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31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사랑은 본인의 입으로 밝히지 않아도 가까운 사람들은 그 징후를 느끼게 마련이다. 그녀의 스타일리스트는 잦아진 전화통화로 그녀에게 애인이 생긴 줄 짐작했다. 유독 한 사람과의 통화에서 웃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또 매니저는 눈에 보이게 짜증이 준 걸 보고 애인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하리수의 ‘남친소’>를 찍기 전에 개인적 친분은 없었지만, 우연찮은 기회로 그녀에게 애인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지면에서 처음 밝히는 얘기지만, 신사동에서 옷가게를 하는 친구의 사업 파트너가 바로 우승우씨인 것. 방송에도 나오는 우승우(25세)씨의 옷가게 공동사장이다. 둘의 사이를 알자마자 하리수에게 섭외전화를 돌린 건, 스타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고 싶기 때문이었다.
감동적일 정도로 솔직한 여자, 하리수
4월 초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연예인의 사생활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고 싶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제시카 심슨처럼 연인과의 일상을 시원하게 공개해줄 연예인을 찾아야 했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하리수의 얘기를 듣고 진지하게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우승우씨와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으로 소개하는 데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런 그녀를 설득한 건 트랜스젠더의 사랑도 일반인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는 걸 보여주자는 말이었다. 필자 역시 어렵게 언급한 얘기였는데 의외로 그녀의 마음이 움직였다. 한 번 마음을 연 하리수는 모든 인터뷰와 촬영에 너무도 솔직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응해주었다.
“저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트랜스젠더라고 불리며 갖은 편견으로 겹겹이 싸여 있는 사람들도 똑같이 연애하고 기뻐하며 때론 다툰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녀가 우승우씨를 처음 만난 건 신사동에 있는 그의 옷가게에서였다. 그녀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 하는 그의 모습에서 점점 호감을 느꼈다. 인사를 나누고 안면을 튼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갑자기 전화번호를 물어오는 게 우습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전화번호를 가르쳐주고 말았다.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다, 평소 조용한 사람이 과감하게 물어오는 데 더 놀란 것 같다고.
“그러다 본격적인 프로포즈를 받은 건 3월 17일이었어요. 술에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하더니 무작정 저희 집을 묻더라고요. 대략 위치를 알려주고 근처로 나가보았더니 느닷없이 꽃다발을 안기더군요. 촌스럽긴 하지만 왠지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그 ‘촌스러움’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 옷가게에 갔을 때도 상술이 없어 보여서 왠지 신경이 쓰였다고. 옷가게를 하는 사람 특유의 뛰어난 화술이 없어서 ‘숙맥’이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연애가 시작되자 우승우씨가 훨씬 적극적이었다. 그건 이전의 사랑에서 받은 상처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말이나 표현에 대해서도 그녀는 신중한 편이었다. 촬영 중에 하리수가 고백한 첫사랑은 정말 가슴 아픈 얘기였다. 16년 정도를 만나온 친구들 관계에서 배신을 당했는데도 그녀는 ‘사랑과 아픔을 처음 느끼게 해준 사람’으로 ‘곱게’ 표현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성격상 그녀의 스케줄을 따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그녀의 특별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대중들에게서 의외로 짓궂은 질문들이 많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질문에조차 성실하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트랜스젠더라는 게 잘 모르면 이해하기도 인정하기도 어려워요.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당연히 짓궂은 질문도 많이 하시죠. 그렇게 해서라도 알고 싶어 하는 맘은 누구나 똑같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마지막에는 ‘하리수가 참 담력이 세고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소릴 들었잖아요. 제가 강의를 하지 않았다면 저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계속해서 갖고 있었겠죠.”
하리수는 정말 감동적일 정도로 솔직한 여자다.
하리수를 섭외하고 나서는 직접 우승우씨와 자릴 마련했다. 그와 동업하는 친구를 통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같은 남자라는 생각에 솔직하게 터놓고 물었다. 혹시 하리수를 호기심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냐고. 하지만 승우씨는 정말 진지했다.
