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FTA]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의 인터뷰 2부

김진호200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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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지승호님의 알라딘블로그 http://my.aladdin.co.kr/tri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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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이라고 보면 안됩니다. 우리 정부의 잘못된 인식 중의 하나가 중국 때문에 양극화가 일어나고, 미국은 괜찮다는 건데요. 이건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 멕시코산과 중국산이 미국 시장에서 대결하는 것은 한중일 국제분업 대 나프타 국제분업의 대결이라고 봐야 됩니다. 중국산이라고 해도 거기에 한국 부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갑니까? 일본의 기술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요? 이것은 더 우월한 현재의 경제적 성과를 내는걸 포기하고, 반대쪽으로 가겠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도 있거든요. 경제 결정론도 안되지만, 경제의 기본적인 흐름을 거스르는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 - 한미 FTA보다는 한일 FTA나 한중 FTA를 먼저 해야 된다고 주장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 이유는 뭔가요?

정 - 한중 FTA나 한일 FTA는 미국처럼 높은 수준의 FTA가 될 수가 없습니다. 높은 수준의 FTA라는 것은 전품목에 걸쳐서 대체로 90% 수준은 개방을 한다는 거거든요. 대체로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정도의 FTA는 200여개의 FTA 중에 스무개 이내입니다. 미국하고 그렇게 강력한 FTA를 맺어버리면 한국 경제가 대단한 어려움을 겪을 거예요. 그런데 한중과 한일은 양자가 다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안됩니다. 서로 교환을 하게 돼요. 어느 정도 일본의 농산물 시장의 보호를 인정하는 대신, 한국의 기계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오랫동안 유지시켜준다든가 할 수가 있죠. 이렇게 해서 중간 수준의 FTA가 되는건데요. 중국은 제조업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관세가 굉장히 높습니다. 중국이 제조업을 다 열고, 자기네 농산물을 우리나라에 들여오겠다고는 못합니다. 그래서 중국과 일본은 어차피 낮은 수준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윈윈이 확실한 경제협력협정을 맺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미국은 그렇지 않아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잖아요. 농업, 서비스업, 제조업 모두 그렇거든요. 제조업은 우리가 강하다는건 정말 이상한 신화입니다. 화학, 외료는 비교가 되지 않고, 우리나라가 몇 개의 분야, 자동차(그것도 고가가 아닌 중저가 부분)나 반도체 이 부분에서만 강점을 가지고 있죠. 나머지 제조업은 전부 미국이 강합니다. 지적재산권 같은 부분에서는 특히 강하구요. 전 분야에서 미국이 더 강하기 때문에 미국하고 높은 수준의 FTA를 맺는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산업발전 전략에서 큰 충격을 줄 FTA가 되는거죠. 단순히 미국이 싫고, 일본과 중국이 좋고 이런 차원이 아니구요. 산업경쟁력 차원이나 다른 여러 가지를 고려해볼때 미국과 높은 수준의 FTA를 맺는 것은 위험하다는 겁니다. 중국과 일본과는 높은 수준의 FTA를 맺을 수도 없어요. 그런데 그것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미국이 원하는데로 하면 정말 엄청난 충격일 겁니다.


지 - “앞으로 동북아가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이 지역의 경제모델이 세계의 표준이 됩니다. 결코 이미 한계를 보일 데로 다 보이고 군사력 밖에 의존할 데가 없는 붕괴 일로의 미국형 제도는 결코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닙니다. 지금 정부가 하는 일은 난파선에 스스로 올라타는 격입니다”라는 지적도 하셨는데요.

정 - 약간의 과장은 있습니다만, 현재까지의 추세나 이런 걸로 봐서는 동북아가 적어도 2020년까지는 가장 역동적인 지역일 겁니다. 이 지역이 어떤 모델을 채택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태까지 동아시아 모델이라는게 있었는데, 그것의 한계로 외환위기가 일어났다고 본다면, 그것을 어떻게 보완하고 어떤 모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서 세계 표준이 될 수 밖에 없어요. 영국이 세계 최강일때는 영국의 모델이 세계 표준이고, 미국이 최강일때는 미국의 모델이 세계 표준인데요. 지금은 미국 모델하고, 유럽 모델이 있는 것 아닙니까? 동아시아 모델이라고 하는건, 중국은 아직도 그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민주화 없는 요소의 강제동원에 의한 경쟁이라고 하는 한계에 도달했는데, 민주주의를 도입해야할 상황입니다. 민주주의도 공동체적 민주주의 또는 참여 민주주의와 사회적 대타협에 의한 이 부분이 유럽형 모델일텐데, 그런 것들이 적절히 조화되면서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모델이 찾아진다면 그게 세계 경제의 모델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지 - 생각하시는 동북아의 바람직한 경제 모델은 어떤 건가요?

