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주목해야 할 2010년 글로벌 경제리스크 5가지

윤보한200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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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여년 동안 세계경제는 글로벌화의 확산에 힘입어 역동적인 성장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순항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만큼, 크고 작은 리스크 요인들도 다수 부상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영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주시해야 할 10년 후 글로벌 경제의 5대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기업 경영에의 시사점과 대응방향을 살펴 보기로 한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최대이슈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의 대외불균형(imbalance) 문제가 언제, 어떤 형식으로 재조정(rebalance)될 것인가라는 점으로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더 이상 지속불가능한(unsustainable) 수준으로 확대되었고 최근 들어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미국경제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신뢰도가 크게 저하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도의 저하가 임계점에 도달할 경우 달러화 표시 자산의 가격 급락과 달러화 가치의 폭락 등 국제금융시장의 대혼란과 더불어, 대규모 재정 및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미국경제를 지탱해 온 동아시아 및 중동산유국의 투자자금의 미국탈출이 불가피해 질 것이다. 이 경우 미국내 투자와 소비수요는 급격히 위축될 것이며, 세계 최대의 수입국인 미국경제에 크게 의존해 온 동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수출국 경제의 동반 위축 등 글로벌 경제전반의 파국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관심의 초점은 과연 이러한 미국 경상수지 적자와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균형 문제가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미국 소비자들의 저축 및 소비구조 재조정, 그리고 유럽과 동아시아 국가의 투자 및 소비확대 등을 통한 대미무역흑자 축소 등과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극복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이다.  
 
우선 미국의 자발적인 경제구조 조정과 글로벌 경제의 파국을 우려하는 주요국들의 공동 노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인구증가율이나 교육수준, 경제내부의 생산성과 혁신능력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기초체력이 가장 탄탄하다는 점에서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이러한 예상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금융시장 안팎에는 달러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동반한 ‘과격한’ 불균형 해소 시나리오가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재정적자 구조가 고질화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높은 소비성향이 단시일 내에 변화되기 어려운 등 미국 내부의 자체적인 해결의지가 약하고, 국제사회의 공동해결 노력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 초강세 시대 오나 
 
향후의 해결 양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든 미국의 대외불균형 조정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지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의 폭락 등 과격한 재조정으로 갈 경우 세계경제에 치명타를 미칠 것은 분명하며, 미국내 재정적자 축소와 소비감소 등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국제공조에 의한 달러화의 평가절하 양해 등의 시나리오로 간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수준의 글로벌 경제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 경우 글로벌화 초기 단계에 있는 우리 기업들이 받을 부정적 영향은 지대할 것이다.  
 
먼저 최대 수출국인 미국시장의 급격한 소비 위축과 더불어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성장동력이 동반 약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중대한 시련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여기에다 국제금융시장 내부의 평가에 의한 달러화 가치 급락이든, 국제적 공조하의 달러가치 재조정이든, 원화환율 하락의 충격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출과 해외현지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매출이나 채산성, 투자포트폴리오에 치명타를 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 자체 혁신노력을 통해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의 단계적인 충격이냐, 그렇지 않으냐, 또는 중국 위안화나 일본 엔화와의 상대적인 평가절상 속도가 어느 정도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원화의 강세는 우리 기업들의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이고도 중차대한 리스크가 될 것이다.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평균 9% 수준의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중국은 세계최대의 생산 및 투자 기지로서 세계경제의 성장에 실질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도시 중산층의 구매력이 급증하면서 소비시장으로서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의 글로벌경제와의 통합 수준이 높아질수록 중국경제의 순항 여부는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장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중국경제가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퇴보하거나 정체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이 지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장기 리스크 관점에서 중국 현지생산과 매출 등에 주력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주시해야 할 대목은 동아시아 군사패권이나 원유 등 에너지 확보를 둘러싼 중미간 충돌 가능성과 같은 대외 리스크와 더불어 지난 20여년 간의 고속성장으로 누적되고 있는 중국 내부의 각종 리스크의 향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일본과 우리나라가 채택했던 수출중심의 불균형 성장 경로를 걷고 있는 중국의 경우, 일본이나 우리나라와는 달리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일당독제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는 덩샤오핑 이래의 선부론(先富論)을 주축으로 한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와 경제체제의 부조화라는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고질적인 국영기업 및 금융기관의 부실 문제의 해결도 고도성장의 이면에서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며, 일본이나 유럽에 못지 않은 인구의 고령화 문제도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지역간, 계층간 빈부격차에 따른 사회적 불만 고조, 지나친 도시집중과 실업, 환경오염, 지방정부의 부패와 비효율 심화 등 고도성장에 따른 각종 부작용과 모순이 지속적으로 표출되면서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개혁개방 노선의 일부 수정 주장이 중국내부에서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2006년 3월 13일자)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이 집계한 중국내부의 공공질서 교란행위(public order disturbances), 즉 크고 작은 소요사태의 건수가 지난 1994년 1만 건에서 2005년에는 9배에 가까운 8만7천 건으로 늘어나는 등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향후 중국 사회의 내부 안정성 문제와 관련해 크게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중국 경제의 시스템 다운(down) 가능성 
 
