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1]_ 소년_ 추억

한민수200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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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것을 느낄때는

가끔씩 따끔거리는 바늘꽃힌 내 팔목이 아닙니다.

어쩌다 눈을 떴을때 밝은 태양빛이 창가에 솓아져

내 눈을 부시게 하는 그 멋드러진 장면도, 아닙니다.

살아있다는것을 느낄때는

내가 그 소녀의 꿈을 꿀때입니다.

눈을 감고 몇일이 지나도록

깨어나지 않을때,

난 그 소녀의 꿈을 꿉니다,

그럼 난 '내가 아직 살아있구나' 라고

굳은 마음을 먹습니다,

'다시 눈을 떠야해'

하지만 또 언제 다시 그 소녀를 볼수있을까하는

허망한 약속을 믿을수없기에

삼일이 지나고 또 일주일이 지나고,

억지로 눈을 뜨고, 다시 잠에 빠집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수없습니다,

입을 열어 '어머니, 저 아직 살아있습니다'

말할수도 없고, 일어나 걸을수도 없는,

 

전 식물인간입니다.

 

목에 훵히 뚤린 이 알수없는 구멍으로,

무언가 들어오긴 하는데, 음.

맛도 느낄수없고, 하지만

허기가 느껴지진 않으니 다행이지요.

한발작도 움직일수없으니,

제 등, 엉덩이, 허벅지, 그리고 종아리엔

온통 욕창들 뿐입니다,

아픈걸까요, 아님 아픔에 적응이 되버린걸까요.

 

힘드신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면

벌떡 일어나 도와드리고싶습니다.

 

2년 전

아버지와 전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아버지는 많이 고통스러워하시다,

우리 어머니이름을 나즈막히 부르고

옆자리에 산소호흡기를 차고

피로 흐려진 내 눈을 바라보시면서

윙크를 하셨어요,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부서진 뼈로 들수 없었던 손 인사 대신,

'넌 살아라'  라고만 느껴졌던 눈 인사로

대신, 나의 위대한 영웅은 마지막숨을 몰아쉬셨습니다.

 

아버지, 라고 한번 불러볼수조차 없었네요.

 

서로 말이 없었습니다,

저와 아버지는. 

그래서 인지 더 보고싶은지,

 

사고후 처음으로 눈을 떴을때

모든것이 말짱해 보였어요,

귀도 처음처럼 밝았고, 눈도 흐릿하지 않았구요.

그리고

전 화장실이 참 많이 가고싶었어요,

다리에 영차하고 힘을 주었지만,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아 의아했었죠.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저에게

많은 설명을 해주셨어요.

 

 

제가 식물인간이라는것을,

 

뇌에 참 많은 손상이 가해져서

원할때 눈물따위 흘릴수가 없데요.

원할때 웃을수도 없데요.

가끔가다 뇌사상태에서 깨어날수도 있다고, 지금처럼,

하지만 할수있는것은 뭔가 바라보는 것뿐이라구요.

 

처음엔 의사선생님을 원망했습니다.

주먹을 꽈악 지고 한대라고 날리고싶었어요.

차라리 말하지 말것을'

애써 제 멍든맘을 표현시키려

인상을 찌그려 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사고 직전에 전

밝은 불빛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설마.. 하는 사이에 충격으로 인해 몸이 앞 우리창에 부닥쳤습니다.

안전벨트의 압박으로 갈비뼈와 어깨뼈가 부러졌고

심하게 앞 윈드쉴드에 머리를 부딫혀서 그렇게 전

망가져 버렸고

아버지는 핸들에 머리를 부닥치셔서

두개골이 부러짐과 동시에 뇌에 심한 손상을 입혔다고 해요.

즉사하지 않았던게 정말 기적이라고 . .

 

고물차라 헐거워진 안전벨트 조리개와

일체 작착이 되어있지 않았던 에어백이

 

조금씩 자라던 우리 새싹을

똑 잘라버린것일까요. .

 

그날 저흰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가게를 보고 오는 길이였습니다.

조그만 구멍가게였지만 저희 가족의 꿈이

시작하는 출발점이기엔 충분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 아버지를 도와 가정을 꾸려나갈 아들과

새로운 희망으로 부푼

한 가정의 가장이 탄 차가 하필이면

그곳을 달려갈 줄이야,

 

꿈에도 몰랐죠.

 

 

저희와 부딫힌 차는

벤즈 메르세데스 E-530 이였습니다.  

일차선 도로로 달리다가 저희쪽으로 넘어온

그 신형차와 저희 고물차는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그 차에 타고있던 사람(혹은 사람들) 에 대해선

알고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으니까요,

 

다행히 저희 병원비는

책임이 있는 가해자 측에서

지불하게 되었고요.

