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흑인 음악 전성기, 그 이면의 이야기들

gme200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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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흑인 음악 전성기, 그 이면의 이야기들


   TV 속의 사람들은 댄스 음악이 아닌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가장 유행에 민감한 CF에서도(나이트클럽은 나오지도 않더니) 힙합 클럽이 CF 배경으로 자주 나오고 있으며, 그 와중에 흑인 음악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으니 흑인 음악 천하에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이런 흑인 음악의 대중화는 흑인 음악이 클럽의 대표 음악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즉, 흑인 음악이 빌보드차트를 점령해나가기 시작했던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그 특유의 그루브(Groove)를 바탕으로 클럽 씬을 장악했다. R&B는 업템포 알앤비를 위주로 발전해 현재 크렁크 앤 비(Crunk & B)까지 이어져왔고, 힙합은 끊임없는 리듬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흑인 음악 이외의 팝이나 자신의 자식격인 일렉트로니카까지 포함하여 대부분의 장르를 흡수하고 소화시키면서 더욱 발전해나갔다.
이런 발전의 결과 백인 팝이나 락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트에서 소외 받던 흑인 음악은 이제 당당히 주류 음악, 그것도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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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재의 상황만을 생각해 볼 때 흑인 음악은 90년대에 비해 다양화 되었고 만인의 사랑스러운 연인일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흑인 음악을 메인스트림의 음악에 한해서 살펴본다면 주로 클럽 음악으로 한정되어 발전해왔고, 그 결과 싱글차트에서는 만인의 연인일는지 몰라도 앨범차트에서는 약간의 사랑이 있을 뿐이다.

[칼럼] 흑인 음악 전성기, 그 이면의 이야기들 최근의 빌보드 차트만 살펴봐도 이러한 점은 금방 드러난다. 싱글 차트에서는 역시나 마돈나의 새 싱글이나 켈리 클락슨의 싱글을 제외하면 흑인 음악의 물결이 넘실거린다. 하지만 앨범 차트를 본다면 락이나 컨트리, 그리고 팝 음반들이 다수 자리하고 있음을 쉽사리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더불어 싱글차트 상위권에 오를만한 앨범들의 제작자는 블록버스터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하다. 누구나 들어보고 싶어하는 유명 프로듀서의 새로운 곡들, 그리고 어느 앨범에서나 볼 수 있는 각광 받는 유명 피쳐링진. “요새 나온 메인스트림 음반치고 재지 패(Jazzy Pha)나 스캇 스토치(Scott Storch)의 손을 거치지 않은 앨범 있으면 어디 한 번 나와 보라고 그래!”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다.


90년대에 한창 흑인 음악이 메인스트림에서 위용을 떨치기 시작할 때에는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며 균형을 이룬 것에 비해 지금은 잘나가는 몇몇 아티스트나 프로듀서만이 성공의 단 맛을 볼 뿐이다.
즉, 예전이 나스, 우탱, 팻 죠 같은 뮤지션이 자신의 뿌리를 지키며 플래티넘을 기록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면 자기 복제와 블록버스터 강박관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요새 메인스트림의 상황에서는 스캇 스토치나 넵튠즈 없이는 그 위대한 뮤지션들도 앨범 판매량이 100만장을 넘기기 힘들다는 말이다. 아! 정말 슬픔에 목이 메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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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각광 받는 프로듀서가 많이 참여한 앨범에서도 더 게임의 [The Documentary] 같은 수작 앨범들이 나오고 있지만 클래식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앨범은 확실히 90년대보다 줄어든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는 앨범의 주체를 앨범을 내는 뮤지션 자신이 아닌 유명 프로듀서나 잘 나가는 여타 피쳐링 뮤지션에게 많은 부분 넘겨주면서 발생한 문제일 것이다. 다양한 참여 진으로 앨범이 풍성해 보이는 반면 앨범을 내는 뮤지션의 색깔은 줄어들게 되고 앨범의 통일성을 해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즉 누구의 앨범을 듣든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거나 앨범 구성이 중구난방인 경우가 많다는 것.


[칼럼] 흑인 음악 전성기, 그 이면의 이야기들메인스트림에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흑인 음악의 저변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흑인 음악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실제로 훌륭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하며 음악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게다가 유명한 팝스타들도 자신의 앨범에 흑인 음악적인 요소를 첨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대세가 되어버린 흑인음악을 지켜보며 흐뭇해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오히려 90년대보다도 그 스펙트럼이 줄어들어버린 현 메인스트림의 상황과 짧은 시간에 소비되어 버리는 훌륭한 프로듀서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필자는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좋은 음악이 성공한다는 진리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목에 칼이 들어올지라도). 일순간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 겉보기 화려한 참여진보다는 앨범의 내실을 굳건히 할 때, 그리고 뮤지션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이 인정받을 때 용암보다도 뜨거운 현 흑인 음악의 전성기는 계속될 것이다.[칼럼] 흑인 음악 전성기, 그 이면의 이야기들

이상현 |side-b9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