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만난 유럽과 남미의 두 거목은 시작부터 강한 신경전을 보여줬다.
일단 출전 선수명단을 들여다 보면 독일은 그동안 나섰던 주전멤버를 그대로 출전시켰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아르헨티나도 충분히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보였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베스트 일레븐에 조금의 변화를 주었는데, 이것은 선수들의 컨디션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절대적으로 상대인 독일에 초점을 맞춰서 나온 멤버라고 생각한다. 일단 사비올라가 빠지고 테베즈가 나왔고, 캄비아소가 빠지고 루이스 곤잘레스가 나왔다. 이것은 리켈메의 부담을 덜어주긴 위한 선수기용이었다. 독일에 프링스라는 터프한 중앙 미드필더가 리켈메를 전담 마크하고 공격력만큼이나 수비력도 좋은 발락이 프링스를 도와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기전부터 리켈메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그렇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로서는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가는데 있어서 리켈메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고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갖춘 테베즈와 루이스 곤잘레스를 투입시켰다.
테베즈는 상황에 따라서 공격 2선까지 내려와서 게임을 풀어가는 선수고, 루이스 곤잘레스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는 그 역할이 제한되지만 소속 클럽인 포르투에서는 독보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이기도 하다. 또 수비에서는 독일의 제공권을 대비해서 아르헨티나 수비 선수들 가운데 헤딩 능력이 가장 뛰어난 파브리치오 콜로치니를 선발로 투입시켰다.
양팀의 전술운용을 보자면 독일은 비교적 수비적으로 나왔다. 조별 예선부터 16강까지 끝임없이 오버래핑해서 좌측을 두드렸던 필립 람은 공격적인 모습을 자제했고, 선수들 대부분이 실점을 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춘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이따금씩 보여지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독일 공격은 날카로웠고, 아르헨티나는 그들의 작은 키로 인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아쉬운 장면이라면 슈나이더의 크로스에 이은 발락의 헤딩슛이었는데, 발락이 순간적으로 콜로치니의 수비를 벗겨내고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볼은 아깝게 골문을 외면했다.
아르헨티나는 전체적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했지만 테베즈의 개인돌파와 리켈메의 날카로운 코너킥 외에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는 후반 시작과 함께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아르헨티나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아얄라의 헤딩슛으로 첫골을 뽑아낸다. 앞서 얻었던 코너킥 상황의 대부분을 가까운 포스트 쪽으로 빠르게 차넣었던 리켈메는 이번에는 골대 앞쪽으로 강하게 연결하면서 끊어먹기 좋게 올려줬고, 아얄라는 클로제의 마크를 몸으로 견뎌내며 골을 성공시킨다. 아주 의외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제공권에서는 우위에 있는 독일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으로 골을 허용한 것이다.
선취골을 먹은 후 독일의 젊은 수비라인은 크게 흔들리는데 특히 필립 람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만약 필립 람의 패스미스가 크레스포의 발에 걸렸다면 혹은 그 후의 장면에서 골로 연결 됐다면 게임은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이후 독일은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왔는데, 독일의 코너킥 상황에서 아본단시에리 골키퍼가 부상을 당한다. 이로 인해 골키퍼가 레오 프랑코로 교체되는데 결국 이것이 승부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오늘 경기에서도 역시 클린스만의 지략이 돋보였는데, 클린스만의 교체 카드는 모두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교체 투입된 독일의 세선수, 오동코어, 보로프스키, 뇌빌이 경기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오동코어는 아르헨티나의 왼쪽을 허물었고, 보로프스키는 클로제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으며, 뇌빌은 부담스러운 승부차기 첫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와는 반대로 아르헨티나의 열성팬인 필자가 봤을때 가장 아쉬운 점은 페케르만의 선수교체에 있다. 물론 갑작스런 아본단시에리의 부상으로 교체 카드 1장을 날린 것도 있지만, 그 상황에서 굳이 리켈메를 뺏어야 했을까? 물론 리켈메가 프링스와 발락의 수비에 막혀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었더라도 오히려 수비적으로 나가려고 했다면 한번의 패스로 수비를 무너뜨릴수 있는 리켈메는 유지시켜둬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리켈메의 교체는 그렇다고 하자. 