 

제가 식물인간이 되고

대략 2개월 반이나 3개월 정도가 지났을때였습니다.

눈을 무심코 떴을때 (떠졌을때)

손가락의 감각이 순간적으로 돌아왔습니다,

분수모르는 희망도 들었습니다,

'이대로 움직일수만 있다면!'

하지만 움직일수없었습니다,

다만 어떤 부드러운 것이 만져졌을뿐.

뻑뻑한 내 눈을 왼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때 제 볼위로 어떤 물방울이 똑 떨어졌습니다,

 

천사입니다,

 

얼굴은 하얗게 빛나고 있었고,

단색으로 입은 옷은 창가에 들어오는

빛을 반사시키며 환하게 빛납니다.

 

두손으로 내 왼손을 부여잡고

웁니다, 천사가.  누구일까. 누구일까.

 

우리 어머니의 손 이후론

한번도 이런 따듯함을 느낀적이 없었습니다.

누구인지 정말 알고싶었습니다,

정말로 천사일까,

날 대리러 온것일까

난 천국에 가는것일까?

가기전에 우리 엄마한테

'나 좋은곳으로 가는것같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곳에서 엄마를 다시 볼수있을꺼야' 라고 말하고싶은데,

 

있는 힘껃 내 목에 힘을줍니다

그리고 주술을 겁니다,

넌 말해야 한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한다,

얼떨껼에 뱃은 말

'으..'

 

깜짝 놀라는 그 소녀가 보입니다,

귀엽습니다. 이쁩니다.

 

어. 안되는데,

다시 졸음이 솓아집니다,

또 이대로 얼마를 지셀까.

또 이대로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 .

 

자유롭습니다,

제몸이, 움직입니다,

말도 안되, 꿈이겠지,

 

주위를 둘러봅니다,

바닥은 세하얀 유리 바닥입니다,

제가 비쳐 보입니다. 

한참을 바닥을 구경하다 저멀리누군가 있는것만갘은

느낌이 듭니다, 머리를 들어 바라보니

 

천사입니다,

나의 손을 꼭 잡고 울던 천사입니다,

달려야 할까,

혹 달리면

이 얇은 유리바닥이 깨어질까.

조심히 조심히 걸어갑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앗 차거,

 

내 등에 무언가 차가운게 흘러 내립니다,

이상한느낌입니다,  옷은 다 입고잇는데. .

더욱 깨끗해진 느낌으로

소녀를 향해 다가갑니다,

 

발 밑에서 우지끈 소리가 들립니다.

유리바닥에 금이 갔습니다,

더이상 걷다간 금이 더 많이 갈것같습니다,

그렇다고 이곳에 계속 서있다가는 아무것도 모르는 곳,

이 유리바닥 밑으로 떨어지고 말거라고 생각합니다,

용기 있게 앞으로 앞으로 걸어갑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심스레 걷고있던 난 눈을 깜빡입니다,

조용히 눈을 뜨니 다시 병실입니다,

밤입니다.

새벽녘인가,

 

짹짹거리는 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옵니다,

참새소리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새벽녘에 잘들 울더라구요,

 

흠?

무슨 냄새지,

 

아주 달콤하고 시원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합니다,

 

오렌지,

오렌지다,

오렌지다 오렌지다 오렌지다,

 

입에 침이 고입니다,

돌아가지 않는 내 목에 힘을 줍니다 (들어갈리 없지만)

겨우겨우 돌린 내 건조한 눈에

큰 과일바스켓이 보입니다,

'한번 맛이라도 봤으면' 하는 충동이

저의 머릿속에 가득 찹니다.

 

강한 의지는

몸의 부적절함을 깨트리는 것일까,

오른팔을 뻗으면 오렌지에 닿을것만 같습니다.

제발, 움직여라, 오른팔!

내 오른팔아, 제발 움직여라,

제발, 제발, 제발

 

움찔, 하는 느낌이 오른 손가락 어느곳에선가 느껴집니다,

오렌지에 대한 내 집착이 이리도 강했었나,

(건강했을적에도?)

 

일그러질수없는 얼굴을

일부러 찌그려트리려 노력하고

내뱃을수 없는 고함을

내뱃으려 노력합니다, 그럼

저 오렌지를 내 손으로 잡을수 있을지도 몰라.

 

손목이 움직입니다,

내 손이 침대시트위에서 축 늘어집니다,

그 무게에선가 내 팔이 스르륵 흘러내립니다.

 

이제 이 팔을 드러올려 저 바스켓속에 오렌지를 잡는일만 남았다,

내 생에 언제 한번 이렇게도 노력했던 일이 있을까,

어쩌다 누구나가 가능했던 과일 바스켓의 오렌지를 잡는일이

제가 혼심을 쏟아야하는 어떠한 '중대한 미션' 이 되었을까요.

