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미친사랑..그리고 죽음

정미선200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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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미친사랑..그리고 죽음

 

 

제겐 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만난 우리는

서로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고 믿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오해로 헤어지게 됐고,

전 죽을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이 흘러버렸어요.

나에게는 1년이 10년같던 시간들..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그를 그리워하며

그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닐 정도로

우리의 헤어짐은 너무나 갑자기

잔잔한 바다의 폭풍처럼

아무 준비도 없이 다가온 이별이였습니다.

언젠가는 만나겠지...

꼭 날 찾아올꺼야...

그 세월동안 전 전보다 훨씬 늙어버렸어요.

피부도..얼굴도..몸매도..

이젠 20대가 아닌 30대가 되어버렸고,

더 늙기 전에 그를 만나서

너무나 보고싶었다고..

단 한번도 잊은 적 없었다고..

왜 이제왔냐고

실컷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애타게 그를 찾아헤맨 저에게

드디어..10년만에 그의 소식이 전해왔어요.

그는 한국에 없었다네요..

저랑 헤어진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결...혼.....도 했다고 하더군요..

휴...그동안의 내 기다림이 너무도 억울하고..

그에게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그랬구나..나랑 헤어진 이유가 결혼할 여자가

있어서 였구나..그리고 내 생각은 조금도 안했구나..

하지만,

쉽게 잊고 새출발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친구들은 바보같다며 그만 잊고 좋은 남자 만나라하지만

전...정말 바보가 되어버렸나봐요.

그 사람 아니면 아무도 만나고 싶지도

사랑이란 느낌도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비록..결혼해서 유부남이 되었다고 해도..

전 잊을수가 없었어요.

그의 부인에겐 미안하지만..

제가 죽을것 같아서...너무 힘들고 미칠것 같아서

전 무작정 미국으로 향했어요.

누군가에게 들은 정확하지 않은 그곳을 찾아 헤맸어요.

그렇게 미친사람처럼 미국 이곳저곳을 다니던 저는

이미 미쳐가고 있었죠.

*단편소설#미친사랑..그리고 죽음

미국에 온지 한달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수소문해도...교민들에게 물어봐도..경찰서에 가도

그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돈도 다 떨어져가고 더이상 걸을 힘도 없던 저는

어쩔수 없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도착한 저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일도..사람도..다 싫었고,

가족마저도 연락을 끊고..하루종일 밖에 나가지도 않았죠.

누가 찾아와서 쥐죽은 듯 가만히 있었고,

이미 집전화.핸드폰은 끊어버린 상태였고,

깜깜한 밤에도 불도 켜지 않았죠.

밥은 하루에 한그릇도 먹지 않았으며..

못피우는 담배만 피워댔어요.

그렇게 한달...두달....세달.....이 흐른 뒤,

내 모습은 .. 삶을 포기한 폐인이였죠.

누군가는 그러겠죠.

바보같이 왜 남자 하나 잊지 못하고 저러냐고...

그깟 사랑 안하고 살면 되지 왜 사서 고생하냐고..

하지만 날 모르고 하는 소리죠..

우리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죠..

그 사랑이 얼마나 깊고 컸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죠..

내 인생에 있어 목숨보다 더 큰 사람이였단걸....

모르고 하는 소리죠...

전  망가져가는 내 모습이

추하다고 생각지 않았어요..

아예 거울을 보지 않았으니까요.

하루종일 그 사람 사진만 보고...

같이 찍은 비디오를 보고...

그 사람 생각만으로 몇달을 버티고 있었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제발..신이 있다면 그 사람 하나만 보내주시라고..

내 목숨.내 건강.내 친구.내 가족.

다 가져가고 하나만 선택하라고 해도

난 그 사람을 택할거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런, 저의 폐인생활은 주위 모든 사람들을 걱정시켰고,

심지어는 자살했다는 헛소문까지 돌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찾아와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여느때처럼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죠.

그저 멍하니 창문만 바라보던 저에게..

귀를 의심할만한 소리가 들렸어요....

오빠......? 저 목소리.....저 목소리는......

전 뭐에 홀린 듯 현관문을 향해 달려갔고..

떨리는 맘으로 밖을 보았을 때...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는 기억이 나질 않았고,

눈을 떠보니 응급실이더군요.

그리고 내 눈앞에 있는 사람.

10년을 찾아 헤맨 한 사람.

미국까지 가게 만든 오빠.

날 이렇게 만든 그 남자가..

거짓말처럼 내 앞에....나를 보며...울고 있었습니다.

거짓말이야..내가 헛걸 본걸꺼야..아니야..절대..

그럴리 없어.....절대 우리 오빠가 아닐꺼야...

하지만 확실히 들었죠.

오빠의 목소리...

아.....

말을 했다.

저 사람이..말을 했고..내 이름을 불렀다.

분명..지현이라고 했고...

분명..*현수*오빠였다.

말해야돼.

송지현...!!!

정신차렷.지금이야.드디어 오빠가 왔다고..

제발 눈을 크게 뜨고 오빠라고 불러.

왜 이제왔냐고 소리지르고.

있는 힘껏 패주라고.

빨리~!!!!!!

그런데...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고.

손을 움직일 수도.

몸을 일으킬 수도.

없었다...그리고 다시 눈이 감겼다.

그렇게 길고 긴 잠이 들다

다시 눈을 뜨게 될 때는

몇일만이였다고 한다.

영양실조에 거식증까지..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우울증도 심각하고.....최악의 몸상태라고 했다.