정 - 글쎄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웃음) 민주주의는 점점 더 공동체적 민주주의, 참여 민주주의에 가까워질 것이고, 한국은 그 면에서는 아직도 굉장한 역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제는 이른바 이정우 선생이 처음 얘기할때의 동반성장의 개념인데, 협력적 모델이고, 정부의 비대칭성을 최대한 줄여야 된다고 봅니다. 저는 그것을 밀착형이라고 표현을 했었는데, 산업에서는 클러스터라든가, 금융에서는 밀착형 금융이라고 해서 마이크로 크레디트라든가 이런 쪽이 보완이 되는 개념인데요. 이런 것들이 보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구요. 지금 제가 이론적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스티글리츠입니다. 조금 전에 얘기한 것들이 스티글리츠의 정보이론에서 유추가 될 수 있는 정책들입니다. 또 이제는 소득 분배가 아니라 자산 재분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산 재분배 하면 몰수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 아니구요.(웃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다 자산의 문제입니다. 부동산 문제라든가, 교육, 이것은 사람에 체화되어 있는 자산이고, 금융도 마찬가지죠. 이 세가지가 중요한 자산이고, 마르크스가 얘기한 유사 상품입니다. 상품이 될 수 없는 것을 상품으로 만들어놓았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볼 수 있죠. 이 자산에 대해 얼마나 접근 가능성을 높이느냐, 자기가 가진 자산을 얼마나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 부분은 세습이 될 소지가 굉장히 큽니다. 초기부터 불평등하게 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높혀주는 것이 그 나라의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정우 선생과 제가 2004년말에 완성해서 보고했던 보고서가 그 기조에서 만들어진 겁니다. 현재는 사장되어 있는데, 여름에 책으로 내기로 했습니다. 제가 한미 FTA에 묶여서 일을 안해가지고 6개월째 책이 못나오고 있습니다.


지 - FTA 반대 원정시위단에 대해 미국은 ‘테러방지법’의 적용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 - 제가 보기에는 과장 같은데요. 평화 시위를 하는데 무슨 테러방지법을 적용합니까? 합법적인 시위로 갈 것 같은데, 미국 정부가 원하는 바가 있는건가요?(웃음)


지 - 거기에 대해서 우리 정부에서 자제를 미리 요청하기도 하고, 경고도 하지 않았습니까?

정 - 양쪽 나라의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는건데, 더구나 자기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하면 안되죠.


지 - 시민사회의 반대의 목소리나 저항의 목소리를 오히려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야 하지 않습니까? ‘봐라. 우린 들어주고 싶은데, 이렇게 반대가 심하니 어쩌겠니?’라면서 얻을 것은 얻어내야 되는데 우리 정부가 그런 면에서 상당히 부족했던게 아닌가 합니다. 파병 때도 그랬고,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도 그런 것 같고, FTA 협상 과정도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정 - 그러니까 걱정이 되는 거죠. 저는 우리 정부 대표단이 미국 대표단하고 제대로 협상을 할지 걱정됩니다. 지난 국회 토론회에서 ‘영어를 쓰지 말라’고 한 얘기에 대해서 빗대서 한 얘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영어를 쓰면 안되요. 이상하게 우리 고위 관료들은 영어 못하는 걸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못하는 영어로 자꾸 영어를 하는데, 이건 정말로 한 구절, 한 구절이 다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거잖아요. 물론 통역을 잘하는 사람을 쓰겠죠. 그러니까 통역 얘기를 잘 들으면서 자기 생각도 정리하고, 통역이 잘못하는 것 같으면 고쳐주면서 이렇게 해나가야 되거든요. 그런데 영어 좀 들리고, 할 수 있다고 해서 섣부르게 하면 정말 큰 일 납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매달려서 협상하기 시작하고, 잘못하면 알아서 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운만 띄워도 ‘아,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 나갈 가능성이 많거든요. 제가 정부에 2년 있으면서 느낀건데, 이 사람들이 경제를 모르는 것에 대해서 전혀 문제라고 생각을 안해요. 외교는 외교라고 생각하고,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것을 어느 정도 깍으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전체적으로 미국의 구도하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우리 구도라는게 명확히 있고, 그것을 지켜야 되는데, 우리 구도를 반영시켜야 되는데, 미국 구도를 깍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통상교섭본부가 어디에 있어야 되느냐도 문제가 되는데, 대체로 산유국 같이 공급할 것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대체로 통상교섭본부가 외교부에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산자부나 경제 부처에 있는데, 그건 지킬게 많다는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어요.


