릭스의 네오와 미스터 스미스 생각을 해봅니다.
90년대 초반은 얼터너티브 락과 힙합이라는 두 장르가 질적인 발전은 물론 양적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그들의 황금기가 도래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면엔 MTV가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요. MTV는 전국구방송을 제대로 때릴 완전한 시스템을 구축해놓으니 새로운 컨텐츠가 필요하였습니다. 이것이 지역구스타일의 음악을 메이져로 끌어온 것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작이자 이유였습니다.
마이클잭슨을 위시한 팝을 듣기엔 환경이 우울했던 시애틀의 부두노동자들의 구미에 맞아 나타났던 그런지락, 그리고 그네들의 삶을 노래한 갱스터랩은 새로운 미디어를 타고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죠. 이전까지 예쁘지 않았기 때문에 거대미디어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져 있던 사회의 모습이 이제는 거대미디어를 통해 보통 중산층과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 책이나 보고서 대신 음악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약을 사고파는 것이 뉴스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주체가 직접 서술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음악이상의 이해와 희열줬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의 문제점을 간파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죠.
그 음악들은 '사회를 망치는 것'이 아닌 우리가 몰랐던 사회의 숨겨진 모습이란 사실을 던져주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커트 코베인의 자살과 투팍과 비기의 죽음 이후... 이제는 그 모양새를 흉내 내 처음부터 기획한 블록버스터 앨범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이제는 돈도 벌고 갱스터가 아니니, 앨범을 다 갱스터랩으로 꾸밀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스눕독이 너무나도 진실해 보이기까지 하죠.
그렇담 이런 90년대를 지나 21세기인 지금, 과연 우리는 색이 바랜 메인스트림의 모습에 안타까워만 하고 있어야 할까요?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으니까요. 그럴 걱정은 없습니다. 네오와 미스터스미스이야기를 이제 다시 꺼내야겠네요. 비대해진 메이져를 막기 위해서일까요? 언더그라운드는 그 반대급부로 양이나 질 모두 거대한 성장을 거두었습니다. 이제 언더그라운드힙합은 메이져로 발돋움하기 위한 장소나 대중과는 친해질 수 없는 음악을 하는 장소가 아니죠.
90년대 음악을 하고픈 많은 예비아티스트들이 진정성 넘치는 클래식들을 통해 음악장르의 방법론을 깨우치고 하산해 언더그라운드에 수많은 캠프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말이나 글로는 다 쓸 수 없는 다양하고 실험적이며, 뛰어난 음악들이 넘쳐나고 있죠. 언더그라운드 자체만 본다면야 90년대와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90년대 힙합을 전파했던 MTV의 역할은 언더그라운드에선 무엇이 대신하고 있을까요. 바로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든 인터넷입니다. 미국의 어느 깡촌에서 한 힙합천재가 노트북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도 음원만 올려놓으면 전세계 누구나 발견하여 듣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귀찮긴 하지만, 정말 팬이되었다면 2만5천원 보내고 한국행 비행기에 시디를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고요. 네오와 스미스처럼, 메이져 힙합의 전체적인 모양새가 더 블링블링해지고 더 유행가의 모양새를 만들어 갈수록 그 반감과 비창조성에 대한 답답함을 통해서 비주류힙합은 더 자신들만의 틀을 견고하게 엮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두번째로.. 90년대 그런지락과 힙합을 단숨에 정점에 치닫게 했던 질풍노도의 중산층 10대들의 역할은 누가 대신하고 있을까요. 그건 유행에 연연하지 않고 충성도 높은 힙합씬의 확고부동한 팬들입니다. 김기덕감독이 조재현씨랑 장동건씨 나온 영화 빼고는 개봉관 2개잡고 깡그리 다 망해도 계속 영화 찍을 수 있는건 저 멀리 유럽에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파란 눈의 팬들이 디비디도 사주고 상도 주고 투자도 해줘서라죠.
사실 힙합에서 언더/메이져의 이분법적인 구분에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만큼 찌질해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시대는 변했고, 슈퍼프로듀서와 유행가로 재편된 메이져힙합은 더는 충격을 주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 이면엔 우리의 잘생긴 언더힙합 미스터 스미스씨가 점점 눈에 힘을 더 빡 주고 있다는 것이죠. 어차피 황금기의 힙합을 우리의 안방과 귀에 선사해 준 것도 거대미디어였고, 거대미디어가 아니었으면 그것들은 계속 언더그라운드였을 것입니다. 이제는 좀 더 리스너들이 주체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발견하고 공유하고 씬을 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이렇게 따지고보면 실상 내용적으로 변한 것은 없습니다, 아니 더 좋아졌을 수도 있죠. 대중화된 힙합이 90년대 대항했던 팝의 대륙에 편입되었을 뿐이고(좋은일이겠죠?), 방대해진 힙합의 바다를 헤엄칠 수 있는 수영복과 튜브를 얻은 것이니까요. 문제는 얼마나 용기있게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육지에서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 사람들은 못보는 바다생물까지도 볼 수 있을테니까요.
덧붙임. 영화에선 자신이 강해질수록 스미스가 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은 네오가 죽음으로 스미스를 제거하지만, 힙합엔 악당이 없으니, 이것저것 열심히 즐겨주며 예쁜 쌍둥이 둘 다 강하게 키웁시다.
