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엔 대통령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에게 '잡혀간다'고 협박을 들을 시절.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첫경기에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나왔을때 해설자가 말했다.
"우리는 차범근 선수가 있습니다."
차범근 선수는 공을 잡지도 못했다. 우리는 우르르 몰려 다니며 전반에만 3점을 먹었다. 박창선 선수가 골을 넣었을때, 나는 아버지가 담배를 비벼 끄며 하는 말씀을 들었다.
"아르헨티나 넘 들이 방심해서 그런거야."
패배주의는 그렇게 심어졌다. 나는 여전히 일본 기업들의 광고판 일색이었던 멕시코시티의 그 경기장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대기업이라고 생각했던 삼성이나 현대, 심지어 금성 마저도 광고판이 없었다. 광고판 마저도 나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2) 1990년의 기억
황보관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멋진 프리킥 골을 보여주었다. 때문에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한껀 해 줄 줄 알았다. 결국 한껀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번에도 말했다.
"조선 놈 들은 다리가 짧아서 안된다."
그런데 들어갔다. 당시 월드컵 베스트 골 중에 하나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어이없는 3전 전패. 쓸쓸했다.
광고판에서 제일 잘 보이던 것은 "Canon과 JVC"였다.
3) 1994년의 기억
스페인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학 도서관에 들어가니 예비역 형들이 스페인 한명 퇴장 안됬;으면 무승부는 어림도 없었을 거라고 했다. 맞는 소리 같았다. 축구는 늘 그랬다. 우리가 무언가 해내면 패배주의를 합리화 시켜주는 그 무엇인가가 항상 존재했다.
4) 1998년의 기억
최용수가 정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줄 알았다. 그런데 한거 아무것도 없었다. 하석주는 세번째 월드컵. 복받은 사람이다. 적어도 한골을 넣지 않았는가. 그런데 브랑코 그 Dog baby가 다리사이 볼 끼워넣고 점프하기 신공을 펼치며 우리 수비진을 유린하면서 "멕시카나 치킨"은 절대로 안먹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멕시카나는 절대로 안시켜 먹었다.
네덜란드전. 나는 나이키에서 4만원 주고 산 국대 레플리카를 입고 있었다. 가족들은 나에게 진정하라고 했지만 나는 진정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전이 끝났다. 할말이 없었다. 내 귓가엔 "조선놈은 어쩔수 없어..."라는 이명이 윙윙 거렸다. 힝딩크가 오베르마스에게 윙크를 보내는 장면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5) 2006년
2002년은 다 부질없는 '어제내린 눈'이다. 다시시작된 투쟁. 토고한테 지는줄 알았다. 근데 이겼다. 프랑스한테 지는줄 알았다. 근데 비겼다. 현대자동차는 최대 협찬사 중의 하나이고 경기장에서는 유럽애들이 삼성 모바일로 태극기 올리는 퍼포먼스를 사진찍는다.
고작 모여서 태극기나 흔들던 [번외자]들이었던 한국인들이 이제는 개최국 국민들보다 더 극성이다.
월드컵은 이제 우리판이다. 프랑스도 한국이랑 경기하면서 [심판판정]을 운운한다. 많이 컸다. 이것만 해도 기쁘다. 패배주의? 웃기네. 지면 어떠냐. 아르헨티나도 16강 못올라갈때가 많다.
옛날엔 사우디한테 지면 맨날 '오일 달러'이야기 했다. 모깃불 피워놓고 대청마루에서 모기장을 쳐 놓고 수박 먹으며 사우디에게 한골 두골 먹는 대표팀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안다. 우리는 애당초 이정도 수준, 즉 세계에서 범용하게 싸울수 있는 수준이 되기위해 안달을 했다고. 이제야 겨우 '한국애들은 전자제품 잘 만들어' 라는 소리를 듣는 수준이지만, 예전엔 '한국 제품은 싸구려' 라는 패배주의에 물들어 있었다고.
조국? 대한민국? 웃기네, 학교다닐때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는 '반공'이었고 '새마을 운동'이었다. 밤에는 통행금지가 있었고, 경찰이 치마 짧다고 자 들고 다니면서 여자들을 연행하던 이상한 나라였다. 메이지 유신이 일본을 살린 구국의 결의 였다며 '유신체제'를 선포하는 대통령이 있던 이상한 나라였다.
6) 이제 이만하면 우리는 충분히 통해.
우리는 세계에서 말하는 '보통 국가'가 되기 위해 투쟁했다. 맨날 한국이랑붙으면 승점 먹고들어가 던 나라가 아니다. 프랑스 같은 나라한테 3점 정도 먹고 들어가던 '깔아주는 나라"가 아니다. 젠_장, 이정도면 어때?
프랑스랑 비기던 날 우리 아버지가 전화했다.
"우리 16강 가겠네?"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했던 말들이 귀에 남아있다. '조선 놈이... 조선 놈이...'
