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05년을 수놓았던 여성뮤지션

gme200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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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5년을 수놓았던 여성뮤지션


남성의 경우와 달리 여성들의 직업에는 그녀들의 성별을 나타내는 표현이 추가된다.

여의사, 여박사, 여경 그리고 오늘의 주제 여가수… 그러나 적어도 여가수의 경우에는 이런 특별대우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First Lady of ~"류의 수식어는 여성 뮤지션들을 단숨에 챠트 상위권에 데뷔시키기도 하며 여성 MC나 프로듀서는 희소성 때문에 실력이나 앨범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물론 선입견에 의한 한계도 존재하지만 여성 아티스트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Mary J Blige, Ms. Dynamite, Trina는 2005년 하반기 앨범을 발표한 수많은 뮤지션들 중 여성 아티스트라는 이유로(물론 아티스트로서의 면면이 큰 역할을 했지만) gmeStyle의 금쪽같은 지면을 할애 받았다. 이 정도면 여성 뮤지션이라서 받는 특별대우도 제법 괜찮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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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Eminem의 [8mile]과 같은 뮤지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 주인공으로 Mary J Blige를 추천하고 싶다. 영화 제목은 [The Drama Queen] 혹은 [No More Drama]로 하고 불우했던 성장과정을 거쳐 데뷔 앨범 [What`s 411]으로 성공을 거두기까지의 과정이 아니라 [What`s 411]의 성공 이후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거의 모든 아티스트가 공통적으로 거치는 불우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그녀도 겪었다. 인형을 가지고 놀아야할 나이에 그녀는 거리를 전전하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었고 정규교육조차 끝마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가라오케에서 부른 노래 테이프가 양아버지의 손을 거쳐 Uptown Record CEO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Mary J Blige는 “Queen Of Hiphop, Soul"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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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5년을 수놓았던 여성뮤지션모던 R&B와 힙합 사운드가 절묘하게 결합된 비트위에 생동감 있게 쏟아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다른 여성 아티스트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센세이션이었다. 그러나 데뷔 앨범의 성공은 사랑 속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MJB의 소망을 보장하지 못했다. P.diddy와 결별하고 발표하는 앨범마다 음악적 성장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노력은 [What`s 411]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고 계약상의 문제로 곤란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연속된 사랑의 실패로 침체기를 겪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칼을 겨누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을 그녀는 직접 겪은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무너져버리는 대신 당당히 맞섬으로써 고난을 이겨내고자 했다. 푹 눌러쓴 모자와 짙은 메이크업으로 가려왔던 왼쪽 뺨에 있는 흉터를 그대로 과감히 드러낸 1999년 앨범 [Mary]를 통해 그녀는 고통에 정면으로 맞섬으로써 음악적, 정신적 성숙을 이뤘다. 그리고 2001년…
너무나 잘 알려진 'Family Affair'가 수록된 [No More Drama]와 2003년 앨범 [Love&Life]를 통해 그녀를 괴롭혀왔던 Drama와 완전히 작별하고 거리 여성들의 Role Model이 된 그녀가 새 앨범 [The Breakthrough]를 들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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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히트곡을 모은 Best Album이 될 것이라는 항간의 루머와는 달리 [The Breakthrough]는 슈퍼스타 프로듀서들과 화려한 게스트들이 대거 출동한 신곡들로 채워져 있다. 기존의 히트곡들로 채워져 있지 않지만 이번 앨범은 그녀의 13년 경력을 총 정리하는 베스트 앨범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둔탁한 드럼과 선이 굵은 베이스, 각 악기 특유의 울림이 살아있는 90년대 초반 사운드와 기계음 강한 2000년대의 사운드, Soulful한 곡들이 공존하는 가운데 성장기부터 오늘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가사들을 진솔하게 전달하는 Mary J Blige의 노래는 ‘Queen of HipHop. Soul’이 걸어온 지난 13년의 흔적을 조금씩 그러나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주목해야 할 트랙은 Will.i.Am이 함께한 ‘About You',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Be Without You’, 90년대의 흥겨움을 복원한 ‘Gonna Breakthrough’, 그녀의 경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MJB Da MVP’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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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R&B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Ms. Dynamite라는 이름이 약간 생소할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상대적으로 생소한 영국 출신인데다 홍보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녀를 소개하는 글은 언제나 화려한 수상경력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브릿 어워드, 모보 어워드, 머큐리 어워드 수상 경력이 과연 얼마나 그녀를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치열한 실천 의식을 가지고 옳은 목소리를 냄에 있어서 망설임이 없는 그녀를 ‘제2의 로린힐’이나 ‘R&B의 잔다르크’라고 소개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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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5년을 수놓았던 여성뮤지션예쁜 얼굴과 관능적인 몸짓으로 남성들을 유혹하는 다른 젊은 여성 싱어들과 달리 Ms. Dynamite는 아프도록 직설적인 가사로 대중들을 사로잡는다. Ms. Dynamite의 존재를 널리 알린 첫 번째 앨범 [A little Deeper]에서 그녀는 수많은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 한 것을 자랑삼아 늘어놓는 뮤지션들에게 Aids에 대해 반문하며 보석으로 몸을 치장한 뮤지션들에게는 그 보석을 캐기 위해 죽어간 흑인들에 대해 묻는다.

