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링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샘플CD라는 다소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것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 음악 샘플CD라는 것은 또다른 뮤지션이 만들어 놓은 음악의 일부분이다. 샘플시디에는 일종의 사운드와 악기소리 그리고 예제처럼 음악패턴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고 아예 전 곡을 만들어 놓은 소스가 있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샘플 CD만 가지고 음악 한곡을 완성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 돈으로 20만원 전후 하는 경우가 많고 누구나 구입 할 수 있다. 일반 음반매장에서는 잘 판매하지 않고 주로 국내외 악기상이나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샘플CD제작업체가 거의 전무하며 대부분 외국에서 만든 것을 들여 놓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 샘플CD라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합법화 되어 있는 것으로 음악가 누구라도 이것을 사용할 수 있고 이 샘플시디 안에서 나오는 어떤 사운드도 복제해서 사용할 수 있다(법적으로 허용되어 있어서 아무리 그대로 사용해도 표절이 되지 않지만 이걸 무분별하게 그대로 쓰는 사실을 팬들이 알고 나면 뮤지션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가질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가요중에는 거의 샘플 CD만으로 짜집기 했다는 곡들도 종종 나온다.)
이 샘플CD는 사운드 샘플을 제공하면서 리듬의 진행과 곡의 훅(Hook-일종의 음악적 테마)등도 제공하게 되는데 이것을 그대로 이용하는 뮤지션도 있고, 이것을 편집 가공해서 자기 나름대로 사용하는 뮤지션도 있다. 따라서 법적으로 보자면,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단 뮤지션 각자의 취향이며 관점이 다른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만약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이 샘플CD에 있는 곡을 그대로 카피&페이스트해서 1분만에 뚝딱 멋진 곡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떻게 보면 샘플링이란 것은 뮤지션에게 아주 손쉽게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도구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 한 음악평론가가 서태지의 어떤 곡을 극찬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서태지의 해당 곡의 리듬감은 세계적인 수준이더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일부 뮤지션들이라던지 매니아라면 많이들 알고 있는 그 곡의 소스와 리듬은 여느 샘플CD에서 나온 것이었다. 혹자는 리듬과 소스가 훌륭하다는 말은 서태지에게 할 말이 아니고 그 샘플시디 제작 업체에게 할 말이라고 하기도 하였다. 즉, 샘플CD에 들어있는 리듬훅과 소스를 거의 그대로 쓰고 그 위에 멜로디와 랩을 더해서 만든 해당 곡의 리듬과 소스는 서태지가 잘 만든 것이 아니고, 샘플시디가 잘 만든 것이라고 해야 한다(그러나 서태지가 일단 이 소스를 잘 샘플링했고, 훌륭히 랩과 멜로디를 만들어내서 새롭게 구성했다는 것에 있어서는 높이 평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외국의 대다수 뮤지션들은 샘플 자체를 제작하는 "소스공장" 같은 시스템이 되어 있어 샘플CD나 소스들을 뮤지션들과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스튜디오 등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시판되는 샘플CD를 거의 쓰지 않는다. 어쩌면 이미 널려 알려져 있는 이런 걸 쓰는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뮤지션들은 거의 1-2년이 지난 후 낡은 소스들을 모아서 샘플CD라는 걸 만들고 그걸 판매하고 유통시킨다.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등에서 만든 이러한 샘플CD와 그 소스를 차용해서 쓰는 것이 대다수의 현실이라 볼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보면, 국내 음악이 일본과 미국의 음악보다 일단 뒤쳐지면서 시작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 국내의 대부분의 음악팬과 대중들은 샘플링이나 음악소스 사운드에 대한 음악적 갈망과 욕구가 거의 없다. 새로운 드럼사운드나 새로운 비트에 열광하기 보다는 기존의 익숙한 멜로디와 감성을 자극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중의 대부분이 MP3의 음질에 90%이상 만족하고 있으며, 시디의 음질과 MP3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굉장히 새롭고 임팩트한 것보다는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사운드와 편곡이면 족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뮤지션 역시 그에 따라 "새로운 사운드"보다는 "그나마 익숙하고 팔리는 사운드"에 안주하게 된다.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지만 이런 말들을 하는 것은 서태지나 그 음악평론가, 그리고 우리나라 청취자들의 수준을 평가 절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고 무언가 생각해볼 기회를 만드는 것일뿐이다. 리스너가 샘플링이라는 것에 대한 조그만 이해도 없이 힙합 음악이나 알앤비 음악 등을 듣는다면 이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평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음악적인 귀와 취향으로만 음악을 평가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자칫 자기도 모르게 한가지 음악 스타일에 안주하며 한 평생을 새로운 음악은 접하지도 못하고 한 시대의 여느 음악스타일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끔찍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매체나 광고에 많이 나오는 노래들에는 귀가 활짝 열려 있으면서 그다지 들어보지 못한 비주류 음악은 절대적으로 외면하고, 매체에서 차트1위, 판매1위라고 떠들어 대는 음악을 자신의 MP3플레이어에 넣고, 노래방을 위해 가사를 외워두는 것이 "신세대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 등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어떤 거짓 홍보나 거짓 정보에 대해 음악적 지식이나 상식이 없어서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대중들의 상황을 보면 더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물론 국내의 음악씬 만이 이런 상황은 아니지만 외국에 비해 거짓 기사 임에도 아무런 큰 처벌을 받지 않는 우리의 관행으로 볼때 홍보를 위한 여럿 거짓된 사례들이 그때가 지나면 그만이 되는, 마치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되는 것이 아쉽다.
