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부침개 이야기

손희준200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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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부침개 이야기


김치부침개.

 

나는 김치부침개를 좋아한다.

 

1년 전.

 

오랜만에 쉬는 토요일.

 

나는 묵은 신 김치를 어찌 처리할까 하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튀김가루와 밀가루를 사다가

 

김치부침개에 도전하기로 했다.

 

밀가루와 튀김가루 2 : 1의 비율과 계란 한개,

 

그리고 신김치를 넣고 김치부침개를 만들었다.

 

첫장은 실패.

 

하지만 두번째장 부터 모양도 괜찮아 지는게 맛도 좋은 듯 했다.

 

그렇게 신나게 만들다보니

 

그만 나 혼자서는 처치 곤란할 만큼의 양이 만들어졌다.

 

5장의 김치부침개를 두고 난감해 하고 있을때

 

맛있는 것을 누군가와 나눠 먹는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나누고 싶은 한 사람이 생각났고

 

용기를 내어 전화했다.

 

좀 황당하지만 솔직하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저 김치부침개 같이 먹을래요?"

 

촌스럽고 생뚱맞지만, 내 진심이 담겨 있었다.

 

새로운 인연.

 

그리고 김치부침개와는 왠지 좀 어울리지 않는

 

그것도 머그컵에 마신 와인.

 

그리고 많은 대화.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다.

 

그 순간 참 행복했다.

 

그리고 1년.

 

내게는 다시 처치 곤란의 신 김치가 있고

 

그때 산 밀가루와 튀김가루가 있었다.

 

다시 만든 김치부침개.

 

어찌어찌 하다보니 다시 혼자 처치 곤란해진 양.

 

하지만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

 

와인을 함께 마실 사람은

 

내게 다시 없었다.

 

이젠 좀더 예쁘게 만들어진 김치부침개.

 

품격있는 와인과 세련된 와인잔이 있지만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은 없다.

 

밀려오는 아쉬움을

 

신 김치 하나를 삼기며 잊으려 했다.

 

속에서부터 밀려오는 아림.

 

억지로 삼킨 신 김치 때문인지

 

아님 다른 것 때문인진 모르겠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안다.

 

1년 전의 김치부침개보다

 

오늘 만든 김치부침개가 좀더 맛있다.

 

그렇게 내 김치부침개 솜씨가 좋아졌듯

 

다음엔 좀더 좋은 인연을 만들겠지.

 

토요일 나른 한 오후의 한켠

 

나는 김치부침개를 앞에 두고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추억이란 그런 것이다.

 

평범했던 김치부침개 하나에도

 

어떤 기억이란 한 방의

 

벽을 장식하게 만드는...

 

가끔은 슬프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소중한.

 

삶이란 그런 것이다.

 

다시 누군가를 위해

 

김치부침개를 만들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 나의 추억의 방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