크레스포를 빼고 크루즈를 넣은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이 교체가 있은 직후 동점골을 허용해 필자는 거기서 경기는 끝났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도대체 그 상황에서 크루즈가 들어가서 크레스포보다 무엇을 더 할 수 있었을까? 또, 메시, 사비올라, 아이마르같은 검증된 교체카드를 뒤로하고 굳이 크루즈를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뒤에 말한 세명의 선수가 체격에서 독일에게 고전할 가능성은 많이 있었지만, 어차피 크루즈 한명으로 독일의 제공권을 장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앞에 언급된 세명의 작고 빠른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후반과 그 이후 시간에 독일의 느린 수비수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교체로 인해 동점골을 허용한 후 골을 뽑아내야 할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방향을 잃고 만다. 페케르만이 부임한 직후 대부분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리켈메와 함께 했다. 그런 절대적인 중원의 사령관이 빠진 상태에서 아르헨티나 공격 선수들은 공격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또, 루이스 곤잘레스가 그런 상황이라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줘야 했지만, 그는 아직 아르헨티나 정도의 레벨의 팀에서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결국 동점골 이후 이렇다할 장면없이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역대 월드컵 동안 두팀은 승부차기에서 패한적이 없다. 독일은 게르만 민족 특유의 침착성으로 그런 기록을 이어왔다면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 나선 골키퍼들의 번뜩이는 방어로 인해서 승부차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늘 상황만 본다면 아르헨티나 팬들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의 부상을 틈타 경기에 출장해 이탈리아와의 4강전 승부차기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영웅이 된 고이고에체아를 떠올리며 레오 프랑코가 그렇게 해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게르만 민족 특유의 침착함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더욱 발휘되기 마련이다. 독일은 승부차기에 나선 4명의 선수가 모두 성공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경기의 영웅이 될 뻔한 로베르토 아얄라와 페케르만의 알 수 없는 선수교체로 욕을 먹을지 모르는 캄비아소가 실축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만다.
필자가 아르헨티나의 열성팬이라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아르헨티나로서는 아주 아쉬운 경기일 수 밖에 없다. 시종일관 볼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경기를 리드해 나갔고, 의외로 찬스도 많이 있었지만 골로 연결짓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리켈메의 부담을 덜어주기엔 테베즈 보다는 메시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지만 테베즈가 선발로 나왔고, 그랬다면 후반전에는 메시를 한번 투입해 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경기였다.
어째든 개최국 독일은 우승으로 가는 가장 험한 고개를 넘었다. 준결승에서 만날 이탈리아는 아르헨티나만큼 공격력이 날카롭지 못하고, 지금 독일의 페이스라면 '카테나치오'로 통하는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충분히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적절한 선수교체와 타이밍을 보여주는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이 4강에서도 계속된다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홈어드밴티지와 함께 결승전에도 손쉽게 안착할 수 있을것이다.
결국 이번 대회 조별 예선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인 세팀 중 두팀이 떨어졌고, 개인적으로 필자가 우승후보로 꼽았던 세팀 중 역시 두팀이 떨어졌다. 전자의 세팀은 독일과 아르헨티나, 스페인이고 후자의 세팀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이다.
아르헨티나의 탈락으로 아쉬운 점은 메시의 모습을 생각보다 많이 보지 못했다는 점이고, 어쩌면 더이상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은 리켈메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또 가장 짜증났던 점은 대한민국 공중파 방송의 해설위원으로 나섰던 차범근씨의 과도한 독일 사랑이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의 해설은 좋아했지만 앞으로 독일의 경기는 KBS를 통해 볼 생각이다. 아르헨티나의 팬인 내가 듣기에 그것은(차범근씨의 해설은)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아니라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처럼 들렸다.
