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아 그 푸르름이 탐이 나 좀이 쑤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날이면 너와 정답게 자전거를 타고 싶다. 새로 난 오솔길을 따라 울리는 산새 소리와 사르랑 사르랑 바퀴 돌아가는 소리에 우리는 어색한 침묵조차도 다정할 것이고 살며시 내 허리춤을 붙잡은 너의 손가락에 너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꼬옥 쥐어도 나는 간지러운 척도 못할 것이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숲 속에서 길을 잃어도 너와 함께 있다는 흐뭇함에 길치인 내가 우쭐하며 길도 인도해보고 가다가 목이 마르면 이리저리 옹달샘을 찾아 살풋 고양이 세수를 하며 너에게 듬뿍 물도 뿌려보고 째려보는 너를 볼 면목이 없어 뒤돌아 혼자 깔깔 웃으며 멀리 멀리 뜀박질로 도망도 가보고 돌아오는 길에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을 발견하면 쉬었다 가자고 억지로 빡빡 우겨 푹신한 네 무릎을 벤 채 살짝 잠이 들기도 하고 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너의 고운 손길에 꿈결을 걷는 몽유병 환자처럼 신음하다 가만히 손을 들어 너의 뺨도 어루만져보고 서로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길로 발갛게 홍시가 된 너의 뺨에 닿을 듯 말 듯 가볍게 입맞춤도 해보고 이도 저도 못할 쑥스러움을 깨기 위해 내 못난 손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배가 터지도록 게걸스레 먹고 싶고 이내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들면 아쉬움을 접은 채 반짝이는 별 빛을 눈동자에 담아 오늘같은 날이 다시 오기를 소원하고 그냥 집에 보내기가 서운해 너희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한가롭게 저녁 산책도 즐기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어렵사리 부탁해 노란색 환한 가로등 밑에서 우리 둘만의 사진도 찍어보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너의 작은 입술도 이렇게 달콤하리라 부질없는 상상도 해보고 끝내 동녘 하늘에 샛별이 뜰 때까지 나란히 앉아 너의 넉넉한 허리 사이즈를 가늠하기 전에는 너를 돌려보내지 못할 것 같아.
커플 생활 백서 118. 하늘 맑은 날이면
하늘이 맑아 그 푸르름이 탐이 나
좀이 쑤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날이면
너와 정답게 자전거를 타고 싶다.
새로 난 오솔길을 따라 울리는 산새 소리와
사르랑 사르랑 바퀴 돌아가는 소리에
우리는 어색한 침묵조차도 다정할 것이고
살며시 내 허리춤을 붙잡은 너의 손가락에
너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꼬옥 쥐어도
나는 간지러운 척도 못할 것이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숲 속에서 길을 잃어도
너와 함께 있다는 흐뭇함에
길치인 내가 우쭐하며 길도 인도해보고
가다가 목이 마르면 이리저리 옹달샘을 찾아
살풋 고양이 세수를 하며
너에게 듬뿍 물도 뿌려보고
째려보는 너를 볼 면목이 없어
뒤돌아 혼자 깔깔 웃으며
멀리 멀리 뜀박질로 도망도 가보고
돌아오는 길에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을 발견하면
쉬었다 가자고 억지로 빡빡 우겨
푹신한 네 무릎을 벤 채 살짝 잠이 들기도 하고
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너의 고운 손길에
꿈결을 걷는 몽유병 환자처럼 신음하다
가만히 손을 들어 너의 뺨도 어루만져보고
서로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길로
발갛게 홍시가 된 너의 뺨에
닿을 듯 말 듯 가볍게 입맞춤도 해보고
이도 저도 못할 쑥스러움을 깨기 위해
내 못난 손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배가 터지도록 게걸스레 먹고 싶고
이내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들면 아쉬움을 접은 채
반짝이는 별 빛을 눈동자에 담아
오늘같은 날이 다시 오기를 소원하고
그냥 집에 보내기가 서운해
너희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한가롭게 저녁 산책도 즐기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어렵사리 부탁해
노란색 환한 가로등 밑에서
우리 둘만의 사진도 찍어보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너의 작은 입술도 이렇게 달콤하리라
부질없는 상상도 해보고
끝내 동녘 하늘에 샛별이 뜰 때까지 나란히 앉아
너의 넉넉한 허리 사이즈를 가늠하기 전에는
너를 돌려보내지 못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