“지난 2월부터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저희 옷가게에 들러주셨어요. 일이 바쁘다 보니 지친 모습을 많이 보여주던데 그럴 때마다 감싸주고 싶더라고요. 또 힘들어하면서도 항상 밝게 웃는 걸 보면 참 여성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척 끌렸어요.”
필자는 그 마음이 진심이라면 당당하게 마음을 보여달라는 말로 우씨에게 방송 출연을 제안하며 설득했다. 처음엔 얼굴이 나가지 않는 조건으로 두 사람의 데이트를 공개했지만, <하리수의 ‘남친소’> 3회를 방영하기 직전 그가 먼저 필자를 찾아와 얼굴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말로는 떳떳하다고 하면서 얼굴을 가리는 건 마음이 떳떳하지 못한 것 같아 싫다는 것이었다. 그전부터 얼굴을 공개해달라고 설득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정말 기쁜 소식이었다. 그래서 이미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편집한 3회분을 재편집했다.
그는 하리수와 사귀면서 그녀의 짐을 1%라도 덜어서 같이 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진심은 어디에서나 행동으로 나온다. 한번은 촬영 때문에 승우씨와 함께 둘의 궁합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부천에 있는 용하다는 점집에서는 둘의 궁합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말했다. 승우씨는 “나쁜 얘기는 조심해서 피해가고 좋은 얘기만 새겨듣겠다”며 웃었다. 좋은 얘기 중 하나는 승우씨 사주에는 나무가 많고, 하리수의 사주에는 물이 많다는 것. 원래 물은 나무를 키워주는 덕이 있으니 좋은 궁합이라는 얘기다. 이 말을 듣자마자 승우씨는 “나무는 꼭 물의 도움을 받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자신이 도움을 줄 수는 없는지 묻는 것이다. “그냥 같이 잘 지내면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보살의 말에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1982년생, 스물다섯의 어린 나이지만 한 여자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점쟁이 앞에서조차 간절했다.
워낙 세심한 성격의 우승우씨는 연인에게 데이트를 하자고 조르기보다는 그녀의 촬영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돌봐주는 편. 중국과 한국을 자주 오가며 활동하는 하리수는 스케줄에 쫓겨 피곤할 때가 많았는데, 한번은 열이 끓어오르는데도 무대에 서야 하자 그가 먼저 발을 동동 굴렀다.
“리수씨가 밥도 못 먹고 열이 끓어오르는데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무대에 못 올라가게 막고 싶었어요. 끝나고 병원에 가야 하니까 춤추고 있는 리수씨 모습을 보며 기다리는데, 그 곡 하나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요.”
특히나 가슴 아플 때는 그녀를 업어주는데 몸이 축 처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다. 그렇게 그녀가 지친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 해줄 때가 제일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첫 야외 데이트로 월미도에 간 적이 있다. 바다를 보며 한껏 분위기를 잡다가 거리의 화가에게 하리수의 초상화를 부탁하기도 했다. 나중에 한 얘기지만, 그때 우승우씨는 차라리 그 그림을 찢어버리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과의 데이트를 위해 하리수가 어렵게 시간을 냈는데, 가만히 앉아서 보내는 게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었다고.
워낙에 바쁜 스타의 남자친구가 되다 보니 연애하기 쉬울 리가 만무하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맘 놓고 어디 다니기가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1년의 반절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셈이니 제대로 데이트를 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그녀가 중국에 있을 때 몰래 찾아가서 놀라게 하는 것이다. 하리수에겐 절대 비밀로 하고 매니저에게 물어 중국에 간 그는 중국의 한 촬영장에서 하리수를 보자마자 뒤에서 끌어안았다.
“한국에서라면 어디라든 가서 만날 수 있지만 중국까지 와 있다 보니 제가 올 걸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아요. 감동을 많이 받은 것 같아서 저도 너무 행복했어요. 저도 리수씨가 너무 보고 싶었고, 같이 있는 동안만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중국까지 갔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방송국 실내가 너무 더운 것 같아 그저 계속 부채질을 해줄 뿐이었죠.”