2006 독일 월드컵 8강 독일 vs 아르헨티나 리뷰
16년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만난 유럽과 남미의 두 거목은 시작부터 강한 신경전을 보여줬다.
일단 출전 선수명단을 들여다 보면 독일은 그동안 나섰던 주전멤버를 그대로 출전시켰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아르헨티나도 충분히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보였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베스트 일레븐에 조금의 변화를 주었는데, 이것은 선수들의 컨디션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절대적으로 상대인 독일에 초점을 맞춰서 나온 멤버라고 생각한다.
일단 사비올라가 빠지고 테베즈가 나왔고, 캄비아소가 빠지고 루이스 곤잘레스가 나왔다. 이것은 리켈메의 부담을 덜어주긴 위한 선수기용이었다. 독일에 프링스라는 터프한 중앙 미드필더가 리켈메를 전담 마크하고 공격력만큼이나 수비력도 좋은 발락이 프링스를 도와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기전부터 리켈메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그렇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로서는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가는데 있어서 리켈메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고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갖춘 테베즈와 루이스 곤잘레스를 투입시켰다.
테베즈는 상황에 따라서 공격 2선까지 내려와서 게임을 풀어가는 선수고, 루이스 곤잘레스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는 그 역할이 제한되지만 소속 클럽인 포르투에서는 독보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이기도 하다.
또 수비에서는 독일의 제공권을 대비해서 아르헨티나 수비 선수들 가운데 헤딩 능력이 가장 뛰어난 파브리치오 콜로치니를 선발로 투입시켰다.
양팀의 전술운용을 보자면 독일은 비교적 수비적으로 나왔다. 조별 예선부터 16강까지 끝임없이 오버래핑해서 좌측을 두드렸던 필립 람은 공격적인 모습을 자제했고, 선수들 대부분이 실점을 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춘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이따금씩 보여지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독일 공격은 날카로웠고, 아르헨티나는 그들의 작은 키로 인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아쉬운 장면이라면 슈나이더의 크로스에 이은 발락의 헤딩슛이었는데, 발락이 순간적으로 콜로치니의 수비를 벗겨내고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볼은 아깝게 골문을 외면했다.
아르헨티나는 전체적으로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했지만 테베즈의 개인돌파와 리켈메의 날카로운 코너킥 외에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는 후반 시작과 함께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아르헨티나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아얄라의 헤딩슛으로 첫골을 뽑아낸다. 앞서 얻었던 코너킥 상황의 대부분을 가까운 포스트 쪽으로 빠르게 차넣었던 리켈메는 이번에는 골대 앞쪽으로 강하게 연결하면서 끊어먹기 좋게 올려줬고, 아얄라는 클로제의 마크를 몸으로 견뎌내며 골을 성공시킨다. 아주 의외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제공권에서는 우위에 있는 독일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으로 골을 허용한 것이다.
