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좋아해도...될까요?"-2-

홍윤숙2006.06.16
조회99
"당신을 좋아해도...될까요?"-2-



"당신을 좋아해도...될까요?"

 - 두번째 이야기 -


일주일에 두 시간씩 두번, 저의 중국어공부를 도와주던 친구 밍뽀.
그날도 어김없이 같이 공부하는데...

유난히 그녀의 표정이 힘겨워 보입니다.

밍뽀, 왜그래..? 어디 아퍼..? 무슨일 있는거야...?

"그 사람...그 사람말이야... 아마 곧 결혼할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요즘...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조금만 이해해줘..."

아...그래서 요즘 밍뽀가 힘이 없어 보였구나...그랬구나...

그 사람과 헤어진 후, 둘은 서로 단 한번도 만나지 않았고,
다만...그냥 '친구'로서, 가끔 전화를 통해 소식만 전하고 지냅니다.

서로가 원하지 않는 이별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기에...그렇게 친구로만 남기로 했는데, 그에게서 먼저 결혼 소식이 들려오니...

밍뽀는 가슴이 아플수 밖에......

"그 사람은 나이가 많으니까...먼저 결혼하는게 당연한거겠지..."

라고 말하면서도,

그녀에게는 힘겨운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저는 친구를 도와줄 능력도 없이, 무능력하기만 했습니다.

그저 안타까울 뿐......

밍뽀는 추억을 돌이켜 보듯이, 옛일을 이야기해주곤 했습니다.

그와 그녀의 만남은 3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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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뽀의 고향은 20여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중국 운남성.
상해가 있는 부유한 동부연안과 달리,

중국의 서부지역은 소득이 낮은 지역입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등록금이 여의치 않아서,
그녀는 학교를 졸업한 후 운남성의 성도 '쿤밍(昆明)'의 한 호텔 Reception에서 일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동갑내기들보다 대학진학이 2년 느립니다.

그녀의 앨범속에는 그녀가 호텔에서 일할때의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종종 치파오(중국전통치마)입은 그녀와 호텔 손님들이 찍은 기념사진들도 보입니다. 전통복 입은 갓 스무살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어여뻐서 다들 기념사진을 찍는 거지요.

어느날, 그녀의 호텔에 한국손님들이 여러명 들어왔습니다.

삼성 사람들...
단기 체류가 아닌, 장기 손님이었습니다.
아마도 중국 운남성으로 파견나온 삼성 직원들인가 봅니다.

대부분 중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해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유난히 '한 남자'는 중국어가 너무나도 서툽니다.

중국어 완전 초짜.
그녀에게 와서 가끔 뭐라고 말을 걸긴 하는데, 도저히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종종 상관 되시는 듯한 분이 와서 그의 말을 통역해주기도 했더랍니다.

그는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바로 위층에 자기방이 있으면서도,
괜시리 Reception에 가방 같은걸 맡기고 가고...
다시 찾으러 오고...또 오고...또 가고...
그런 의미없는 행동이 몇번이나 이어지고...

그러던 어느날 ... 늦은 무렵.
그가 또 Reception으로 다가오더니...

이번에는 무언가를 조심스레 말합니다.

"我..可以..喜歡니마..?(당신을 좋아해도...될까요?)"

중국어를 못하던 사람이 갑자기 중국어로 말해서 놀란 밍뽀.

그를 그냥 빤히 바라볼 뿐,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데...
그는, 자신의 발음이 나뻐서 그녀가 알아듣지 못했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같은 말을 다시 반복합니다.

"我可以...喜歡니마..? (당신을 좋아해도 ..될까요?)"

"我可以喜歡니마..? (제가 당신을 좋아해도 되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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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 뭉클한 감동에 풍덩~!

언제 밍뽀와 그 사람이 커플이 되었는지...
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

그녀는 그가 해준 그 고백을...오래도록, 결코 잊지 못했습니다.

정말로 독특한 그 사람의 고백.
"당신을 좋아합니다."도 아니고, "사랑합니다."도 아닌...

"당신을 좋아해도 될까요..?"

당신을 좋아해도 됩니까...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중국어를 전혀 못하던 사람이...

밀려오는 감동의 파도가 밍뽀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나이차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6~7살),

그와 그녀는 그렇게... 연인이 되었습니다.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노라면,

정말 행복한 커플이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쁘고 더없이 착한 밍뽀, 어려운 환경속에서 악착같이 살아온 건실한 그 사람. 가끔 밍뽀네 집에 놀러와서 어머님이 차려주신 식사도 했던 그 사람. 그의 중국어는 나날이 늘어갔고, 그때부터 밍뽀도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호텔 일을 통해 어느 정도 돈이 모이자, 밍뽀는 대학입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원래부터 대학에 가고싶기도 했고, 그 사람이 한국에서 대학 나온사람이니...자기도 대학을 졸업해서 그사람 앞에서 더 떳떳해지고 싶기도 했던게지요.

열심히 공부한 결과, 그녀는 중국 5대 일류대학 중 하나인,
에 입학하게 됩니다.

이제 그녀도 자랑스런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했고, 그 사람 앞에서 자신감도 생겼지만,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이별의 전주곡이 들려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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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눈길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사랑하는 동안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허물어져 처절한 아름다움이 있다면 ...그것은,

잡을 수 없는 사랑임을 알면서도 사랑한 뒤의 표정일 것입니다...

끝내 둘은 헤어지고...서로를 그냥 '친구'라고 부르게 됩니다.

친구.....친구......

부를때 마다 서로가 가슴이 아려오는 그냥, '친구'...
.
.

.


( To be continued... )



#. 사진설명 - 밍뽀 사진. 노 메이크업.
그냥 보통 스냅사진 입니다...

밍뽀... 그녀가 정말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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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윤기섭 : 중국 이야기를 들으니 중국가고 싶어라~~  
심민현 :  다음 편이 궁금해집니다... 빨리 올려주세용~
민수지 :  우와~~너무 슬프구 로맨틱해요..얼렁 다음편을...
김유정 :  거의~ storyteller시군여.. 슬포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