그는 중국에 있는 하리수의 열성팬들을 보고 기겁을 했다. 그녀가 타는 택시에 올라탈 정도로 열성적인 그들을 저지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그 외에도 그는 끊임없이 그녀를 돌봐주고 싶어 했다. 함께 안마를 받으러 가면 나중에 배워서 직접 해주고 싶어 했고, 식사를 하면서도 다음날 스케줄에 쫓기는 그녀의 피곤을 걱정했다. 덥고 힘든 촬영 일정에도 하리수가 힘을 낼 수 있던 것은 모두 우승우씨 덕분이었다.
악플에도 꿋꿋한 두 연인이 되길
연인이 잘 찾는 단골집은 낭만적이지 못하게 카페가 아니라 피시방이다. 온라인 게임에는 ‘한 가락’하는 하리수가 우씨에게 일방적으로 이기다 보니 그것도 요새는 재미가 없다고. 하지만 피시방만 가면 두 연인의 재밌는 싸움이 시작된다. 게임을 할 때만큼은 담배를 피워야 하는 우승우씨와 담배만큼은 안 된다는 하리수가 부딪치는 것.
그녀는 우씨의 유일한 단점으로 흡연을 꼽는다. 그걸 알기에 그도 애인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하지만 하리수는 담배를 끊으라며 집요하게 그를 추궁한다. 촬영하는 두 달 내내 그들이 싸운 유일한 주제가 담배였다. 촬영 막바지엔 험한 기운이 돌 정도로 싸워서 고민하다가 방영을 미룬 편집분도 있을 정도다(아직 방송분이 남아 있으니 결국은 방영될지도 모르겠다). 만나기만 해도 서로에게 힘을 주는 사이에도, 담배 하나 때문에 뒤집어지도록 싸우는 모습을 보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느 연인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는 남의 아픔을 꼬집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씨의 얼굴이 공개되고 난 후 인터넷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워지며 생긴 일이다. 특히 우씨가 연기자로 데뷔하기 위해 둘의 관계를 조작했다는 악소문은 두 연인을 힘들게 할 게 뻔했다. 필자 역시 그들에게 면목이 없었다. 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피해를 주는지 후회도 생겼다.
다행히 하리수는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이해해주었다. 자신도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궁금해 하고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게 보통인데, 왜 사람들이 그러지 않겠느냐면서 편하게 생각하는 쪽이었다. 세상 사람들의 편견에 시달리며 스스로 터득한 ‘자기방어’인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사실 내가 걱정된 건 공인의 입장에 익숙하지 못한 우승우씨였다.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를 때부터 주변에서 쏟아지는 관심에 당황한 그가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받진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는 씩씩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해주는 것이었다.
한번은 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원 파인 데이>에 초대받은 하리수가 우씨를 데리고 간 적이 있다. 노래 한 곡을 열창한 후 그녀는 객석에서 조용히 박수를 치는 그를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부끄러워서 얼굴이 벌게진 그는 솔직한 인사로 웃음을 자아냈다. “리수씨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나쁜 글 좀 올리지 마세요!”
둘은 서로를 부모에게 소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대답을 한 적이 있다. 그녀는 부모님에게 소개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소개하지 못하는 만남은 거짓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우씨의 대답은 조금 다르다.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 이르다는 것뿐이에요. 지금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때니까요. 조금 더 지나고 나면 떳떳하게 부모님을 함께 찾아뵙고 싶어요.”
아직 100일도 되지 않은 이 따끈따끈한 연인들의 관계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은 두 사람의 사랑을 좋은 마음으로 지켜봐줄 필요가 있다. 다만 섣부른 추측과 판단은 말아주시기를…. 이들의 사랑을 만천하에 공개해버린 PD로서 남기는 간절한 부탁이다.
