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은 만들어져 가는 것. 비극은 우발적인 것

최은아200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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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은 만들어져 가는 것. 비극은 우발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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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이제 나는 사람이 우스꽝스럽지 않아도 웃는다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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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불행이란 다른 사람이 결정하는 게로군.
그렇다면 행복과는 전혀 다른 셈이군.
행복은 언제나 스스로의 말에 의해서만 모습을 드러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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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리면 죽을 자유조차 가질 수 없다는 걸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필요로 하게 되면 그 사람의 자유를 빼앗게 된다는 것도.
나는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쉽다고 생각하고 싶다.
기억은 쌓여가지만 그 기억 속에 어떤 불순물도 섞이게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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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은 만들어져 가는 것. 비극은 우발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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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평형감각을 잃은 반고리관을 진정시키며 살고 있지 않은가?
단지 나는 그것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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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순간에 없는 걸 갖고 싶어한 적이 없다.
낮에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원하지 않으며 밤에 푸른 하늘을 동경하지도 않는다.
그 순간에 존재하는 것만이 내 세계의 전부다.
그걸 전부 먹는다.
씹어 삼켜 포식하고 눈을 감았을 때 세계는 마침내 끝난다.
그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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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영원히 이 집의 아이인 채로 있을 것이다.
거처할 곳이 필요하다는 걸 어린 시절에 자각한 인간은 언제든지 어린애인 척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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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제치고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녀석은
그 한 사람을 위해서 다른 모든 사람을 버릴 수 있는 놈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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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없애는 방법 알아?"
"어떻게 하는 건데?"
"오빠하고 내가 서로 껴안은 채 눈을 감으면 돼."
그렇게 해보았다. 세이코의 몸을 힘주어 안고 눈을 감았다. 정말이다.
마치 이 세상에 나 이외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팔 안의 부드러운 생물이 자신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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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알고 있어? 특별한 사람과 공유하는 과거를 비밀이라고 하는 거야.

 

 

 

 

 

 

-야마다 에이미의 "공주님"에 수록되어 있는

단편 "메뉴"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