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보내는 명분

작은숙녀200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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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련이 눈 속에 감춰진 그늘로
세월과 함께 자신처럼 얽혀
바람이 온몸을 부술 것 같이
거세게 휘몰아치며 돌아누웠다
흠뻑 젖은 정신은 소연해지고
초토화된 육신은
콘솔테이블 처럼 굳어졌다
호젓이 남은 인생의 모퉁이에
빈자리가 없음에도 느껴지는 상실감
동동거리며 초조한 빈 수레
허울뿐인 빈 껍데기는
진정한 내 모습으로 거울에 비춰졌다
울 수도 없는 서러움의 끝에서
빈둥거리는 환희의 실체는 스러지고
파리한 손위로
가는 혈관만 두드러져 보였다
슬픔, 오늘을 살아야 할
명분이 없다는 것
그것이 가장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