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ergio랑 점심시간에 만나 (얘는 여름동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인턴쉽하는데 옆 건물이라 나의 점심 친구다), "오늘 저녁에 소개팅 주선한다"는 이야기랑 나 원래 소개팅 주선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Sergio가 아주 놀라워 & 재밌어 하면서 (역시 바나 클럽에서 헌팅하는 서양애들은 이런 문화를 완전 색다르게 느끼는 모양이다) 나더러 Jane Austin 소설의 Emma 처럼 되는 거 아니냐고 걱정-_-을 해주었다. 그래서 이 참에 소개팅 주선에 관한 내 철학(?)을 글로 풀어볼까 한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나는 소개팅 주선을 참 많이 하는 편이다. 학부 시절엔 적어도 한달에 2-3번, 많게는 5-6번씩은 했으니 (심지어 여기까지 와서도 4건 주선했다 ^^v), 대충 계산해봐도 150번은 족히 넘을 것이다. (성공률? 한때 스누포 패밀리 (나 + 3쌍) 기념 촬영했다는 것만 언급하고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 뭐 특별히 대가를 바란다거나 이 세상의 솔로를 박멸하겠다는 어떤 투철한 사명감-_-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주변에 있는 외로움의 블랙홀에 빠진 영혼들을 보면 가만히 못있겠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보다 능동적인 태세를 취하는 것 뿐. (솔직히 "야, 너 정도면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꺼야. 기운 내" 이런 말로 끝내는 건 무책임한 발언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ㅋㅋㅋ) 그래서 서로 잘 어울리겠다 싶은 커플이 보이면 서로 알게되는 기회를 한번 줘보는 거다.
우리 엄마랑 외할머니는 나의 이런 점에 약간 불만이셨다. 자기는 솔로면서 남들만 맨날 해준다고. 그런데 그 말에는 어폐가 있다. 두 분이 가지고 계신 논리의 저변에는 내가 남을 소개팅 시켜주었기 때문에 -> 내 주변의 남자들이 다 고갈되어 -> 내가 결과적으로 솔로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추론이다.
내가 솔로로 남느냐 커플이 되느냐의 문제는 내가 소개팅 주선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사실에 전혀 영향을 받지 못한다. 어차피 내가 주선하는 남자는 나와 맺어질 확률이 없기 때문이다. 그 남자가 솔로상태로 remain한다 하더라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만일 그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 경우라면 내가 주선을 한다 하더라도 핑계대면서 거부하고 결국은 나에게 대쉬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선 활동과 내 연애 포트폴리오 확장사업은 zero-sum game이 아닐 뿐더러, 나는 내가 소개팅해주는 여자들과 완전히 동질한 market segment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에 놓여있지도 않기 때문에, 솔로 남들을 주변에 주렁주렁 달고 있어봤자 굳이 달라질 게 없다. 약간의 과장을 섞어 비유를 하자면, 굶어죽는 사람들도 많은 판국에, 내가 어차피 안 먹을 떡, 썩히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라도 미련없이 바로 넘겨서 식량낭비를 막고 전사회적 차원에서 자원효율을 극대화 시키자는 논리이다. (좀 오바인가? ㅋㅋㅋ)
그런데 여기서 소개팅 주선에 관심 없는 다른 범인들과, 주선에 순정-_-을 바치는 나와의 차이를 찾는다면 (오지랖이 넓다는 등의 minor factor들은 일단 제하고 ㅋㅋㅋ), 그들은 자기가 먹지 않을 떡을 그냥 집 밖에 내 놓아 누군가가 알아서 가져가서 먹던지 말던지 혹은 떡 혼자 썩던지 말던지 무관심한 것이고, 나는 그 떡을 가장 좋아할 것 같은 특정인 한 사람에게 직접 건내준 후, 그 사람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데에 있다. 설령 나의 예상과는 달리 맛있어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들의 허기는 채울 수 있지 않은가? -.-;;
또 한 가지. 나는 소개팅 예찬론자 까지는 아니지만, 소개팅이 다른 대안에 비해서 가지는 몇가지 우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아리나 과, 혹은 회사에서 만나면 맺어지기 힘든 커플이 소개팅으로 만나면 잘 되는 이유가 있는데... 다대다로 만나는 경우, 포커스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일단 관심과 집중이 힘들다. 또 여럿이서 만나면 단시간 동안에 어떤 사람의 가치관에 대해 깊이 알게 되기가 어렵다. (영어회화학원에서 한 클래스에 5명인 경우와 20명인 경우를 떠올려보시라. 발언권 기회부터 차이가 크지 않은가?) 또, 예기치 않은 제3자의 개입이나, 다른 사람들의 이목 집중에 대한 우려도 은근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30/70 이론에 의거하여 (Special Featuring의 이전 게시물 참조) 남녀가 좋은 오빠/동생, 절친한 친구, 혹은 좋은 동료관계로 고착화 되어버릴 경우, 1) 섣불리 대쉬하다간 기존의 좋은 인간관계마저 깨뜨릴 공산이 크기 때문에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서, 2)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연애에 있어 효소와도 같은 신비감이 오히려 떨어져서, 그리고 3) 서로 '저 사람이 나를 이성으로서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쿨한 관계로 지냈을 리가 없어' 하는 심리의 발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커플로 발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개팅이라는, 다소 인위적이기는 하나, 확실히 원맨쇼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물론 소개팅 주선의 구조적인 문제는 매칭의 권위가 장본인이 아닌 주선자에게 있다는 것. 그래서 나도 내 눈이 늘 정확하다고 자부할 수는 없다. 주변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가 가진 pool 안에서 나름대로 정보를 조합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어느 정도 확신이 들면 양쪽에 기회를 부여해보는 정도가 나의 임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늘 DB관리에 철저한 나도,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아무나 주선 안 한다. 괜히 잘못 주선했다가 내 인간관계에 미치는 심각한 악영향을 숙지하고 있기에 ㅋㅋㅋ
나의 주선 철학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나는 소개팅 주선을 참 많이 하는 편이다. 학부 시절엔 적어도 한달에 2-3번, 많게는 5-6번씩은 했으니 (심지어 여기까지 와서도 4건 주선했다 ^^v), 대충 계산해봐도 150번은 족히 넘을 것이다. (성공률? 한때 스누포 패밀리 (나 + 3쌍) 기념 촬영했다는 것만 언급하고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 뭐 특별히 대가를 바란다거나 이 세상의 솔로를 박멸하겠다는 어떤 투철한 사명감-_-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주변에 있는 외로움의 블랙홀에 빠진 영혼들을 보면 가만히 못있겠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보다 능동적인 태세를 취하는 것 뿐. (솔직히 "야, 너 정도면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꺼야. 기운 내" 이런 말로 끝내는 건 무책임한 발언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ㅋㅋㅋ) 그래서 서로 잘 어울리겠다 싶은 커플이 보이면 서로 알게되는 기회를 한번 줘보는 거다.
