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준의200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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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태어났을때부터
엄마가 쳐주시는 피아노 연주
아코디언 연주를 들으며 자라왔다.
울엄마는 내가 딴짓(엉뚱한 짓)을 하고 있을때면
잔잔한 피아노곡들을 연주해 주셨고
종종 한시대를 풍미한 곡들을 턴테이블에서 틀어주시곤 했다.
클래식부터 가요를 불문하고 아직도 어렸을 적에 들었던
음악들의 낯익은 멜로디들이 생각난다.

내게 음악은 어려서부터 참 친근한 배경이었다.
엄마처럼 피아노를 치고 싶어서 6살때 처음 시작한 피아노는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다양한 장르를 배우면서
음악에 대한 이론적이해를 높여줬고, 좋아하는 세미클래식
몇곡정도는 내 스타일로 소화시켜 연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언제였는지, 유키 쿠라모토의 로망스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엄마 曰 "악보대로 치니까 하나도 느낌이 안나고 재미가 없네."

라고 하시더라,

 

그리고선 유키님의 로망스 앨범 평론을 읽어보던 중,연인과 이별하곤 무작정 떠나게된 여행길의 열차안에서 들은 로망스는
가슴 깊은 곳에 내재되 있는 감성짙은 추억들을 끌어내고는
이내 차분히 아름다웠던 것들을 정리할 마음의 선율을 담고

있었다는뉘앙스의 평론가 글 중 한 구절을 읽게 되었다.

 

이런 구절을 읽기전, 피아노, 첼로, 리코더(장난 수준이 아니고,,)를 연주할때는 악보대로 무조건 '빨리' '잘' 연주하는게 목표라면

목표였었다. 하지만 이 후, 악보대로의 연주나 속주위주의

연주보다는 악보가 담고 있는 내 나름의 곡의 이해를 위주로

연주를 하게 되었다.

 

첼로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배웠던 모짤트의 자장가를
이런 생각으로 다시금 연주해 보니, 스스로가 연주하면서도

그렇게 감성적이게 들릴수가 없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음악을

음미하면서 연주하는 마음은 이때부터 갖게 되었던것 같다.

 

중1때 시작한 오케스트라 활동은 이런 맥락에 더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그 나이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연주 실력이라고 해봐야 거기서 거기였겠지만, 나의 이런생각들을 함께

합주하는 사람들에게 은연중 전해주고 좀더 음악을 음악답게 이해하려고 노력했더니 같은 음악이 그전과는 다른 곡으로써 서로의 마음속에 다가오더라.

 

파블로 카쟐스라는 전대미문의 첼로 '신'이 있었다. 첼로에 대한, 음악에 대한 나름의 기준선을 대 음악가에서 찾아보고싶어서 인지 여러 첼리스트의 CD를 사서 들어보고, 첼로 명곡선또한 섭렵했었다. 하지만 카쟐스의 연주를 듣기 전까지는 내가 느끼는 거지만, 참 음악이 무미건조했고, 그저그랬다. (물론 그때는 요요마의 연주를 듣고 이해할 수준조차 안됐지만) 새로 발매된 카쟐스의 2CD MONO 복각판은 정말이지 새로운 감성을 내게 선사했다. 다른 앨범과는 다른 모노밖에 안되는 어찌보면 매우 단조로운 청감을 보여줄것만 같았던 이 앨범은, 카쟐스의 평범할지도 모를 기본적이고도 단조로운 것만 같은 연주에서 인간감성 기저에 깔린 감정의 흐름들을 '살살' 건드리고 있었다. 정말 기교를 자제한다기 보다, 기교보다는
스스로가 곡에 심취해있었고, 그만큼 곡의 이해가 뛰어났음을 물론이며, 평범함과 기본에서 우러나오는 '미'를 잘 알고 있는 연주였음에 틀림없었다.

 

이런일들이 있은 후, 좋아하는 유키아저씨의 곡들을 다시 연주해 보게되었는데, 정말 눈을 감으면 검은 시선속에서 이상한 바람같은 것들이 연주의 모양을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다. 좀더 편안하게 곡에 빠져들어 '나'만의 곡을 연주 할 수 있게끔의 시야를 갖게해 주었다. 그렇게 집에서 주말이면 종종 연습해 오던 곡들을
고등학교 음악 수행평가때 연주하게 되었고, 떨리는 마음에 의자에 앉아, '내 음악으로 연주해 보쟈'는 생각을 했다. 손가락은 떨리고
가슴은 쿵쾅쿵쾅 떨렸지만, 마음만큼은 편안했는지 나도 모르게 감정적이게 연주를 했던것 같다. 끓어오르는 추억에 대한 기억에 터질듯한 눈물의 하이라잇을 연주하다가 차분한 마음으로 바뀌어 지는 브릿지의 찰나, 나도모르게 건반에서 잠시 손을때고 한번 숨을 고르고 연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끝에선 긴 추억에의 아름다움을 맘속 한켠에 정리하겠다는 듯 평소보다 더 느리게 여운을 남겨 끝냈다.

 

물론 난 음악가도 아니고 훌륭한 연주가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기교많은 연주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닌
카쟐스의 평범할지도 모를 포스에서 느껴지는 감성짙은 음악을 듣고, 하고 싶어서 이다. 그래서, 지금. 음악과 잠시 '안녕'하고 있었던 나에게 카쟐스의 음반 한곡 한곡은 다시금 음악에 대한 평범한 인간다운 호기심으로 다가오고있다. 사람들과 음악을
한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대단한 축복이자 선물이다.

 

음악이 하고싶다.
가슴이 음악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