한 시대의 음악가가 현실적인 이유로 대중의 수준에 맞추어 일부로 음악의 레벨을 낮추어 작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음악현실은 한 음악가로서 바라볼 때 암담해지기까지 하다. 대중의 음악 수준이 높아지면 절대로 뮤지션들이 대중음악을 기만하지 못할 것이며 음악평론가와 광고 매체 등 관계자들 역시 함부로 거짓을 말하거나 홍보하지 못할 것이다. 뮤지션과 리스너 둘 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조금은 어렵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그림을 그려 보았으면 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데이터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데이터는 넘쳐나지만 어느것이 진실인지 더웃 헛갈리게 된 다소 아득한 현실 속에 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제대로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수준 높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며 본 칼럼을 마친다. 윤재경 | kxxth@naver.com
[칼럼] 대중음악에서의 샘플링(Sampling)이란?
보통 우리나라 돈으로 20만원 전후 하는 경우가 많고 누구나 구입 할 수 있다. 일반 음반매장에서는 잘 판매하지 않고 주로 국내외 악기상이나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샘플CD제작업체가 거의 전무하며 대부분 외국에서 만든 것을 들여 놓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 샘플CD라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합법화 되어 있는 것으로 음악가 누구라도 이것을 사용할 수 있고 이 샘플시디 안에서 나오는 어떤 사운드도 복제해서 사용할 수 있다(법적으로 허용되어 있어서 아무리 그대로 사용해도 표절이 되지 않지만 이걸 무분별하게 그대로 쓰는 사실을 팬들이 알고 나면 뮤지션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가질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가요중에는 거의 샘플 CD만으로 짜집기 했다는 곡들도 종종 나온다.)
예전에 한 음악평론가가 서태지의 어떤 곡을 극찬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서태지의 해당 곡의 리듬감은 세계적인 수준이더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일부 뮤지션들이라던지 매니아라면 많이들 알고 있는 그 곡의 소스와 리듬은 여느 샘플CD에서 나온 것이었다. 혹자는 리듬과 소스가 훌륭하다는 말은 서태지에게 할 말이 아니고 그 샘플시디 제작 업체에게 할 말이라고 하기도 하였다. 즉, 샘플CD에 들어있는 리듬훅과 소스를 거의 그대로 쓰고 그 위에 멜로디와 랩을 더해서 만든 해당 곡의 리듬과 소스는 서태지가 잘 만든 것이 아니고, 샘플시디가 잘 만든 것이라고 해야 한다(그러나 서태지가 일단 이 소스를 잘 샘플링했고, 훌륭히 랩과 멜로디를 만들어내서 새롭게 구성했다는 것에 있어서는 높이 평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외국의 대다수 뮤지션들은 샘플 자체를 제작하는 "소스공장" 같은 시스템이 되어 있어 샘플CD나 소스들을 뮤지션들과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스튜디오 등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시판되는 샘플CD를 거의 쓰지 않는다. 어쩌면 이미 널려 알려져 있는 이런 걸 쓰는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지만 이런 말들을 하는 것은 서태지나 그 음악평론가, 그리고 우리나라 청취자들의 수준을 평가 절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고 무언가 생각해볼 기회를 만드는 것일뿐이다.
리스너가 샘플링이라는 것에 대한 조그만 이해도 없이 힙합 음악이나 알앤비 음악 등을 듣는다면 이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평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음악적인 귀와 취향으로만 음악을 평가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자칫 자기도 모르게 한가지 음악 스타일에 안주하며 한 평생을 새로운 음악은 접하지도 못하고 한 시대의 여느 음악스타일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끔찍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