당당하게 연인 사이 공개한 화제의 커플 하리수·우승우
“트랜스젠더의 사랑도 여느 연인과 똑같아요”
하리수(31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사랑은 본인의 입으로 밝히지 않아도 가까운 사람들은 그 징후를 느끼게 마련이다. 그녀의 스타일리스트는 잦아진 전화통화로 그녀에게 애인이 생긴 줄 짐작했다.
유독 한 사람과의 통화에서 웃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또 매니저는 눈에 보이게 짜증이 준 걸 보고 애인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하리수의 ‘남친소’>를 찍기 전에 개인적 친분은 없었지만, 우연찮은 기회로 그녀에게 애인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지면에서 처음 밝히는 얘기지만, 신사동에서 옷가게를 하는 친구의 사업 파트너가 바로 우승우씨인 것. 방송에도 나오는 우승우(25세)씨의 옷가게 공동사장이다. 둘의 사이를 알자마자 하리수에게 섭외전화를 돌린 건, 스타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고 싶기 때문이었다.
감동적일 정도로 솔직한 여자, 하리수
4월 초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연예인의 사생활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고 싶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제시카 심슨처럼 연인과의 일상을 시원하게 공개해줄 연예인을 찾아야 했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하리수의 얘기를 듣고 진지하게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우승우씨와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으로 소개하는 데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런 그녀를 설득한 건 트랜스젠더의 사랑도 일반인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는 걸 보여주자는 말이었다. 필자 역시 어렵게 언급한 얘기였는데 의외로 그녀의 마음이 움직였다. 한 번 마음을 연 하리수는 모든 인터뷰와 촬영에 너무도 솔직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응해주었다.
“저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트랜스젠더라고 불리며 갖은 편견으로 겹겹이 싸여 있는 사람들도 똑같이 연애하고 기뻐하며 때론 다툰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녀가 우승우씨를 처음 만난 건 신사동에 있는 그의 옷가게에서였다. 그녀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 하는 그의 모습에서 점점 호감을 느꼈다. 인사를 나누고 안면을 튼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갑자기 전화번호를 물어오는 게 우습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전화번호를 가르쳐주고 말았다.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다, 평소 조용한 사람이 과감하게 물어오는 데 더 놀란 것 같다고.
“그러다 본격적인 프로포즈를 받은 건 3월 17일이었어요. 술에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하더니 무작정 저희 집을 묻더라고요. 대략 위치를 알려주고 근처로 나가보았더니 느닷없이 꽃다발을 안기더군요. 촌스럽긴 하지만 왠지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그 ‘촌스러움’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 옷가게에 갔을 때도 상술이 없어 보여서 왠지 신경이 쓰였다고. 옷가게를 하는 사람 특유의 뛰어난 화술이 없어서 ‘숙맥’이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연애가 시작되자 우승우씨가 훨씬 적극적이었다. 그건 이전의 사랑에서 받은 상처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말이나 표현에 대해서도 그녀는 신중한 편이었다. 촬영 중에 하리수가 고백한 첫사랑은 정말 가슴 아픈 얘기였다. 16년 정도를 만나온 친구들 관계에서 배신을 당했는데도 그녀는 ‘사랑과 아픔을 처음 느끼게 해준 사람’으로 ‘곱게’ 표현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성격상 그녀의 스케줄을 따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그녀의 특별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대중들에게서 의외로 짓궂은 질문들이 많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질문에조차 성실하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트랜스젠더라는 게 잘 모르면 이해하기도 인정하기도 어려워요.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당연히 짓궂은 질문도 많이 하시죠. 그렇게 해서라도 알고 싶어 하는 맘은 누구나 똑같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마지막에는 ‘하리수가 참 담력이 세고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소릴 들었잖아요. 제가 강의를 하지 않았다면 저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계속해서 갖고 있었겠죠.”
하리수는 정말 감동적일 정도로 솔직한 여자다.
하리수를 섭외하고 나서는 직접 우승우씨와 자릴 마련했다. 그와 동업하는 친구를 통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같은 남자라는 생각에 솔직하게 터놓고 물었다. 혹시 하리수를 호기심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냐고. 하지만 승우씨는 정말 진지했다.