패배주의는 가라. 스위스랑 원없는 경기 한번 해보면 끝이다. 살아남으면 좋은거고, 터미네이트 되면 터미네이트 되자. 쌍!, 우리가 원했던게 월드컵 우승인가? 우승 후보들도 3전 전승 조별리그 돌파 못하는 판국에 우리가 승점 4점이다. 적어도, 깔아주고 들어가던 예전의 약체는 아니다.
우리 아버지들은 '약체'소리, '가난한 조국' 소리 듣기 싫어서 열심히 살았다. 이제 우리는 '강호'소리, '최고 국가' 소리를 들으려고 열심히 산다.
이정도면 됬;다. 욕심도 없다. 그저 스위스랑 원없는 경기만 해다오.
어느 월드컵부터 우리가 경기 리드하면서 볼 돌리는 한가한 강호가 되었나? 어느 월드컵부터 우리가 도박사들에게 20위권 배당을 받았나?
이제사 조국은 '열등'을 벗어나 '평범'을 성취했다. 이제 태어날 우리 아들대에는 정말로 엠블럼 위에 '별'좀 달수 있지 않을까? 하기사, 아시안컵 나갈땐 엠블럼 위에 별 두개 달고 나가도 되잖아?
우리 아버지 살아계실때 '별'좀 달면 더 좋은데...
스위스전 끝나고도 아버지한테 전화좀 받았으면 좋겠다. 우리아버지, 아르헨티나 경기 끝나고 축구 두번 보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던 우리아버지가 이제 '보통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내가 Cool 하게 스위스를 기다리는 이유
1) 1986년의 기억
당시엔 대통령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어른들에게 '잡혀간다'고 협박을 들을 시절.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첫경기에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나왔을때 해설자가 말했다.
"우리는 차범근 선수가 있습니다."
차범근 선수는 공을 잡지도 못했다. 우리는 우르르 몰려 다니며 전반에만 3점을 먹었다.
박창선 선수가 골을 넣었을때, 나는 아버지가 담배를 비벼 끄며 하는 말씀을 들었다.
"아르헨티나 넘 들이 방심해서 그런거야."
패배주의는 그렇게 심어졌다. 나는 여전히 일본 기업들의 광고판 일색이었던 멕시코시티의 그 경기장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대기업이라고 생각했던 삼성이나 현대, 심지어 금성 마저도 광고판이 없었다. 광고판 마저도 나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2) 1990년의 기억
황보관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멋진 프리킥 골을 보여주었다. 때문에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한껀 해 줄 줄 알았다. 결국 한껀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번에도 말했다.
"조선 놈 들은 다리가 짧아서 안된다."
그런데 들어갔다. 당시 월드컵 베스트 골 중에 하나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어이없는 3전 전패. 쓸쓸했다.
광고판에서 제일 잘 보이던 것은 "Canon과 JVC"였다.
3) 1994년의 기억
스페인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학 도서관에 들어가니 예비역 형들이 스페인 한명 퇴장 안됬;으면 무승부는 어림도 없었을 거라고 했다. 맞는 소리 같았다. 축구는 늘 그랬다. 우리가 무언가 해내면 패배주의를 합리화 시켜주는 그 무엇인가가 항상 존재했다.
4) 1998년의 기억
최용수가 정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줄 알았다. 그런데 한거 아무것도 없었다. 하석주는 세번째 월드컵. 복받은 사람이다. 적어도 한골을 넣지 않았는가. 그런데 브랑코 그 Dog baby가 다리사이 볼 끼워넣고 점프하기 신공을 펼치며 우리 수비진을 유린하면서
"멕시카나 치킨"은 절대로 안먹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멕시카나는 절대로 안시켜 먹었다.
네덜란드전. 나는 나이키에서 4만원 주고 산 국대 레플리카를 입고 있었다. 가족들은 나에게 진정하라고 했지만 나는 진정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전이 끝났다. 할말이 없었다. 내 귓가엔 "조선놈은 어쩔수 없어..."라는 이명이 윙윙 거렸다. 힝딩크가 오베르마스에게 윙크를 보내는 장면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5) 2006년
2002년은 다 부질없는 '어제내린 눈'이다. 다시시작된 투쟁. 토고한테 지는줄 알았다. 근데 이겼다. 프랑스한테 지는줄 알았다. 근데 비겼다. 현대자동차는 최대 협찬사 중의 하나이고 경기장에서는 유럽애들이 삼성 모바일로 태극기 올리는 퍼포먼스를 사진찍는다.
고작 모여서 태극기나 흔들던 [번외자]들이었던 한국인들이 이제는 개최국 국민들보다 더 극성이다.
월드컵은 이제 우리판이다. 프랑스도 한국이랑 경기하면서 [심판판정]을 운운한다. 많이 컸다. 이것만 해도 기쁘다. 패배주의? 웃기네. 지면 어떠냐. 아르헨티나도 16강 못올라갈때가 많다.