최근 중국정부와 공산당이 그동안의 성장일변도의 정책기조를 전환해 부문간 성장격차 해소 등 ‘조화로운 사회(Harmonious Society)’ 건설 등 내부문제의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이니셔티브를 주창하고 있기도 하지만, 현재와 같은 성장속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사회내부의 갖가지 모순과 부작용을 극복해 나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과 소득증가로 인한 국민 의식변화, 이해관계의 다원화 등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렴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인 메커니즘이 없다는 것이 중국의 앞날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그 동안의 고성장세를 일단락 짓고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게 될 2010년 이후, 일자리와 소득창출에 대한 일반대중들의 기대치가 현실과 커다란 괴리를 나타내기 시작할 경우 문제는 한층 심각해질 소지가 있다. 중앙정부가 각종 사회적 모순의 진원지인 지방정부를 효율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하에서 그동안 누적된 사회경제적 모순이 2010년대를 거치면서 일시에 폭발할 경우 정치사회적인 대혼란과 경제 시스템의 다운(down) 현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WTI 기준) 선을 넘나들면서 에너지 위기에 대한 국제적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불과 2~3년 만에 국제유가가 200% 이상 폭등하고 고유가가 일과성 현상이 아닌 중장기 트렌드로 고착화되면서 조만간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을 돌파하고 글로벌 경제의 앞날에 심각한 암운을 드리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국제유가가 지난 70년대의 급등세를 재연하면서 4~5년 내에 최고 105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닌 눈앞의 현실로 다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석유수급상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만큼 현재와 같은 타이트한 수급상황과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고유가 현상은 향후에도 상당기간동안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순항여부와 관련된 중대 글로벌 리스크 요인로서 고유가 현상을 바라 보는 우리의 관심은 이러한 극단적인 고유가 트렌드가 과연 2010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냐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0년대에 이르면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능력의 보완과 석유정제시설에 대한 세계 각국의 투자 확대,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 전환에 따른 국제원유수요의 증가세의 둔화 등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40달러(현재가치 기준) 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2010년 대에도 수급호전 기대 어려워 
 