선취골을 먹은 후 독일의 젊은 수비라인은 크게 흔들리는데 특히 필립 람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만약 필립 람의 패스미스가 크레스포의 발에 걸렸다면 혹은 그 후의 장면에서 골로 연결 됐다면 게임은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이후 독일은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왔는데, 독일의 코너킥 상황에서 아본단시에리 골키퍼가 부상을 당한다. 이로 인해 골키퍼가 레오 프랑코로 교체되는데 결국 이것이 승부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오늘 경기에서도 역시 클린스만의 지략이 돋보였는데, 클린스만의 교체 카드는 모두 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교체 투입된 독일의 세선수, 오동코어, 보로프스키, 뇌빌이 경기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오동코어는 아르헨티나의 왼쪽을 허물었고, 보로프스키는 클로제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으며, 뇌빌은 부담스러운 승부차기 첫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와는 반대로 아르헨티나의 열성팬인 필자가 봤을때 가장 아쉬운 점은 페케르만의 선수교체에 있다. 물론 갑작스런 아본단시에리의 부상으로 교체 카드 1장을 날린 것도 있지만, 그 상황에서 굳이 리켈메를 뺏어야 했을까? 물론 리켈메가 프링스와 발락의 수비에 막혀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었더라도 오히려 수비적으로 나가려고 했다면 한번의 패스로 수비를 무너뜨릴수 있는 리켈메는 유지시켜둬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리켈메의 교체는 그렇다고 하자. 크레스포를 빼고 크루즈를 넣은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이 교체가 있은 직후 동점골을 허용해 필자는 거기서 경기는 끝났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도대체 그 상황에서 크루즈가 들어가서 크레스포보다 무엇을 더 할 수 있었을까? 또, 메시, 사비올라, 아이마르같은 검증된 교체카드를 뒤로하고 굳이 크루즈를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뒤에 말한 세명의 선수가 체격에서 독일에게 고전할 가능성은 많이 있었지만, 어차피 크루즈 한명으로 독일의 제공권을 장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앞에 언급된 세명의 작고 빠른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후반과 그 이후 시간에 독일의 느린 수비수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교체로 인해 동점골을 허용한 후 골을 뽑아내야 할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방향을 잃고 만다. 페케르만이 부임한 직후 대부분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리켈메와 함께 했다. 그런 절대적인 중원의 사령관이 빠진 상태에서 아르헨티나 공격 선수들은 공격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또, 루이스 곤잘레스가 그런 상황이라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줘야 했지만, 그는 아직 아르헨티나 정도의 레벨의 팀에서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결국 동점골 이후 이렇다할 장면없이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역대 월드컵 동안 두팀은 승부차기에서 패한적이 없다. 독일은 게르만 민족 특유의 침착성으로 그런 기록을 이어왔다면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 나선 골키퍼들의 번뜩이는 방어로 인해서 승부차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늘 상황만 본다면 아르헨티나 팬들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의 부상을 틈타 경기에 출장해 이탈리아와의 4강전 승부차기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영웅이 된 고이고에체아를 떠올리며 레오 프랑코가 그렇게 해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게르만 민족 특유의 침착함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더욱 발휘되기 마련이다. 독일은 승부차기에 나선 4명의 선수가 모두 성공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경기의 영웅이 될 뻔한 로베르토 아얄라와 페케르만의 알 수 없는 선수교체로 욕을 먹을지 모르는 캄비아소가 실축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만다.
필자가 아르헨티나의 열성팬이라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아르헨티나로서는 아주 아쉬운 경기일 수 밖에 없다. 시종일관 볼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경기를 리드해 나갔고, 의외로 찬스도 많이 있었지만 골로 연결짓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리켈메의 부담을 덜어주기엔 테베즈 보다는 메시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지만 테베즈가 선발로 나왔고, 그랬다면 후반전에는 메시를 한번 투입해 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경기였다.
어째든 개최국 독일은 우승으로 가는 가장 험한 고개를 넘었다. 준결승에서 만날 이탈리아는 아르헨티나만큼 공격력이 날카롭지 못하고, 지금 독일의 페이스라면 '카테나치오'로 통하는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충분히 뚫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적절한 선수교체와 타이밍을 보여주는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이 4강에서도 계속된다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홈어드밴티지와 함께 결승전에도 손쉽게 안착할 수 있을것이다.
결국 이번 대회 조별 예선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인 세팀 중 두팀이 떨어졌고, 개인적으로 필자가 우승후보로 꼽았던 세팀 중 역시 두팀이 떨어졌다. 전자의 세팀은 독일과 아르헨티나, 스페인이고 후자의 세팀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이다.
아르헨티나의 탈락으로 아쉬운 점은 메시의 모습을 생각보다 많이 보지 못했다는 점이고, 어쩌면 더이상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은 리켈메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또 가장 짜증났던 점은 대한민국 공중파 방송의 해설위원으로 나섰던 차범근씨의 과도한 독일 사랑이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의 해설은 좋아했지만 앞으로 독일의 경기는 KBS를 통해 볼 생각이다. 아르헨티나의 팬인 내가 듣기에 그것은(차범근씨의 해설은)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아니라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처럼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