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어요-메밀꽃 필무렵

핵심역량개발200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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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어요-메밀꽃 필무렵


 

` 줄거리

  봉평장의 파장 무렵,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 생원은 장사가 시원치 않아서 속이 상한다. 조 선달에 이끌려 충주집을 찾는다. 거기서 나이가 어린 장돌뱅이 '동이'를 만난다. 허 생원은 대낮부터 충주집과 짓거리를 벌이는 '동이'가 몹시 밉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주제에 계집하고 농탕질이냐고 따귀를 올린다. '동이'는 별 반항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물러난다. 허 생원은 마음이 좀 개운치 않다.

  조 선달과 술잔을 주고받고 하는데 '동이'가 황급히 달려온다. 나귀가 밧줄을 끊고 야단이라는 것이다. 허 생원은 자기를 외면할 줄로 알았던 '동이'가 그런 기별까지 하자 여간 기특하지가 않다. 나귀에 짐을 싣고 다음 장터로 떠나는데, 마침 그들이 가는 길가에는 달빛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달빛 아래 펼쳐지는 메밀꽃의 정경에 감정이 동했음인지 허 생원은 조 선달에게 몇 번이나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한때 경기가 좋아 한밑천 두둑이 잡은 적이 있었다. 그것을 노름판에서 다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평생 여자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메밀꽃이 핀 여름 밤, 그날 그는 토방이 무더워 목욕을 하러 개울가로 갔다.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성 서방네 처녀를 만났다. 성 서방네는 파산(破産)을 한 터여서 처녀는 신세 한탄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허 생원은 처녀와 관계를 맺었고, 그 다음날 처녀는 빚쟁이를 피해서 줄행랑을 놓는 가족과 함께 떠나고 말았다.

  그런 이야기 끝에 허 생원은 '동이'가 편모(偏母)만 모시고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발을 빗디딘 허 생원은 나귀 등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고 그걸 '동이'가 부축해서 업어 준다. 허 생원은 마음에 짐작되는 데가 있어 '동이'에게 물어 보니 그 어머니의 고향 역시 봉평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동이'가 자기처럼 '왼손잡이'임을 눈여겨 본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남녀간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친자 확인(親子確認)이라는 두 가지 이야기가 기본 줄기를 이룬다. 이 이야기가 겉과 속을 이루면서 미묘한 운명을 드러내는 과정에 '길'이 등장한다. 그 '길'은 낭만적 정취를 듬뿍 머금은 달밤의 산길이다. 물론, 그 길은 허 생원 일행에게는 생업(生業)의 길목이지만, 괴로운 인생사의 현장이기보다는 삶과 자연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세계이다. 온갖 각다귀, 잡배가 우글거리는 장터의 산문적(散文的)인 현실과는 격리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일 듯이 들리는' 운문적(韻文的)인 몽환(夢幻)의 세계이다. 여기에 사랑의 추억과 인연(因緣)의 끈질김이 어우러지면서 한 늙은 장돌뱅이의 애환이 드러난다.

  이 작품의 두드러진 묘미는 인간과 동물의 본능적 애욕을 교묘하게 병치(竝置)시킨 구성 방식에 있다. 허 생원이 술집에 들어가 충주집을 탐내고 있을 때, 그의 당나귀는 암놈을 보고 발정(發情)을 한다. '늙은 주제에 암샘을 내는 셈야. 저놈의 짐승이….' 하는 아이들의 말소리를 허 생원은 자신에 대한 조소처럼 느낀다. 이것만이 아니다. 메밀꽃이 하얗게 핀 달밤에 허 생원은 성 서방네 처녀와 꼭 한번 정을 통한다. 평생 처음이요, 마지막 기회였다. 허 생원이 처녀에게 잉태시킨 것처럼 당나귀는 읍내 강릉집 피마에게 새끼를 얻었다. 그뿐만 아니라 당나귀의 까스러진 갈기, 개진개진한 눈은 허 생원의 외양(外樣)과 흡사하다.

  이 소설은 세련된 언어와 시적 분위기 속에서 낭만적 정서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궁싯거리다', '칩칩스럽다', '농탕치다' 등의 다채로운 어휘와 함께, 허 생원 일행이 달밤에 걸어가는 장면은 언어 예술의 한 진경(眞境)을 이루고 있다. 그러기에 김동리(金東里)는 '소설을 배반한 소설가'라고 평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적으로 낭만적 필체만을 지닌 것은 아니다. 파장 무렵의 시골 장터 풍경 묘사, 주인공 허 생원을 닮은 나귀 묘사 등은 뚜렷한 사실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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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책을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말하는 것 만큼 좋은 논술교육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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