세계최대의 메이저 석유회사인 ExxonMobil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최근 중장기 석유수급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구 전체의 잔여석유매장량은 2조2천억~3조7천억 배럴로 추정되는 데, 신규 석유자원의 탐사 및 개발 기술의 진보와 기존 노후유전의 활용 및 수명연장, 그리고 향후 세계원유공급을 주도할 비OPEC 국가들이 러시아와 카스피해 연안국가 등 비중동 지역의 석유생산 증가 추세 등을 감안할 경우 적기에 원유탐사 및 개발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국제원유수요가 2020년까지 현수준에 비해 약 30%(OPEC 추정) 늘어나더라도 국제원유수급을 맞추는 데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공급자 측에서 제시한 이러한 전망에는 수많은 불확실성과 위험요소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중동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불안정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국제원유공급 상황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OECD 회원국 등 서방선진국에서 에너지 절감 및 청정에너지 활용 정책 등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에너지 과소비형 산업구조를 바꾸고 경제전반의 에너지 효율성을 끌어 올리는 정책이 조기에 성과를 보이기 어렵다는 점도 세계 석유수요의 둔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청정에너지 보급 확산 등으로 인한 중장기 석유수요의 감소나 공급과잉에 대한 산유국들의 우려는 역으로 산유국들의 석유생산시설 투자를 지연시켜 현재와 같은 국제원유 수급의 불일치를 야기하고 가격을 크게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석유생산시설 증대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약 1조 5천억달러, 연간 560억달러의 비용이 투자되어야 할 것이나, 유전관련 국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해당 지역의 석유생산은 현 수준에서 정체될 것이며, 이 경우 세계원유시장의 수급상의 갭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는 계속 불안정한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인구센서스국(Census Bureau)의 예측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현재의 인구를 대체하기에는 부족한 출산률을 기록하는 나라에 속해 있다고 한다. 유럽이나 러시아 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중국, 일본, 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동아시아의 주요국들, 그리고 터키와 알제리 등 이슬람 국가들 역시 장기적으로 인구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인 2.1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이 매우 급작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성비의 불균형과 더불어 조만간 심각한 정치사회적 충격을 초래할 정도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도 하다.  
 
UN의 인구통계에 따르면 EU의 주요국인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우 2010년 이후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며 지난해 이미 인구감소세로 돌아선 일본의 경우 2020년 인구는 2005년에 비해 137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와 관련된 노동력 부족 문제와 저축의 감소, 그리고 연금 및 사회보장지출 확대로 인한 재정수지 악화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직면한 세계 많은 국가들의 공통적인 두통거리이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공급 부족으로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고령자에 대한 연금 지급과 의료비 지출로 인해 재정적자가 불어나면서 기업과 청장년층 근로자들의 조세 부담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실질구매력을  제약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거시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정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가속적으로 누적될 경우 금리상승 압력과 더불어 민간부문의 투자활동을 제약하는 소위 구축효과가 가시화될 수 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자산 디플레 가능성 
 
이 밖에도 일본과 서유럽국가 등 서방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인구의 고령화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에 따른 저축의 둔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005년 5월 McKinsey는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주요 서방선진국 5개국의 경우 저축률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가계부문의 금융자산 증가율이 20년 후인 2024년에는 1.3% 수준으로 떨어지고 가계금융자산의 규모는 사상최고 수준의 금융자산증가율(4.5%)이 지속되는 경우에 비해 약 약 36%(31조달러) 가량 줄어든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고령화에 따른 선진국 가계의 금융자산 위축은 세계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도 매우 중대한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본과 서유럽국가들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지탱해 온 작금의 글로벌 불균형 구조에 심각한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전통적인 경상수지 흑자국이자 자본수출국인 일본과 독일 등의 고령화 추세와 이로 인한 저축의 감소는 미국에 대한 자본수출을 현재의 수준만큼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서방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한 저축의 둔화가 글로벌 자본 풀(pool)의 축소와 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 증가도 불가피해 질 것이며, 은퇴자들이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을 매각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 디플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향후 글로벌화와 세계경제의 순항을 중단시키거나 후퇴시킬 수 있는 가장 우려할 만한 요소로 급진이슬람주의자를 중심으로 한 ‘정체성의 정치학(Identity Politics)’의 범세계적인 확산을 꼽고 있다. 9.11테러 이후 서방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반이슬람주의를 다분히 반영하고 있는 듯한 이러한 분석은, 종교적 확신과 인종적 단결에 초점을 맞춘 정체성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이데올로기가 향후 지구상의 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규정짓게 하고, 여타의 종교나 인종과 자신들을 자발적으로 격리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계 이민노동자 커뮤니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종교적, 인종적 정체성은 때로 구성원들에게 교육, 서비스, 취업 등 사회경제적 안전망을 제공하고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제공하는 등 순기능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극단적인 원리주의자들에 의한 반서방, 반기독교, 반세계화 정서를 확산시키고 테러리즘을 양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반테러전쟁을 통해 9.11 테러를 감행한 알카이다(al Qa’ida) 조직을 와해시킨다 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수많은 더 급진적이고 한층 전문화된 새로운 테러리스트 조직이 출현할 것이며, 9.11 테러를 능가하는 대규모 국제테러가 발발, 지구촌의 안보와 순항하고 있는 세계경제를 돌연 좌초시킬 가능성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이나 EU 등 서방국가들의 주된 인식이다.  
  
