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C조 네덜란드 vs 코트디부아르 리뷰

임대환200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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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내가 본 경기중 가장 치열한 경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경기 초반 네덜란드가 2골을 뽑아내면서 앞서 열린 아르헨티나 vs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경기의 재탕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아프리카 최강국을 자부하는 코트디부아르의 저력은 대단했다.

1차전에서 로벤에게 집중되는 공격루트의 단순화로 말이 많았던 네덜란드는 비교적 중앙과 좌우측으로 공격 방향을 배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1차전에 상대적으로 볼 만질 기회가 적었던 반 페르시 쪽으로 볼을 많이 투입했고, 반 페르시는 그런 환경속에서 1차전보다 더욱 활발하고 위협적인 몸놀림을 보여줬다.

특히 반 페르시는 페널티 라인 바로 바깥 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강하고 멋진 슈팅으로 선취골을 만들어낸다. 그때까지 비교적 대등하게 경기를 이끌어오던 코트디부아르는 위험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준것이 뼈아팠다. 반 니스텔로이, 반 페르시, 반 봄멜 등 네덜란드에 프리킥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런 위험지역에선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플레이 할 필요가 있었다.

이후 코트디부아르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1차전의 주인공 로벤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물어뜨리는 절묘한 패스를 반 니스텔로이에게 연결하고, 득점력 높은 이 스트라이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을 성공시킨다.

이대로 무너지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때쯤 코트디부아르의 바카리 코네는 아주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뽑아낸다. 빠른 스피드로 돌파해 들어오는 바카리 코네를 반 브롱코스트가 놓쳤고, 다른 네덜란드 수비진의 커버 플레이도 없었기 때문에 슈팅 각도가 열렸던 것이 문제였다.

동점골 직후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는 상대 선수의 패스를 가로채 질주하며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만, 마지막 동료에게 내주는 패스가 따라오던 단 한명의 네덜란드 선수의 발에 걸리고 만다. 드로그바가 좀더 빠르게 판단을 내려서 패스할 것이였다면 미리 2~3걸음 전에 주던가, 아니면 자신이 좀더 과감히 돌파를 해서 슛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는데, 경기후에 드로그바는 이 상황에서 우물거렸던 것을 굉장히 후회하고 있을것이다.

후반들어서도 코트디부아르의 공세는 계속되었는데, 다만 아쉬웠던 건 마지막 패스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했고, 슛의 강도도 약하면서 반 데르 사르 골키퍼가 비교적 막기 쉬운 슈팅이 대부분이었다.

네덜란드의 반 바스텐 감독은 중원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야할 스네이더가 막히면서 게임을 풀어나가지 못하자, 부상으로 아껴뒀던 반 더 바르트를 교체투입시킨다. 중거리슈팅 능력과 날카로운 2선에서의 침투에 번뜩이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 네덜란드의 No.10은 그러나 아직 몸상태가 정상은 아닌듯 했다. 1대1상황에서 볼을 잡고 치고 나가야하는 상황에서는 전혀 스피드를 내지 못했고, 활동량에 있어서도 정상 컨디션일 때와는 차이가 있었다.

코트디부아르는 네덜란드보다 1개 많은 유효슈팅을 기록하고도 골결정력에 있어서 문제를 드러내며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드로그바는 동료들에게 비교적 좋은 찬스를 만들어 줬지만 스스로 골을 만들어 내지 못했고,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인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는데, 결국 네덜란드와의 경기가 그의 커리어에서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오늘 코트디부아르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디디에 조코라였다. 그는 상대 미드필더 스네이더를 완벽히 봉쇄했고, 크로스바를 맞추는 강력한 중거리슛도 뽐냈다. 또, 최후방부터 최전방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고, 전방으로 찔러주는 전진 패스 능력도 수준급이어서 흡사 가나의 마이클 에시엔을 보는듯 했다. 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을 비롯한 많은 유럽 명문 클럽이 그를 영입 명단에 올려놨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반 니스텔로이가 1골을 뽑아내긴 했지만 그다지 위협적인 움직임은 골상황 외에는 없었고, 미드필더에서 제대로 볼이 투입되지 못했을때 전처럼 밑으로 내려와서 직접 볼을 잡아 찬스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 2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었으나, 스네이더를 비롯한 미드필더들이 전방의 세명의 공격수에게 원활히 볼을 배급해 주지 못하면서 코트디부아르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스네이더와 반 더 바르트의 컨디션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남게 되었다. 또, 빠른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수비수들이 스피드에 대한 문제점을 보이며 바카리 코네나 로마리크를 놓치는 장면도 여러차례 보여줬다.

코트디부아르는 초반에 실점이 너무 컸고, 역전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 드로그바의 판단 미스장면과 조코라의 크로스바를 때린 중거리슛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결국 가장 강한 아프리카팀인 코트디부아르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라는 우승후보들의 덫에 걸려 가장 빨리 탈락을 확정한 아프리카팀이 되었다.

결국 죽음의 C조는 전통의 강호들이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으며 싱겁게 끝나게 되었고,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경기는 16강 토너먼트를 대비해 양팀의 전술 시험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6 독일 월드컵 C조 네덜란드 vs 코트디부아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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