“지난 2월부터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저희 옷가게에 들러주셨어요. 일이 바쁘다 보니 지친 모습을 많이 보여주던데 그럴 때마다 감싸주고 싶더라고요. 또 힘들어하면서도 항상 밝게 웃는 걸 보면 참 여성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척 끌렸어요.”
필자는 그 마음이 진심이라면 당당하게 마음을 보여달라는 말로 우씨에게 방송 출연을 제안하며 설득했다. 처음엔 얼굴이 나가지 않는 조건으로 두 사람의 데이트를 공개했지만, <하리수의 ‘남친소’> 3회를 방영하기 직전 그가 먼저 필자를 찾아와 얼굴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말로는 떳떳하다고 하면서 얼굴을 가리는 건 마음이 떳떳하지 못한 것 같아 싫다는 것이었다. 그전부터 얼굴을 공개해달라고 설득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정말 기쁜 소식이었다. 그래서 이미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편집한 3회분을 재편집했다.
그는 하리수와 사귀면서 그녀의 짐을 1%라도 덜어서 같이 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진심은 어디에서나 행동으로 나온다. 한번은 촬영 때문에 승우씨와 함께 둘의 궁합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부천에 있는 용하다는 점집에서는 둘의 궁합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말했다. 승우씨는 “나쁜 얘기는 조심해서 피해가고 좋은 얘기만 새겨듣겠다”며 웃었다. 좋은 얘기 중 하나는 승우씨 사주에는 나무가 많고, 하리수의 사주에는 물이 많다는 것. 원래 물은 나무를 키워주는 덕이 있으니 좋은 궁합이라는 얘기다. 이 말을 듣자마자 승우씨는 “나무는 꼭 물의 도움을 받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자신이 도움을 줄 수는 없는지 묻는 것이다. “그냥 같이 잘 지내면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보살의 말에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1982년생, 스물다섯의 어린 나이지만 한 여자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점쟁이 앞에서조차 간절했다.
워낙 세심한 성격의 우승우씨는 연인에게 데이트를 하자고 조르기보다는 그녀의 촬영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돌봐주는 편. 중국과 한국을 자주 오가며 활동하는 하리수는 스케줄에 쫓겨 피곤할 때가 많았는데, 한번은 열이 끓어오르는데도 무대에 서야 하자 그가 먼저 발을 동동 굴렀다.
“리수씨가 밥도 못 먹고 열이 끓어오르는데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무대에 못 올라가게 막고 싶었어요. 끝나고 병원에 가야 하니까 춤추고 있는 리수씨 모습을 보며 기다리는데, 그 곡 하나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요.”
특히나 가슴 아플 때는 그녀를 업어주는데 몸이 축 처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다. 그렇게 그녀가 지친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 해줄 때가 제일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첫 야외 데이트로 월미도에 간 적이 있다. 바다를 보며 한껏 분위기를 잡다가 거리의 화가에게 하리수의 초상화를 부탁하기도 했다. 나중에 한 얘기지만, 그때 우승우씨는 차라리 그 그림을 찢어버리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과의 데이트를 위해 하리수가 어렵게 시간을 냈는데, 가만히 앉아서 보내는 게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었다고.
워낙에 바쁜 스타의 남자친구가 되다 보니 연애하기 쉬울 리가 만무하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맘 놓고 어디 다니기가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1년의 반절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셈이니 제대로 데이트를 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그녀가 중국에 있을 때 몰래 찾아가서 놀라게 하는 것이다. 하리수에겐 절대 비밀로 하고 매니저에게 물어 중국에 간 그는 중국의 한 촬영장에서 하리수를 보자마자 뒤에서 끌어안았다.