사이버 테러와 초대형 전염병 
 
물론 이러한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인식은 테러와 대량살상 무기(WMD)에 대한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누적된 피해의식이 작용한 결과라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중동의 급진이슬람 행동주의자들에 의한 직접적인 공격이 발생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그 징후 만으로도 미국 등 서방국가들에 의한 국경봉쇄와 인적, 물적 교류 차단 등 글로벌화와 세계경제의 순항에 치명적인 조치들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9.11테러 이후 미국이 취한 인적, 물적 자원 및 정보의 이동 제한과 검색 강화 등의 각종 조치들은 21세기 글로벌화 트렌드가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표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의 물리적 붕괴를 초래할 초대형 국제테러와 WMD의 확산외에도 글로벌화와 세계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협할 크고 작은 리스크 요소들은 수없이 많이 잠복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이버 테러의 가능성과 조류독감과 같은 초대형 전염병의 발생 및 확산 가능성이다. 특히 미국 NIC의 경우 향후 수년내 전세계의 전력, 정보통신망, 수도, 가스, 홍수통제 등의 중요 인프라통제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에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국제보건기구(WHO) 등의 의료전문가들은 세계 각국 정부의 방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1918~19년 동안 전세계에서 200만명의 희생자를 만들어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는 일이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공중보건의료 체계가 낙후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와 중국, 인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이와 유사한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국외여행이나 무역의 중단 등 글로벌화의 위기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상에서 살펴 본 2010년 이후 글로벌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들은 우리 기업들에게 기존의 글로벌 경영에 대한 치밀한 재검토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과 성공을 위한 새로운 방향성의 정립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 전반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정확한 식별  및 관리와 더불어 글로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적절한 분산을 통해 시장상황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긴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미국의 대외불균형 문제의 리밸런스 가능성과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에 미칠 잠재적인 파괴력은 이 문제가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든 우리 기업들이 유지해 온 미국시장, 달러화에 대한 과도한 편중 현상이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과제이며, 결국 글로벌 시장의 수요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일등 제품 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혁신 만이 우리 기업의 살길이라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아울러 국제금융시장의 혼란과 국제금리의 상승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선물환 거래 등 다양한 선진금융기법을 통해 금리 및 환위험 회피 노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이미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인 글로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률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 작업을 진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국의 내재적 모순과 정치사회적 불안정성 심화의 문제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우리 기업들의 주도면밀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성장활력을 기업성장의 기회로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지만, 기업 역량이나 규모에 걸맞지 않는 과도한 중국 집중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외자기업에 대한 과거의 일과성 우대조치만을 바라보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경우 전반적인 중국 사업경영환경, 특히 외자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와 민간의 눈길이 시간이 흐를 수록 엄중해 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필요시 사업규모의 전면 재조정이나 제3국 이전, 또는 한국으로의 유턴 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치밀한 모니터링과 비상계획 수립으로 손실 최소화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인구구조의 고령화 추세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청장년층 소비자를 기준으로 수립해 온 기존의 선진국시장 마케팅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다. 경제전반의 활력저하와 소득증가율 정체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행동 변화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더불어 고령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 헤아리고 공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아울러 경우에 따라서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신흥시장경제의 중산층소비자들을 새로운 타깃으로 설정하고 기업역량을 대거 이동하는 방식의 전략 전환도 고려할 만하다.  
 
다음으로 고유가의 장기화에 대비해서는 기업내부의 에너지 효율성을 재점검하고, 국제유가의 변동에 따른 가동률 수준의 조정 등 단계별 대응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테러나 전염병 등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태의 경우 기업차원의 대응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나, 관련 리스크에 대한 기업 내부의 정교한 모니터링 체계의 운용과 더불어 인적, 물적 손실의 최소화를 위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리스크 발생시 즉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