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점까지 놀려대는 사이가 더 오래 뜻뜻한 법!

문미경2006.06.24
조회35,579
미운 점까지 놀려대는 사이가 더 오래 뜻뜻한 법!


 

 

며칠전이었습니다.
길거리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두 사람.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지켜보던 남자가

문득 여자친구에게 물었죠.

 "참, 근데 너 왜 치마 안 입어?
  한번도 못 본거 같애. 진짜 그렇네."

근데 그 무심한 질문에 그녀는 좀 과하다 싶을 만큼 단호히..

 "난 원래 치마 안 입어. 절대로!!!"

절대로..란 말에 남자가 이상해서 되물었겠죠?

 "왜... 왜 절대로 안 입는데?"
 "그냥, 그냥 안 입어. 입기 싫어. 불편해. 짜증나."

 

사건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남자 입장에선 일단 궁금했겠죠.
왜 치마를 그냥도 아니고 절대로 안 입는다는건지..
그리고 기분도 좀 나빴겠죠?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질색을 하며 '절대로' 안 입는다니..

 "왜...  왜 안 입는데.. 아니, 뭐 이유가 있을거 아니야.
  다리에 흉터 있어?  흉터 있으면 어때..
  뭐 굵어서 그래?  굵으면 어때..
  그러지말고 한번 입고 나와봐봐. 잘 어울릴거 같은데..  어? 어?"

하지만 여자는 얼굴을 찡그린채,
  "그만해... 싫어. 그만해. 아이, 그만하라니까......."

 

사실 치마야 입어도 그만,  안 입어도 그만이겠지만...

두 사람의 싸움은 이미 치마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그렇게 보고 싶다는데 그것도 못 해줘?"
  "여자친구가 그렇게 싫다는데 꼭 입으라고 해야겠어?"
  "알았어, 그럼 입지마."
  "안 입어! 안 입는다니까..."

어느새 감정싸움으로 번져버린거죠.

그 사건이후 내내 서로 마음이 불편했던 두 사람이

오늘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자리.
근데 전철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는

계단 올라오는 여자친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 졌습니다.
여자친구가 치마를 입고 나타났거든요.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리로 향했고,

순간 그녀가 왜 치마를 입지 않겠다고 했는지...

대번에 알것도 같았습니다.

얼굴에 비해 상체에 비해 다리가 좀.. 심하게 튼튼하다 싶은 그녀.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맙니다.
일부러 더 뾰로통해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서는..

 "야... 진짜 이쁘다.  내가 예쁠줄 알았어.
  그리고 너 다리보니까.. 내가 이제 안심이 된다.
  나는 니가 맨날 어디가서 픽픽 쓰러질까봐 되게 겁났었거든.
  이야... 우리 애인 최고다. 우리 애인..
  얼굴 예뻐, 다리 튼튼해, 완벽하다 완벽해."

그제야 못 이기는척... 배시시 웃어보이는 여자.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마구 앞뒤로 흔들면서 그럽니다.

 "그리구 혹시..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너 고등학교때 별명이 혹시 성수대교 아니었어? 아님 한남대교?
  아, 그 교각이 유난히 튼튼한 다리가 뭐였더라?
  엇! 아파. 나 때리지마.
  아니야 아니야, 팔로는 때려도 되는데 다리로는 차지마.
  아,, 진짜 아퍼..."

 


예쁜 것만 보여주는 사이보다는...

미운 점까지 놀려대는 사이가...
더..  더 오래 뜻뜻한 법이죠.

 

사랑을 말하다.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사랑을 말하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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