[칼럼]힙합월드의 네오와 미스터 스미스
90년대 초반은 얼터너티브 락과 힙합이라는 두 장르가 질적인 발전은 물론 양적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그들의 황금기가 도래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면엔 MTV가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요.
MTV는 전국구방송을 제대로 때릴 완전한 시스템을 구축해놓으니 새로운 컨텐츠가 필요하였습니다. 이것이 지역구스타일의 음악을 메이져로 끌어온 것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작이자 이유였습니다.
마이클잭슨을 위시한 팝을 듣기엔 환경이 우울했던 시애틀의 부두노동자들의 구미에 맞아 나타났던 그런지락, 그리고 그네들의 삶을 노래한 갱스터랩은 새로운 미디어를 타고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죠.
이전까지 예쁘지 않았기 때문에 거대미디어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져 있던 사회의 모습이 이제는 거대미디어를 통해 보통 중산층과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 책이나 보고서 대신 음악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약을 사고파는 것이 뉴스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주체가 직접 서술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음악이상의 이해와 희열줬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의 문제점을 간파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죠.
그 음악들은 '사회를 망치는 것'이 아닌 우리가 몰랐던 사회의 숨겨진 모습이란 사실을 던져주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커트 코베인의 자살과 투팍과 비기의 죽음 이후... 이제는 그 모양새를 흉내 내 처음부터 기획한 블록버스터 앨범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이제는 돈도 벌고 갱스터가 아니니, 앨범을 다 갱스터랩으로 꾸밀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스눕독이 너무나도 진실해 보이기까지 하죠.
그렇담 이런 90년대를 지나 21세기인 지금, 과연 우리는 색이 바랜 메인스트림의 모습에 안타까워만 하고 있어야 할까요?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으니까요. 그럴 걱정은 없습니다.
네오와 미스터스미스이야기를 이제 다시 꺼내야겠네요. 비대해진 메이져를 막기 위해서일까요? 언더그라운드는 그 반대급부로 양이나 질 모두 거대한 성장을 거두었습니다.
이제 언더그라운드힙합은 메이져로 발돋움하기 위한 장소나 대중과는 친해질 수 없는 음악을 하는 장소가 아니죠.
90년대 음악을 하고픈 많은 예비아티스트들이 진정성 넘치는 클래식들을 통해 음악장르의 방법론을 깨우치고 하산해 언더그라운드에 수많은 캠프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말이나 글로는 다 쓸 수 없는 다양하고 실험적이며, 뛰어난 음악들이 넘쳐나고 있죠. 언더그라운드 자체만 본다면야 90년대와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90년대 힙합을 전파했던 MTV의 역할은 언더그라운드에선 무엇이 대신하고 있을까요. 바로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든 인터넷입니다.
미국의 어느 깡촌에서 한 힙합천재가 노트북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도 음원만 올려놓으면 전세계 누구나 발견하여 듣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귀찮긴 하지만, 정말 팬이되었다면 2만5천원 보내고 한국행 비행기에 시디를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고요.
네오와 스미스처럼, 메이져 힙합의 전체적인 모양새가 더 블링블링해지고 더 유행가의 모양새를 만들어 갈수록 그 반감과 비창조성에 대한 답답함을 통해서 비주류힙합은 더 자신들만의 틀을 견고하게 엮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두번째로.. 90년대 그런지락과 힙합을 단숨에 정점에 치닫게 했던 질풍노도의 중산층 10대들의 역할은 누가 대신하고 있을까요.
그건 유행에 연연하지 않고 충성도 높은 힙합씬의 확고부동한 팬들입니다.
김기덕감독이 조재현씨랑 장동건씨 나온 영화 빼고는 개봉관 2개잡고 깡그리 다 망해도 계속 영화 찍을 수 있는건 저 멀리 유럽에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파란 눈의 팬들이 디비디도 사주고 상도 주고 투자도 해줘서라죠.
사실 힙합에서 언더/메이져의 이분법적인 구분에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만큼 찌질해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시대는 변했고, 슈퍼프로듀서와 유행가로 재편된 메이져힙합은 더는 충격을 주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 이면엔 우리의 잘생긴 언더힙합 미스터 스미스씨가 점점 눈에 힘을 더 빡 주고 있다는 것이죠.
어차피 황금기의 힙합을 우리의 안방과 귀에 선사해 준 것도 거대미디어였고, 거대미디어가 아니었으면 그것들은 계속 언더그라운드였을 것입니다. 이제는 좀 더 리스너들이 주체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발견하고 공유하고 씬을 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이렇게 따지고보면 실상 내용적으로 변한 것은 없습니다, 아니 더 좋아졌을 수도 있죠. 대중화된 힙합이 90년대 대항했던 팝의 대륙에 편입되었을 뿐이고(좋은일이겠죠?), 방대해진 힙합의 바다를 헤엄칠 수 있는 수영복과 튜브를 얻은 것이니까요.
문제는 얼마나 용기있게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육지에서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 사람들은 못보는 바다생물까지도 볼 수 있을테니까요.
덧붙임. 영화에선 자신이 강해질수록 스미스가 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은 네오가 죽음으로 스미스를 제거하지만, 힙합엔 악당이 없으니, 이것저것 열심히 즐겨주며 예쁜 쌍둥이 둘 다 강하게 키웁시다.
남성훈| ironiclov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