또 아버지 없이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야 했던 불우한 환경과 그 과정을 거치며 얻은 성찰을 담백하게 풀어놓기도 했다. 아버지 없이 7남매를 부양해야했던 삶의 피곤함과 소외받은 계층의 분노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녀의 창법과 자마이카 사운드와 미국 주류사운드가 독특한 비율로 혼합된 [A little Deeper]는 오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로린힐을 대신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출현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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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출산 때문에 2년간 침묵해야 했던 Ms. Dynamite가 새 앨범 [Judgement Days]를 들고 돌아왔다. 전작이 불우한 환경에서 느낀 소외감과 비애를 중심으로 다루었다면 이번 앨범은 스타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적극적인 사회운동가의 입장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이틀 싱글 ‘Judgement Day'와 ’Mr Prime Minister'에서 Dynamite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외면하는 권력자들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으며 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랩퍼 Lil' Wayne이 참여한 ‘You don`t Have to Cry’와 ‘She Don`t Live Here Anymore'에서는 불우한 성장기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특히 'Father'에서 그녀는 어린 나이에 그녀가 짊어지어야 했던 많은 짐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가정을 버려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아들에 대한 사랑을 담은 ’Shavaar', 익살스러운 샘플링과 그녀의 레게 베이스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Fall In Love Again'이 주목할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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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na는 앞서 소개한 두 아티스트들과 사뭇 다르다. 그녀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거나 그녀만의 무언가를 지니지 못했지만 성공적으로 챠트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다. Lil Kim과 Foxy Brown이 치열한 노출 경쟁으로 여성 랩퍼의 성공공식을 수립하자 Trina가 등장했다.
Trina는 그녀만의 독창적인 것을 개발하는 대신 선배들이 구축한 Bitch 이미지의 익스트림을 추구했다.

모델들이 무대에서 벗는 것은 예술이라고 부르면서 왜 가수들이 야한 옷을 입고 무대에 서는 것은 외설이라고 부르냐며 반문하는 그녀는 선배들보다 더 야한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고 그녀에 비하면 Lil Kim의 가사는 성경이라고 할 정도로 저속한 내용과 표현으로 가득한 노래들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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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05년을 수놓았던 여성뮤지션 그녀가 속해 있는 Slip & Slide가 마이애미에 베이스를 둔 레이블이라는 것부터 짐작할 수 있겠지만, 데뷔하기 전부터 이미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고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그녀가 앨범에서 다루는 주제는 단 하나 ‘Sex & Party’였다. 그런 맥락에서 같은 Slip & Slide 소속인 Trick Daddy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고 완성한 그녀의 데뷔 앨범 [Da Baddest Bitch]는 남부 남성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골드를 기록했다.

후에 여성 흑인 음악계의 큰 언니 Missy Elliot과 손잡고 만든 [Diamond Princess]를 발표하면서 Trina는 섹스 심볼로서 확실히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섹시 랩퍼의 양대 산맥인 릴킴과 팍시 브라운이 감옥 수감과 불치병으로 자리를 비우게 된 상황에서 Trina의 세 번째 앨범 ‘Glamorest Life’가 발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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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인 Lil Wayne이 전면에 나선 타이틀 싱글 ‘Don`t Trip'과 Mannie Fresh가 함께한 ’Da Club', 'It`s your B-day'과 같은 클럽을 뜨겁게 달궈줄 흥겨운 트랙과 말괄량이 같은 모습을 버리고 다소 순종적인 느낌으로 부드럽게 부른 ‘Here We Go’와 ‘50/50’로 채워진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그녀가 발표한 앨범 중 가장 자극적이고 즉각적인 흥겨움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특히 매번 작업 파트너를 바꿔가며 제법 괜찮은 클럽 넘버들을 배출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자력으로 시련을 극복하는 다른 여성 아티스트들과는 달리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남자를 이용하는 영리한 여우를 연상시킨다.[칼럼] 2005년을 수놓았던 여성뮤지션
우동수 | sportyd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