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학교 김원호 선생님의 러시아 통신1

송상윤200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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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통신 (1) 2006/06/14 마리학교 김원호 선생님의 러시아 통신1 김원호
마리학교 3학년 학생들은 지금 지금 러시아 우스리스크 외각에 있는 우정마을에 있습니다. 고려인이 살고 있는 자치마을입니다. 우리가 기거하는 곳은 마을 안에 있는 솔빈문화센터입니다. 발해의 한 부(府)인 솔빈부의 이름을 딴 아담한 공간입니다.

오늘 오전 일과는 쑥 천혜녹즙 만들기였습니다. 자연농법 전문가인 장민석 선생님과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넓이보다 큰, 아주 너른 황무지에 가서 쑥의 윗잎들을 채취해왔습니다. 방목하는 말과 소와 같이, 그리고 간혹 풀 숲에 있는 새 알을 피해 가며 열심히 채취했습니다. 브론테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처럼 다소 세상을 거칠게 도전하고 싶어하게끔 만드는 황무지였습니다.  
이 쑥잎들을 발효쑥액과 버무리는 일을 한 후 한지로 잘 봉했습니다. 자연농법은 곡물의 입장에서 사유를 하게 하는 농법입니다. 사람의 입을 위한 웰빙 개념을 넘어서서 그 곡물에 대한 관찰과 관계를 요구합니다. 우리가 만든 쑥녹즙은 밭 작물을 위해 천연 퇴비로 활용됩니다. 아마 우리 나갈 때 좀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먹어도 된답니다.

이 곳 겨울은 혹독해서 겨우내내 땅이 평균 일 미터 정도 언답니다. 아직 해동이 되지 않아서 여름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복사열이 생기지 않아 약간 서늘합니다.

오후에는 이상설 유허비와 발해 성터, 그리고 최초의 망명정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이준 열사와 더불어 헤이그 밀사를 조직했던 이상설 유허비에 들러서 그 분들의 뜻을 새겨보는 시간을 가진 다음 주변을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비석도 물로 닦았습니다. 학생들이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발해성터의 외성은 장관이었습니다. 작은 풀들로 뒤덮인 커다란 구릉을 약간 넘어섰다고 여기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활함이란....
“한줄기 해란강은....”이 저절로 읊어지는, 넓게 감돌아 드는 강과 아주 가득히 펼쳐진 대초원, 그리고 마침 부는 바람 속에서 다들 통쾌한 발해를 느꼈습니다. 우리 돼지털의 가슴이 좀 시원하게 넓어졌을 겁니다.

어제 위성방송으로 다행히 축구를 볼 수 있어서 이 곳 실무자들과 즐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잠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 우리 학생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일정을 소화해주어서 참 좋습니다.

그제 속초에서 17시간 걸려 이 곳 자루비노항에 어제 아침 10시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멀미 없는 여행을 했습니다. 동해바다를 북상해서 오는 뱃길 속에서 다들 좀 설레이기도 했습니다 .

도착하자마자 비가 왔습니다.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크라스키노 근처의 안중근 단지 동맹비에 들러서 묵념을 하는 것으로 러시아 여행을 시작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12명의 독립투사들이 각자의 무명지를 잘라서 독립을 맹세한 뜻을 우리의 가슴에 안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3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광활하고 낯선 침엽수림 지대를 지나면서 각자 상념에 젖었더랬습니다.
작은 산맥 하나도 넘었습니다. 땅은 비옥하고 풍광은 깨끗했습니다.

우리의 여행교육이 이렇게 저마다의 산맥을 차분하고 따뜻하게 넘게 되기를 욕심내 보렵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