난 병원에 입원했고,

그런 날 .. 오빠가 간호해준다고 했다.

난...거절할...따질 힘도 없어...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단편소설#미친사랑..그리고 죽음

10년전.

 

우리의 인연이 시작된 1996년.

난 22살이였고.

오빤 24살이였다.

고교졸업 후,난 대학을 포기한채 다른 꿈을 찾고 있었고.

오빤,휴학 후 군대에 가있었다.

오빠와 난 같은 고교를 나왔다.

언제나 친절하고.멋지고.모든 여학생의 맘을 셀레게 한 오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타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나 역시 그런 오빨 짝사랑했었다.

오빤..인기가 많아 여러 기획사에서 캐스팅 제의도 많았다.

하지만..오빤 연예인에 관심이 없었고,

그냥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을 생각뿐이였다.

오빠네 집은 평창동이였고.

그리 대단하진 않아도 꽤 부자였다.

그러니..오빨 싫어할 여잔 없었다.

돈이 많아도 티안내고 항상 겸손하고 친절한 오빤

고교 3년간 단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지 않았고.

그런 오빠를 꼬시려는 수많은 유혹이 있었지만.

오빤 절대로 여자를 쉽게 보거나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 점이 어린 여학생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그렇게 오빨 짝사랑하던 난,

단 한번 말도 못해보고 졸업을 했다.

그리고 2년 후, 여름.

난 작은 회사를 다니며 학원도 다니고 있었다.

내가 원하던 건.

작가였다.

하지만 대학도 못나왔고,아는 것도 없는 난,

다른 예비작가들과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난 자신있었고..계속 혼자 공부중이였다.

우리 집은 오빠네와 달리

그냥 평범한 가정이였다.

아빠.엄마.나...

아빠와 엄마는 수시로 싸우셨지만

이혼은 하지 않으셨다.

집안일에 관심없던 난.

졸업 후, 작은 방을 얻어 독립을 했다.

그리고 집과는 연락을 끊고 살았다.

혼자 살면서 힘들었던 난,

가끔 술을 마시곤 했는데....

그 날 역시 공부가 힘들어 혼자 bar에 갔었다.

1996년 7월 10일......

혼자 술을 마시던 내게 누군가 다가왔다.

 

수_저기 혹시 지현이 아니세요??

현_(돌아보며)네???

수_(해맑게 웃고 있다)지현이 맞죠?

현_(헉~오빠닷)네....맞는데.....

수_나 모르겠어?현수오빠?!

현_(당황.떨림)네?아~예...알죠..알아요...^^;

수_반갑다.2년만이네~근데 혼자 마시는거얏?

현_(쪽팔린다)네...(뻘쭘)

수_잘됐네.마침 오빠도 약속이 펑크나서 혼자거든.

같이 마시자.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현_예....그래요..

 

현수오빤, 웨이터를 불러 합석시켜달라고 말한 후,

내 앞에 앉았다.

 

수_그동안 잘 지냈어?지금 뭐해?

현_그냥 회사다녀요....

수_대학안갔어?너 공부잘했잖어?

현_그냥요...따로 하고싶은게 있어서요..근데..오빠...

수_응..말해.

현_절 아세요??(궁금.궁금.)

수_(웃으며)알지 임마~!내가 널 왜 몰라.우리 학교 나왔고,

이름은 정지현.사는곳은 종로였고...

현_(이럴리가 없는뎁)어떻게 오빠가...

수_바보얏~오빠가 너 좋아했었어~!

현_(술잔을 떨어뜨릴뻔)네~!!!!!!!!!오빠가 절요?

수_놀래기는 .. 왜 좋아하면 안돼??ㅋ

현_아니..그게 아니라 쫌 놀랬어요..오빠랑 한번도 말한적이

없어서요..

수_내가 좀 바보같애..좋아해도 좋아한다 말못하고..보는거랑

틀리지?그때,니가 넘 맘에 들었는데, 하도 다른 여자애들이

매달리고 선물주고 하는 바람에..혹시나 너랑 사귄다고 소문나면

애들이 너 괴롭힐까봐 그냥 말안하고 지켜만 봤지.

현_(어머나..좋아죽겠음)거짓말 같애요..믿겨지질 않아요.

사실..저도 다른애들처럼 오빠 좋아했거든요..^^;

수_그랬어?이거 기분 좋은데~한잔하자(술잔들며)

현_(술잔부딪치며 술한잔 마신다)오빤 지금 뭐하세요..?

수_나?학교 다니다가 휴학하고 군대갔지.지금 휴가나온거야.

현_아~제대는 언제하는데요?

수_얼마 안남았어.두달정도?그정도 남았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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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리의 첫번째 대화였고...서로의 맘을 확인한 날이였다.

오빠랑 난 술을 마신 후,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고,

오빤 다시 부대로 복귀했다.

그리고 이틀 뒤,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제대하면 맛있는거 사준다고..

그때까지 다른 남자 만나지 말라고...

난....너무 떨리고 설레이고..미칠것만 같았다.

그렇게 잘나고 멋있는 현수오빠가 날 좋아했었다니..

지금..다시 만났다는게...너무 꿈만 같았다.

그리고...이젠 오빨 계속 볼 수 있다는 것...

내 인생에 빛이 보이는것 같았고.

모든게 예뻐보이고.

모든게 사랑스러워 보이고.

지겹고 힘들었던 내 삶이..

오빠를 만난 후,

감사한 삶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오빤 내게 꿈이였고.

단 하나뿐인 사랑이였다.

 

*단편소설#미친사랑..그리고 죽음

계속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