우리 엄마랑 외할머니는 나의 이런 점에 약간 불만이셨다. 자기는 솔로면서 남들만 맨날 해준다고. 그런데 그 말에는 어폐가 있다. 두 분이 가지고 계신 논리의 저변에는 내가 남을 소개팅 시켜주었기 때문에 -> 내 주변의 남자들이 다 고갈되어 -> 내가 결과적으로 솔로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추론이다.
내가 솔로로 남느냐 커플이 되느냐의 문제는 내가 소개팅 주선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사실에 전혀 영향을 받지 못한다. 어차피 내가 주선하는 남자는 나와 맺어질 확률이 없기 때문이다. 그 남자가 솔로상태로 remain한다 하더라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만일 그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 경우라면 내가 주선을 한다 하더라도 핑계대면서 거부하고 결국은 나에게 대쉬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선 활동과 내 연애 포트폴리오 확장사업은 zero-sum game이 아닐 뿐더러, 나는 내가 소개팅해주는 여자들과 완전히 동질한 market segment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에 놓여있지도 않기 때문에, 솔로 남들을 주변에 주렁주렁 달고 있어봤자 굳이 달라질 게 없다. 약간의 과장을 섞어 비유를 하자면, 굶어죽는 사람들도 많은 판국에, 내가 어차피 안 먹을 떡, 썩히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라도 미련없이 바로 넘겨서 식량낭비를 막고 전사회적 차원에서 자원효율을 극대화 시키자는 논리이다. (좀 오바인가? ㅋㅋㅋ)
그런데 여기서 소개팅 주선에 관심 없는 다른 범인들과, 주선에 순정-_-을 바치는 나와의 차이를 찾는다면 (오지랖이 넓다는 등의 minor factor들은 일단 제하고 ㅋㅋㅋ), 그들은 자기가 먹지 않을 떡을 그냥 집 밖에 내 놓아 누군가가 알아서 가져가서 먹던지 말던지 혹은 떡 혼자 썩던지 말던지 무관심한 것이고, 나는 그 떡을 가장 좋아할 것 같은 특정인 한 사람에게 직접 건내준 후, 그 사람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데에 있다. 설령 나의 예상과는 달리 맛있어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들의 허기는 채울 수 있지 않은가? -.-;;
또 한 가지. 나는 소개팅 예찬론자 까지는 아니지만, 소개팅이 다른 대안에 비해서 가지는 몇가지 우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아리나 과, 혹은 회사에서 만나면 맺어지기 힘든 커플이 소개팅으로 만나면 잘 되는 이유가 있는데... 다대다로 만나는 경우, 포커스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일단 관심과 집중이 힘들다. 또 여럿이서 만나면 단시간 동안에 어떤 사람의 가치관에 대해 깊이 알게 되기가 어렵다. (영어회화학원에서 한 클래스에 5명인 경우와 20명인 경우를 떠올려보시라. 발언권 기회부터 차이가 크지 않은가?) 또, 예기치 않은 제3자의 개입이나, 다른 사람들의 이목 집중에 대한 우려도 은근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30/70 이론에 의거하여 (Special Featuring의 이전 게시물 참조) 남녀가 좋은 오빠/동생, 절친한 친구, 혹은 좋은 동료관계로 고착화 되어버릴 경우, 1) 섣불리 대쉬하다간 기존의 좋은 인간관계마저 깨뜨릴 공산이 크기 때문에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서, 2)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연애에 있어 효소와도 같은 신비감이 오히려 떨어져서, 그리고 3) 서로 '저 사람이 나를 이성으로서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쿨한 관계로 지냈을 리가 없어' 하는 심리의 발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커플로 발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개팅이라는, 다소 인위적이기는 하나, 확실히 원맨쇼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물론 소개팅 주선의 구조적인 문제는 매칭의 권위가 장본인이 아닌 주선자에게 있다는 것. 그래서 나도 내 눈이 늘 정확하다고 자부할 수는 없다. 주변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가 가진 pool 안에서 나름대로 정보를 조합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어느 정도 확신이 들면 양쪽에 기회를 부여해보는 정도가 나의 임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늘 DB관리에 철저한 나도,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아무나 주선 안 한다. 괜히 잘못 주선했다가 내 인간관계에 미치는 심각한 악영향을 숙지하고 있기에 ㅋㅋㅋ
(짧게 쓰려고 했는데 또 쓰다보니 길어졌다. 왜 맨날 이러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