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목마르다

권오철200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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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목마르다


태양이 목마르다

 

권 오 철

 

 검은 회색이었다.

 

 낮은 하늘
 나는 도약하였다.
 검은 회색이 손끝에 잡힐 것만 같은데
 내 손이 물들 것 같아서
 팔을 접었다.
 호흡을 멈추었더니
 심연의 시간만큼
 어둠이 울부짖는다.

 

 낮은 하늘
 뜨거운 심장, 힘차게 뛰던 맥박은
 검게 더 검게 물들어
 쾨쾨한 악취만 가득하다.

 꿉꿉한 도시
 부산스레 흐늑거리는 발길들
 지금은 잊혀진 맑은 눈물은
 수챗구멍에 처박혀졌다.

 

 낮은 하늘
 그 뒤에 내 모습은 죄악이었다.
 하루가 먹어버린 긴 시간들
 지금은 잊혀진 찰나의 순간들
 사라진, 잊혀진, 묻혀진, 기억하고 싶지 않은 모든 것들
 내 속에 역사는 없다.
 지금만 있을 뿐

 

 소낙비 한번 내렸으면 좋겠다.
 태양이 목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