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아직 결정을 못했습니다. 둘 다 비슷한 스타일이면 오히려 쉬울 텐데, 너무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각각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거든요. 민선씨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느낌이라서 같이 다니면 다른 남자들이 힐끗 힐끗 곁눈질 하며 부러워할 것 같고, 경옥씨는 단아하고 깨끗한 느낌이라서 친구 녀석들이 봉 잡았다며 축하해줄 거 같고.. 누구를 선택해야 될 지 정말 갈등이 됩니다. 그동안 둘의 심리전이 대단하긴 했었어요. 덕분에 나만 회사 생활 윤택하게 했죠 뭐. 요 며칠은 출근하면 책상에 시원한 냉커피랑 과일주스가 놓여있어요. 냉커피는 경옥씨가, 과일주스는 민선씨가 갖다 놓는 걸 겁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내가 냉커피를 마신 날은 경옥씨 표정이 하루 종일 의기양양이고, 과일주스를 마신 날은 민선씨가 온 종일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든요. 민선씨는 엉뚱한 데가 있어서 귀여운 것 같아요. 어제는 안 어울리게 적금 넣으려 은행에 다녀오겠다고 나가더니, 갑자기 28번 대기표를 가져와서는 그러는 겁니다. "이거, 지갑에 넣고 다녀요" 아니, 무슨 부적도 아니고..그래서 내가 "왜요?" 하고 물었더니, "잡지에서 봤는데 이번 달 제 행운의 숫자가 28이래요. 경호씨가 갖고 있으면 내 행운이 되는 거잖아요. 싫으면 말구요" 그런데 싫지 않더라구요. 그녀의 행운이 된다는 말이.. 그래서 28번 번호표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내일 토고전 같이 응원하러 가요"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과 선약이 있긴 한데.. 생각해보겠다고 핑계를 대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이라서 당황스러웠거든요. 근데 이번엔 얌전한 경옥씨가 살며시 다가와서는 빨간색 티셔츠와 악마 뿔을 내밀면서 이러는 겁니다. "내일 응원할 때 입으세요..나도 똑같은거 샀어요" 그리고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화장실로 달려가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둘에게 오늘 퇴근시간까지 말해주겠다고 했는데..큰일이네요. 두 여자의 눈빛이 팽팽합니다. 두 여자가 이를 악 물고 양쪽에서 내 팔을 찢어져라 잡아 당기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냥 셋이서 같이 보러 가면 안 될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삼각관계 꼭지 점 위에 놓인 걸 자랑할 때가 아니라고, 다른 두 점 위에 사람들은 위태로움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양팔 벌린 남자 편-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아직 결정을 못했습니다.
둘 다 비슷한 스타일이면 오히려 쉬울 텐데,
너무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각각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거든요.
민선씨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느낌이라서 같이 다니면
다른 남자들이 힐끗 힐끗 곁눈질 하며 부러워할 것 같고,
경옥씨는 단아하고 깨끗한 느낌이라서
친구 녀석들이 봉 잡았다며 축하해줄 거 같고..
누구를 선택해야 될 지 정말 갈등이 됩니다.
그동안 둘의 심리전이 대단하긴 했었어요.
덕분에 나만 회사 생활 윤택하게 했죠 뭐.
요 며칠은 출근하면 책상에
시원한 냉커피랑 과일주스가 놓여있어요.
냉커피는 경옥씨가, 과일주스는 민선씨가 갖다 놓는 걸 겁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내가 냉커피를 마신 날은
경옥씨 표정이 하루 종일 의기양양이고,
과일주스를 마신 날은
민선씨가 온 종일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든요.
민선씨는 엉뚱한 데가 있어서 귀여운 것 같아요.
어제는 안 어울리게 적금 넣으려 은행에 다녀오겠다고 나가더니,
갑자기 28번 대기표를 가져와서는 그러는 겁니다.
"이거, 지갑에 넣고 다녀요"
아니, 무슨 부적도 아니고..그래서 내가
"왜요?"
하고 물었더니,
"잡지에서 봤는데 이번 달 제 행운의 숫자가 28이래요.
경호씨가 갖고 있으면 내 행운이 되는 거잖아요.
싫으면 말구요"
그런데 싫지 않더라구요.
그녀의 행운이 된다는 말이..
그래서 28번 번호표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내일 토고전 같이 응원하러 가요"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과 선약이 있긴 한데..
생각해보겠다고 핑계를 대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제안이라서 당황스러웠거든요.
근데 이번엔 얌전한 경옥씨가 살며시 다가와서는
빨간색 티셔츠와 악마 뿔을 내밀면서 이러는 겁니다.
"내일 응원할 때 입으세요..나도 똑같은거 샀어요"
그리고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화장실로 달려가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둘에게 오늘 퇴근시간까지 말해주겠다고 했는데..큰일이네요.
두 여자의 눈빛이 팽팽합니다.
두 여자가 이를 악 물고 양쪽에서 내 팔을 찢어져라
잡아 당기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냥 셋이서 같이 보러 가면 안 될까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삼각관계 꼭지 점 위에 놓인 걸 자랑할 때가 아니라고,
다른 두 점 위에 사람들은 위태로움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