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팅 아웃] 헝클고 다시 짠 '진부한 이야기'

이대근200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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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팅 아웃] 헝클고 다시 짠 '진부한 이야기'

[게팅 아웃] 헝클고 다시 짠 '진부한 이야기' [조선일보 박돈규 기자] 극의 마지막 장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며 엇갈리기만 하던 알리(장지아)와 알린(윤다경)이 마침내 마주본다. 말 없이 측은한 눈길을 보내던 둘은 웃는지 우는지 모를 표정으로 변해간다. 마침내 열린 알린의 입. “알리, 너 거기서 뭐하니?” ‘게팅 아웃’(Getting Out·연출 문삼화)의 이야기는 진부하다. ‘잘자요 엄마’로 이름난 미국 작가 마사 노먼의 이 초기작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연극이다. 한 인물을 둘이 연기하는 방식으로 극을 헝클고 다시 짜지 않았다면 감옥 밖 세상이 진짜 감옥이라는 흔해 빠진 설정을 뛰어넘기 어려웠을 것이다. 비행 청소년과 매춘부로 교도소에 갇히기까지의 알리와, 8년 수감과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알린으로 거듭난 알리는 과거와 현재처럼 부대끼며 신음을 터뜨린다. 가석방된 날로 열리는 무대는 세상을 다시 만나는 알린(현재)과 주변 사람들이 기억하는 알리(과거)가 어지럽게 뒤엉키며 극적 긴장과 재미를 쌓는다. 시간은 시계추 같은 그네, 앞뒤로 배치해 원근감을 강조한 세트, 거칠게 터지는 수도꼭지 등으로 변주되며 극에 에너지와 리듬을 준다. ‘게팅 아웃’은 배우에게 집중한 작품이다. 올해 서울연극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윤다경은 절제와 안정감을, 신인상을 받은 장지아는 거친 에너지를 각각 보여주며 한 인물의 내면과 외면, 현재와 과거를 입체적으로 짜올렸다. 하지만 이 연극은 지금 한국에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관객을 설득시키기엔 힘이 모자랐다. ‘라이방’에서 형식미와 정서 모두를 놓치지 않았던 문삼화는 아이디어에 짓눌려 둔중해진 느낌이다. 7월 3일까지 서울 청담동 유시어터. (02)3444-0651 (박돈규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coeur.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