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고전 관전평

김수현200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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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고전 관전평

히딩크의 호주에 이어 또다시 한편의 역전 드라마였다.

한국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초의 원정 승리였기에 더욱 빛이나는지도 모르겠다. 값진 결과이긴 하지만 좀더 나은 대표팀의 경기력을 바라면서 몇자 적어볼까 한다.

 

전반전엔 아드보 감독의 체력안배를 위한 수비작전이었다고는 하지만 몇몇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몸이 경직되어 실수가 잦았다.

특히 김진규 선수는 월드컵이라 너무 긴장을 했는지 전방으로 찔러준다는 롱패스가 모두 골라인을 넘어갈 정도로 강약 조절에 실패를 했다. 아쉽게도 후반에 교체되긴 했지만, 큰경기를 경험했으니 다음부터는 좀더 여유있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토고에게 실점을 하는 상황에서 수비수들의 판단착오와 호흡에 문제를 보였는데,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 위치에서의 슛을 건드리지 못한 이운재 선수의 순발력 또한 아쉬움이 남는다. 어제 일본의 가와구치 골키퍼가 자꾸 뇌리에 스치는건 왜일까? 이운재 선수는 경험과 실력 모두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많은 팬들이 우려하던 체중조절 문제에 좀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후반전엔 감독의 의도대로 체력을 비축해둔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장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다. 특히 수비수의 퇴장에 바로 이천수의 프리킥 골을 먹은 토고선수들은 급격히 무너지는게 보일 정도였다. 한국 대표팀의 장점인 압박과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선수들의 활약은 이미 알고 있으니 넘어가고, 2-1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커다란 문제점(고질병이다)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덥고 습한 경기장에 다음경기를 위해 이겼다고 판단되어 공을 돌리려는 선수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것은 그렇게 공을 돌리기 위한 조건들이 충족이 되지 않았음에도 돌렸다는 것이다. 첫째로, 20분이나 남은 상황에서 한점차의 리드는 결코 안심할수 없는것이다. 한점을 더 달아나려고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지만 슛할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도 안하는것은 말도 안된다. 둘째, 수비에서 공을 돌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트래핑, 패싱 능력과 상대편의 움직임까지 파악하는 눈이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우리 대표팀의 수비진들이 그런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가??? 오늘도 이호 선수가 공돌리다가 빼앗겨서 가슴철렁한 순간이 있었고, 2002년에도 아시아 최고의 리베로 홍명보 선수도 백패스 잘못해서 터키에 추가골 내주었던 기억도 있다(물론 이때는 체력저하에 다 끝났다는 긴장감 상실이 원인으로 보여집니다만). 이런 안정된 골키핑 능력이 안되면 차라리 수비수들은 자리를 지키고 공격수들과 미들진들이 중거리슛을 뻥뻥 내질러주는게 차라리 시간도 끌고 체력도 비축되겠다.

 

마지막으로 짚고넘어갈 점. 일단, 공은 돌렸고 어느정도 성공을 했다. 그런데 1분 남겨놓고 상대문전에서 얻은 프리킥을 안차고 돌리는건 대체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이게 무슨 NBA에서 4쿼터에 점수차 많이나서 시간 다되기도 전에 다들 코트에 들어와서 축하하는 그런 상황인가? 이건 스포츠를 하는 사람으로써 참으로 창피한 일이다. (그 장면을 본 순간, 축구에 대한 모독이라고 까지 느꼈다.) 오죽했으면 경기장에 있는 관중들이 야유를 퍼부었겠는가?

 

오늘 경기 전체적으로 잘했다. 결과도 좋았고, 하지만 고쳐야 할점들과 잘못된 습관들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승리에 도취되어 있다면 다음의 강한 상대들은 우리의 약점을 파고들어 패배의 나락으로 밀어넣으려 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