 

조금씩 조금씩

움직입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근육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뼈마디 사이사이가 뻐근뻐근합니다.

 

잡았다,

 

과일 바스켓의 앞부분에 손이 답니다.

 

이런,

 

중심을 잃은 과일 바스켓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새벽의 공허함을 깨우는 과일들의 횡포가

제 머리까지 띵하게 만듭니다,

난 보고만 있습니다,

아니, 그럴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오른팔을 움직인건 기적이였을까요.

난 그대로 눈을 뜨고 (오른팔을 느러뜨린체로) 누워있습니다,

누군가가 내옆에서 일어납니다.

어머니, 어머니일까,

겨우 돌린 내 눈에 들어온건,

빛나지 않는 천사입니다,

그 소녀입니다.

 

달빛을 받아서 인지

그녀의 얼굴은 너무 야위어 보입니다,

그녀가 물어봅니다,

매우 피곤한 목소리로, 괜찮냐고,

난 괜찮습니다, 신경안써도 되요,

제가 과일들을 쏟았습니다, 얼른 주울께요,

다시 가서 주무세요, 미안해요,

 

저기 있잖아요,

처음 본순간부터

너무 , 헤에,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아, 알아요, 처음 본 주제에, 그죠?

하지만 진심인걸요,

 

라고 말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입이 열어지지 않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합니다, 어쩔수없습니다.

이대로 또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지독한 꿈, 하지만 내가 그 소녀를 마음껃 볼수있는

즐겁지만 쓸쓸한 꿈속에 언제 또 빠져들어갈지 모릅니다.

오렌지도 아쉽고, 그녀의 두번째 대면도 아쉽군요.

 

그녀는 내 머리맡에 있는 빨간색 단추를 미친듯이 눌러댑니다.

그러곤 안절부절 못하는것 같더니 병실의 문을 활짝 열어 놓습니다.

그리고 병실의 불을 켭니다,

 

우욱,

눈이 마구 시립니다,

눈을 찡그리고싶지만 그럴수 없습니다,

 

마치 폭풍우처럼 흰옷입은 사람 한명과 두명 더 뒤따라 들어옵니다.

내가 눈을 뜨고 있는것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흰옷입은 사람, 의사 선생님이 저에게 한마디 합니다,

참 오랫만입니다. 라고, 마치 오래된 친구인것처럼.

 

그리고 시선이 날 넘어가더니

내 침대 옆에 아수라장이 되어있는

과일 바스켓과 과일들을 바라봅니다,

 

내가 그런것인지 그 소녀에게 물어봅니다,

그랬더니 그 소녀는 불안한듯한 목소리로

자긴 잠이 들어있었고 이방엔 우리 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놀라는 듯이 의사선생님은 날 바라봅니다,

 

점차 모든 소리들이 희미해져갑니다.

시야가 불투명해집니다.

 

또 이대로,

꿈에 빠져드는걸까요.

 

난 또 똑같은 곳에 서있습니다,

그녀는 아주 조금 더 가까운곳에 서있습니다.

아님, 제가 조금 더 가까워진것일까요.

여느때나 다름없이, (오렌지를 아쉬워한체)

소녀를 향해 걸어갑니다.

조심조심 살그머니 한발짝한발짝.

우지끈, 소리와 함께

조금더 금이 갑니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걸으면서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저 소녀에게 다가갈수있을까,

지금의 내가 (꿈밖의 내가) 할수있는것이라곤

가끔 한때 깨어나 눈을 굴리며 바뀌지 않는 병실을 바라봐야하는것뿐인데,

 

그래, 그러면 되겠구나,

 

일종의 도박같은 짓이지만

해볼만은 했습니다,

 

눈으로, 저희 아버지가 저에게 했던 식으로,

인사를 하면 됩니다, 하지만 떠나는 인사가 아닌,

만남을 축복하는 인사로요,

 

많이 생각합니다,

 

빠르게 두번 움직여야 할까,

아니, 못알아 볼꺼야,

길게 두번?

 

생각을 할때즈음에

내 입에 상쾌한 무언가가 퍼져나갑니다.

정말 신비스러운 일입니다,

아무것도 입에 넣지 않았는데

내 입에서

오렌지 향이 퍼집니다,

 

눈이 밝아지고

머리또한 상쾌해 집니다,

 

다음에 일어나면 꼭

그 소녀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길게 한번,

안녕, 이라고 인사하리라 굳게 다짐합니다,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믿음도 함께요.

 

계속 걸어나갑니다,

걸어가다 익숙한 어머니의 손길이

내 손에 퍼집니다,

그 따듯한 체온, 울컥

눈물이 쏟아집니다.

