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몽 도메네크

이영찬200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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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몽 도메네크

 

 

월드컵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각자의 나라에서 유명한 사람들이지만, 그런 유명한 스타들에게조차도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진정 월드 클래스 인지도를 갖게 해주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새로이 인식하게 된 '스타'들은 포르투갈의 미구엘, 독일의 포돌스키, 가나의 아사모아, 잉글랜드의 레넌 등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 대표팀의 감독 레몽 도메네크가 있다. 레몽 도메네크가 나의 눈에 들어온 이유는 두가지다.

 

첫번 째 이유는, 누가봐도 논란의 여지가 있던 對 한국전 후반전의 비에라의 슛팅에 대해서 그가 취했던 담담한 태도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항의하면 끝이 없을 것"이라고 그랬다. 심판의 잘잘못을 가리고 따지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제빠르게 팀의 분위기를 준비해나갔다. 

 

"그러나 스위스전보다는 훨씬 나은 플레이를 펼쳤다", ""다음 경기에는 선수들이 더 잘 하리라 믿는다", ""이기는 것도 다 우리 모두가(프랑스 팀)가 하기 나름이지만 난 희망이 있다"

 

나의 축구 감수성이 지나치게 예민한 것일까? 결과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스포츠맨쉽에 작게 감동을 받았다.

 

두번째 이유는 화면에 나타난 그의 침착함 때문이다. 스페인과의 16강 전에서, 전반 27분에 페널티킥을 선언받았을 때, 고개를 떨구며 손 사래를 저었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아마도 턱이 땅에 떨어지고 눈이 소켓 밖으로 튀어나왔을 정도로 열을 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역전승을 거둔 후에는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철저하게 선수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우리 선수들이 용감했고, 영리했다"

"그들은 어떻게 경기 페이스를 이끌어 나갈 지를 잘 알고 있었다"

"팀의 젊은 선수들은 숨이 멎을 때까지 뛰었다. 우리는 아주 빠르게 플레이했고, 상대의 플레이를 차단해 냈다"

"우리팀은 노장들이 많지만 그들 모두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을 아는 선수들..."

 

비록 경기 중계를 보지는 못했지만, 어제 브라질과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마음속으로 레몽 도메네크 감독과 프랑스 선수들이 승리하기를 바랬었다. 누가봐도 브라질은 최강이기 때문에 약자의 편을 드는 자연스런 감정도 발동했었다. (스페인을 집으로 돌려 보낸 프랑스의 8강전 경기에 스페인 출신 주심이 배정된 것도 프랑스를 약자로 만드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승리했다. 아르헨-독일 전과 같은 난투극도 없었으며 팔꿈치 플레이도 별로 없었다(고 들었다.)

 

도메네크 감독은 역시 "나는 선수들과 함께 태클을 했고, 그들과 함께 뛰어다니고 슈팅을 날렸다"면서 선수들을 칭찬하는 하였다. 하지만, 슈퍼스타 스트라이거 티에리 앙리는 전술적인 치밀한 준비가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발혔다 한다. 다시 말해서, 선수들이 잘나기만 해서 이긴다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온갖 더티 플레이가 난무하는 중에서 스포츠맨쉽을 버리지 않고 버티는 리더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 다음 경기에서 프랑스를 어떻게 이끌지 궁금하다.

 

특히, 그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구수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형님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