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길들여 진다는 것

이소연200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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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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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냐? 참 예쁜데."

어린왕자가 말했다.

"나는 여우야."

"이리 와서 나하고 놀자. 난 정말 외로워."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길들여지지 않았으니까."

여우가 대답했다.

"그래? 미안해."

그러나 조금 생각한 뒤에,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했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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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그래. 내게 있어서는 아직 네가 몇 천, 몇 만 명의 어린이들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 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나는 네가 필요없고, 너는 내가 필요없지.

너에게는 나라는 것이 몇 천, 몇 만 마리의 여우와 같은

여우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될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 것이고,

네게는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이제 좀 알아듣겠는데."

어린왕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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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활은 매우 단조로웠어.

나는 닭들을 잡고, 사람들은 나를 잡고......

닭들은 모두 비슷비숫하고, 사람들도 모두 비슷비슷해.

그래서 나는 좀 심심했거든.

하지만 지금부터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이제 환해질 거야.

난 여느 발자국 소리와는 다른 발소리를 알게 될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 나는 굴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 소리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 낼 거야.

그리고 저길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안 먹기 때문에 밀은 나한테 소용없는 물건이야.

밀밭을 보아도 내 머리에는 아무것도 떠오르는게 없어.

그게 몹시 슬프단 말이야.

그런데 네 머리는 금빛이지.

그러니까 네가 나를 길들여 놓으면 참 기막힐 거란 말이야.

금빛이 도는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날테니까.

그리고 나는 밀밭으로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좋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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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해놓고 오면 더 좋을거야.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느 세 시부터 벌써 행복하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을 느낄 거다.

네 시가 되면 벌써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을 할 거야.

행복이 얼마나 값지다는 걸 알아낼 거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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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생텍쥐페리 의 '어린 왕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