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부재' 가 그리 낯설지 않은 화두가 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영화를 보게 된 건 어쩌면 슬프디 슬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에서 이름이 갖는 의미는 매우 커 보인다. 재섭(김태우), 소희(김민정)와, 혜경, 미정. 영화를 통틀어 나오는 이름은 단 네 개다. 후자 두개의 이름은 각각 재섭과 소희에게 있어 거짓일 수 밖에 없는, 껍데기인 이미지의 형상화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지하철 안에서 이름을 묻고 (소희의 진짜 이름을)답해주는 건 소통의 첫 단추를 꿰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
재섭과 소희의 공간인 정류장에는 그 두사람 말고는 영화 내내 그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다. 정류장이라는 그들만의 공간은, 만나서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 존재가 되는 과정에서 소통의 부재라는 같은 종류의 아픔을 안고 삶을 인식하고, 그래서 서로에게서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특별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이 그냥 이 아니고, 인 이유는, 아마도 '버스' 라는 공간도 같은 비중이 의미를 차지하지 않을까라고 추측해보았는데, 처음 버스를 같이 탔을 때 떨어져 각자의 자리에 앉아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던 두 사람이 결국엔 같이 앉아 어깨를 빌려주고 기대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은 소통의 마지막 단추를 꿴 장소가 바로 '버스' 안이기 때문인 듯 하다.
세상과 담을 쌓고 일상에서 흔히 알고 지내는 대학시절 동기들, 연구실 사람들.. 과 보이지 않는 벽을 쌓고 사는 나인지라,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군들 그런 벽이 없겠냐만은- 재섭의 모습에서 잠시나마 나를 한번 투영해 봤다. 더군다나, 포항에 내려온 이후로는 근원적인 외로움을 느끼고 소통의 대상을 원하는 욕심을 끊임없이 갈구했기에 그런 마음이 더욱 들었을 게다.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 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사실 나도 어떤 배우가 출연했다, 몇 년 전 영화다, 루시드 폴이 OST 를 맡았더라.. 거기까지만 알았는데, 많은 시간이 지나 구해서 보고 나니, 역시 간결하고 극명한 임팩트나 반전 같은 게 없기에 상업성이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일상의 단면과 심리를 거친 듯 실제론 세밀하게 그린 영화를 좋아하는 내겐,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웠던 영화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는.
영화리뷰 : <버스, 정류장>,2001
영화에서 이름이 갖는 의미는 매우 커 보인다. 재섭(김태우), 소희(김민정)와, 혜경, 미정. 영화를 통틀어 나오는 이름은 단 네 개다. 후자 두개의 이름은 각각 재섭과 소희에게 있어 거짓일 수 밖에 없는, 껍데기인 이미지의 형상화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지하철 안에서 이름을 묻고 (소희의 진짜 이름을)답해주는 건 소통의 첫 단추를 꿰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
재섭과 소희의 공간인 정류장에는 그 두사람 말고는 영화 내내 그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다. 정류장이라는 그들만의 공간은, 만나서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 존재가 되는 과정에서 소통의 부재라는 같은 종류의 아픔을 안고 삶을 인식하고, 그래서 서로에게서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특별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이 그냥 이 아니고, 인 이유는, 아마도 '버스' 라는 공간도 같은 비중이 의미를 차지하지 않을까라고 추측해보았는데, 처음 버스를 같이 탔을 때 떨어져 각자의 자리에 앉아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던 두 사람이 결국엔 같이 앉아 어깨를 빌려주고 기대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은 소통의 마지막 단추를 꿴 장소가 바로 '버스' 안이기 때문인 듯 하다.
세상과 담을 쌓고 일상에서 흔히 알고 지내는 대학시절 동기들, 연구실 사람들.. 과 보이지 않는 벽을 쌓고 사는 나인지라,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군들 그런 벽이 없겠냐만은- 재섭의 모습에서 잠시나마 나를 한번 투영해 봤다. 더군다나, 포항에 내려온 이후로는 근원적인 외로움을 느끼고 소통의 대상을 원하는 욕심을 끊임없이 갈구했기에 그런 마음이 더욱 들었을 게다.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 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사실 나도 어떤 배우가 출연했다, 몇 년 전 영화다, 루시드 폴이 OST 를 맡았더라.. 거기까지만 알았는데, 많은 시간이 지나 구해서 보고 나니, 역시 간결하고 극명한 임팩트나 반전 같은 게 없기에 상업성이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일상의 단면과 심리를 거친 듯 실제론 세밀하게 그린 영화를 좋아하는 내겐,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웠던 영화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는.
평점 : ★★★☆/★ 다섯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