옛날엔 사우디한테 지면 맨날 '오일 달러'이야기 했다. 모깃불 피워놓고 대청마루에서 모기장을 쳐 놓고 수박 먹으며 사우디에게 한골 두골 먹는 대표팀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안다. 우리는 애당초 이정도 수준, 즉 세계에서 범용하게 싸울수 있는 수준이 되기위해 안달을 했다고. 이제야 겨우 '한국애들은 전자제품 잘 만들어' 라는 소리를 듣는 수준이지만, 예전엔 '한국 제품은 싸구려' 라는 패배주의에 물들어 있었다고.
조국? 대한민국? 웃기네, 학교다닐때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는 '반공'이었고 '새마을 운동'이었다. 밤에는 통행금지가 있었고, 경찰이 치마 짧다고 자 들고 다니면서 여자들을 연행하던 이상한 나라였다. 메이지 유신이 일본을 살린 구국의 결의 였다며 '유신체제'를 선포하는 대통령이 있던 이상한 나라였다.
6) 이제 이만하면 우리는 충분히 통해.
우리는 세계에서 말하는 '보통 국가'가 되기 위해 투쟁했다. 맨날 한국이랑붙으면 승점 먹고들어가 던 나라가 아니다. 프랑스 같은 나라한테 3점 정도 먹고 들어가던 '깔아주는 나라"가 아니다. 젠_장, 이정도면 어때?
프랑스랑 비기던 날 우리 아버지가 전화했다.
"우리 16강 가겠네?"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했던 말들이 귀에 남아있다. '조선 놈이... 조선 놈이...'
패배주의는 가라. 스위스랑 원없는 경기 한번 해보면 끝이다. 살아남으면 좋은거고, 터미네이트 되면 터미네이트 되자. 쌍!, 우리가 원했던게 월드컵 우승인가? 우승 후보들도 3전 전승 조별리그 돌파 못하는 판국에 우리가 승점 4점이다. 적어도, 깔아주고 들어가던 예전의 약체는 아니다.
우리 아버지들은 '약체'소리, '가난한 조국' 소리 듣기 싫어서 열심히 살았다.
이제 우리는 '강호'소리, '최고 국가' 소리를 들으려고 열심히 산다.
이정도면 됬;다. 욕심도 없다. 그저 스위스랑 원없는 경기만 해다오.
어느 월드컵부터 우리가 경기 리드하면서 볼 돌리는 한가한 강호가 되었나?
어느 월드컵부터 우리가 도박사들에게 20위권 배당을 받았나?
이제사 조국은 '열등'을 벗어나 '평범'을 성취했다. 이제 태어날 우리 아들대에는 정말로 엠블럼 위에 '별'좀 달수 있지 않을까? 하기사, 아시안컵 나갈땐 엠블럼 위에 별 두개 달고 나가도 되잖아?
우리 아버지 살아계실때 '별'좀 달면 더 좋은데...
스위스전 끝나고도 아버지한테 전화좀 받았으면 좋겠다. 우리아버지, 아르헨티나 경기 끝나고 축구 두번 보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던 우리아버지가 이제 '보통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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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래에 읽은 월드컵 관련 글 중에 최고!
출처 http://soccer.nate.com/bbs/read.asp?intNo=4050&NavPage=1&bbsID=go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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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이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읽어주셔서 기분좋고,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이참에 한 가지 더 써보면, 오래전 우리가 선진국이라 생각하며 이유없이 주눅들던
유럽나라들, 예를 들어 네델란드,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 등의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어느정도인지 아시나요?
네델란드 16위
스위스 17위
스웨덴 18위
노르웨이 25위
덴마크 26위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일까요??
한국 보다 순위가 높은 나라를 순서대로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미국
2. 일본
3. 독일
4. 영국
5. 프랑스
6. 중국
7. 이태리
8. 캐나다
9. 스페인
그리고... 바로 10위가 한국 입니다. 위로 9개국 밖에 없을 뿐입니다.
우리의 생산규모가 전세계 Top 10 이며, 무역규모 순위도 10위권입니다.
더군다나 골드만 삭스가 내놓은 최근의 자료 중 2050년 세계 8대 경제대국 예측 자료를 보면
이렇습니다.
1. 중국
2. 미국
3. 인도
4. 브라질
5. 일본
6. 러시아
7. 한국
8 독일
과거의 영화에 안주해온 이태리 프랑스 영국 등은 순위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또한 각국 1인당 GDP 예측순위를 보면 한국이 61,863$ 로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본을 따라잡는건 2035년 즘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모르게 우리는 이미
세계 초강대국 대열로 진입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국내총생산이 국민의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나타내는 척도는 아닙니다만
우리 경제의 국제적 입지와 국력이 이정도란 말입니다.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갖길 바랍니다.
그리고 전세계 어딜가든 누굴 만나든 절대 주눅들 필요가 없습니다. 힘을 냅시다!
경제대국 다운 성숙한 국민의식을 갖추는것도 필수겠지요. 대한민국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