내가 있었다면

이렇게 힘들어 하지도 않으실 어머니,

 

전 알고있습니다,

이미 우리 아버지가 계약한 가계를

파산내서는 안되게 지켜내는것이

우리 어머니의 사명인것을,

그곳이 꿈의 시작이였고 꿈의 마지막장이였음을,

 

홀로 박스를 옮기시고

물건들을 정리하시고

또 사람들을 상대하고,

제 옆에 오랫동안 있지 못하셔서 얼마나

서운할실까요,

 

나라도 일어나야 합니다,

못난 아들내미라도 일어나

도와드려야 합니다.

 

다시금 이 꾹 깨물고

소녀를 향해 걸어갑니다,

마치 저곳이 내 불구의 탈출구인것처럼. .

 

하지만 유리바닥은

점점더 얇아지고

균열이 심해집니다,

못본척 나는 걷습니다.

 

다시 한번 눈을 뜹니다,

하나 변한게 없는 병실입니다.

창문으로는 빛이 들어오고

가끔 참새들이 짹짹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눈인사' 를 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없었습니다,

당황한 나는 어쩔도리 없이 체념합니다.

누구나가 나같은 사람을 언제까지고 돌봐줄 이유는 없지,

라고 혼자 모든 상황을 정리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 그 소녀입니다,

'날 버리지 않았어'

저 밑에서 뭔가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눈이 시큼시큼, 따끔거립니다,

그녀가 날 알아보고 다가옵니다,

야윈 그녀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저번에 본 것보다는 많이

침착해지고 낳아진 모습입니다.

 

눈물이,

흐릅니다.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흐릅니다.

 

뭔가 말을 하는데

알아들을수가 없습니다.

웅웅 거리는 소리만 내 귀에 맴돕니다.

 

나는 잊지않고

그녀의 눈을 깊숙히 바라봅니다,

그녀도 날 따라 바라봅니다,

 

소녀의 눈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눈물때문인지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반짝 거리고있습니다.

 

길게 한번

그녀가 눈치챌수있을만큼만

길게 한번

눈을 감았다 뜹니다.

 

'안녕, '

 

이라고 마음속으로 인사합니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려 노력해봅니다,

잘 되었을까,

내 입술끝이 살짝이라도 올라갔을까.

 

소녀는 이제

아주 많이 웁니다.

'울지 말아요, '

라고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바보같은 나,

바보같은 나,

라고 몇번을 되내입니다.

 

나의 몸의 장애가 문제였다고 하기엔 이미 늦어버렸을만치

난 소녀를 사랑하고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고백할수만 있다면,

내 초졸한모습도 난 상관없는데,

소녀가 내 마음을 알아줄수만 있다면. .

 

 

다시 꿈속으로 접어듭니다,

마음이 아주 편합니다.

소녀에게 한 인사를

알아들은것같아 기쁩니다.

우린 이제 '아는 사이' 입니다, 서로

이름도 모르지만 우린 인사했습니다.

비록 눈물과 눈 껌쩍거림의 인사였을지라도

참 소중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녀도 그랬을것이다라고 자기 합리화합니다.

 

소녀가 저기 있습니다.

많이 가까워 졌습니다,

아니, 조금만 더 가면 잡을수있을것만같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뛰어볼까,

한순간이라도 더 빨리

이꿈에서 벗어나서

소녀와 함께 따듯한

커피라도 한잔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어서 이 장애에서 벗어나

힘드신 어머니의 곁에서

힘이 되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아버지가 그토록 원했던

꿈을 제가 대신 이루고 싶습니다.

 

나 같은 사람을

돕고싶습니다.

 

어느덧 걸음을 빨라집니다,

심장박동이 두근두근, 더욱 가파집니다.

 

뒤에선

유리바닥의 균열이 미친듯 쫒아옵니다.

으득으득 이를 가는 소리같이

무섭게 쫒아옵니다,

저기에 떨어지면 끝이다,

난 끝이다.

 

내 팔을 쭉 뻗습니다.

소녀의 손이 내 앞에 있습니다.

그 소녀도 나에게 손을 내밉니다.

난 소녀의 손을 잡습니다,

아니, 손길을 느낍니다.

손가락들이 시작하는 무렵즈음을

아쉬운 손길로 붙잡습니다.

 

내 발밑에 이제 유리바닥은 없습니다.

산산조각난 유리 조각이

저 끝으로 흩어집니다.

 

소녀가 필사적으로 나의 손을 붙잡으려 하지만

이미 늦은것같습니다.

난 저 밑, 구렁텅이속으로 떨어집니다,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난 말합니다.

 

'어머니에게 사랑한다 전해줘요.

  그리고, 소녀여, 만나고싶었어요.'

 

라고 말하고

난 이제

 

깨어날수없는 꿈을 꾸러

가는 가봅니다.

 

 

 

삶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