“한국에서라면 어디라든 가서 만날 수 있지만 중국까지 와 있다 보니 제가 올 걸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아요. 감동을 많이 받은 것 같아서 저도 너무 행복했어요. 저도 리수씨가 너무 보고 싶었고, 같이 있는 동안만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중국까지 갔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방송국 실내가 너무 더운 것 같아 그저 계속 부채질을 해줄 뿐이었죠.”
그는 중국에 있는 하리수의 열성팬들을 보고 기겁을 했다. 그녀가 타는 택시에 올라탈 정도로 열성적인 그들을 저지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그 외에도 그는 끊임없이 그녀를 돌봐주고 싶어 했다. 함께 안마를 받으러 가면 나중에 배워서 직접 해주고 싶어 했고, 식사를 하면서도 다음날 스케줄에 쫓기는 그녀의 피곤을 걱정했다. 덥고 힘든 촬영 일정에도 하리수가 힘을 낼 수 있던 것은 모두 우승우씨 덕분이었다.
악플에도 꿋꿋한 두 연인이 되길
연인이 잘 찾는 단골집은 낭만적이지 못하게 카페가 아니라 피시방이다. 온라인 게임에는 ‘한 가락’하는 하리수가 우씨에게 일방적으로 이기다 보니 그것도 요새는 재미가 없다고. 하지만 피시방만 가면 두 연인의 재밌는 싸움이 시작된다. 게임을 할 때만큼은 담배를 피워야 하는 우승우씨와 담배만큼은 안 된다는 하리수가 부딪치는 것.
그녀는 우씨의 유일한 단점으로 흡연을 꼽는다. 그걸 알기에 그도 애인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하지만 하리수는 담배를 끊으라며 집요하게 그를 추궁한다. 촬영하는 두 달 내내 그들이 싸운 유일한 주제가 담배였다. 촬영 막바지엔 험한 기운이 돌 정도로 싸워서 고민하다가 방영을 미룬 편집분도 있을 정도다(아직 방송분이 남아 있으니 결국은 방영될지도 모르겠다). 만나기만 해도 서로에게 힘을 주는 사이에도, 담배 하나 때문에 뒤집어지도록 싸우는 모습을 보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느 연인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는 남의 아픔을 꼬집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씨의 얼굴이 공개되고 난 후 인터넷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워지며 생긴 일이다. 특히 우씨가 연기자로 데뷔하기 위해 둘의 관계를 조작했다는 악소문은 두 연인을 힘들게 할 게 뻔했다. 필자 역시 그들에게 면목이 없었다. 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피해를 주는지 후회도 생겼다.
다행히 하리수는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이해해주었다. 자신도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궁금해 하고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게 보통인데, 왜 사람들이 그러지 않겠느냐면서 편하게 생각하는 쪽이었다. 세상 사람들의 편견에 시달리며 스스로 터득한 ‘자기방어’인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사실 내가 걱정된 건 공인의 입장에 익숙하지 못한 우승우씨였다.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를 때부터 주변에서 쏟아지는 관심에 당황한 그가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받진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는 씩씩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해주는 것이었다.
한번은 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원 파인 데이>에 초대받은 하리수가 우씨를 데리고 간 적이 있다. 노래 한 곡을 열창한 후 그녀는 객석에서 조용히 박수를 치는 그를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부끄러워서 얼굴이 벌게진 그는 솔직한 인사로 웃음을 자아냈다. “리수씨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나쁜 글 좀 올리지 마세요!”
둘은 서로를 부모에게 소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대답을 한 적이 있다. 그녀는 부모님에게 소개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소개하지 못하는 만남은 거짓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우씨의 대답은 조금 다르다.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 이르다는 것뿐이에요. 지금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때니까요. 조금 더 지나고 나면 떳떳하게 부모님을 함께 찾아뵙고 싶어요.”
아직 100일도 되지 않은 이 따끈따끈한 연인들의 관계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은 두 사람의 사랑을 좋은 마음으로 지켜봐줄 필요가 있다. 다만 섣부른 추측과 판단은 말아주시기를…. 이들의 사랑을 만천하에 공개해버린 PD로서 남기는 간절한 부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