지 - 협상도 하기 전에 저자세로 미국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시작하는 것도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많습니다. 스크린쿼터 축소의 경우에도 ‘왜 협상도 하기 전에 선물처럼 던져주느냐?’는 비판이 많은데요.

정 - 분명히 그렇죠. 4대 선결조건이 있었잖아요. 그 중 쇠고기와 스크린쿼터는 즉각해결하라는 요구가 있었구요. 약가 재조정이나 배기가스 문제는 성의를 보이면 되는 문제로 되어 있었죠. 지금 정부가 하는게 완전히 거짓말은 아닌데, 실제로 이 네가지 사안이 다 현안이었고, 관계부처가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던 사안입니다. 대통령이 중립적인 위치를 지키면 아무리 재경부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수 없는 사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전격적으로 합의된 것은 대통령의 뜻이라고 하는 것이 명확히 전달되었다는 얘기예요. 그리고 이것은 대통령이 무슨 이유로든 한미 FTA를 임기중에 하겠다고 하는 의지를 표명한거거든요.


지 - 그 부분에 대해서 ‘임기내에 뭔가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조급증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조급함 때문에 결국 상황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 - 글쎄요. 그거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을 했는데, 이유를 찾지 못하겠어요. 가령 안보적으로 무슨 약점이 잡힌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다면 분명히 NSC가 개입을 합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 NSC가 개입했다는 흔적은 없어요. 오히려 개입을 안해서 문제죠. 이것은 대단한 외교안보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문제인데, 결정할때까지도 NSC는 전혀 개입을 하지 못했고, NSC의 의견조차 물어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 - 그런 이유는 뭘까요?

정 - 일단은 한미 FTA를 추진하고 있는 김현종 본부장 같은 분이 한미 FTA의 외교안보적 의미 같은 것을 몰랐던 것 같구요. 또는 알았어도 미국 편에 서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인데요. 대통령도 본인이 얘기하는 동북아 구상하고 부딪힐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 - 보수언론에서 말하는 ‘말이 가볍다. 많다’는 공격과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저는 실제로 참여 정부의 일부 관료들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함으로써 이해당사자들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내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 중 하나는 관리들이 자신들을 이기주의자로 매도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평택 문제에서도 국방부 장관의 말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정치라는 것이 이해 당사자의 충돌이 있을 경우 보이지 않게 조율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안그래도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을만한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자극해서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 부분들이 있어 보이거든요.

정 - 분명히 당사자들을 설득하고, 그 사람들이 합의하게 하는 점에서는 부족하죠. 그건 참여 정부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외교안보적으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무서워한다든가 알아서 기어야 된다는 뜻이 아니구요. 가령 한미 FTA에 대해서도 안보 동맹에 이어서 경제 동맹이라는 얘기는 할 필요가 없거든요. 안해도 다 아는 문제잖아요.(웃음) 그런 얘기를 하는건 외교적인 실수죠.


지 - 김선일씨 피납되었을때도 너무 당당하게 ‘파병 철회는 없다’고 말한 부분들이 국민들이 볼때 ‘어, 국민이 잡혀 갔는데, 국가가 지켜줄 수 없다고 선언하는거네’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정 - 결론이 바뀌지 않는다라든가, 테러리스트에 대해서 단호한 태도를 보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더라도 관철시키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는 미숙하다고 얘기를 해야되겠죠.


지 - 미숙한 점도 있었을 수 있지만, 도덕적 우월감 때문에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참여정부에서 나오는 얘기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신경질나는 얘기 중 하나가 ‘집단 이기주의를 엄단하겠다’는거거든요. 이게 무슨 군사정부도 아니고, 이기주의를 이기 1등급, 이기 2등급으로 나눠서 처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사람이라는게 자기 이익이 침해당하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걸 조율하는 것이 정치력이구요.

정 - 이기주의로 얘기하면 부처이기주의가 제일 쎄죠. 아주 좁은 편협한 이기주의죠.


지 - 자기들은 그렇게 이기적이면서 국민들에게만 이기적이라고 호통을 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웃음)

정 - 스스로도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과거에 생각했던 가치와 지금 관료들이 얘기하는 것의 가치를 따라가다보니까 과거에 생각했던 가치를 부정해야 되거든요. 그것을 합리화시키는 방법이 두가지인데, 하나는 세상이 바뀌었다는 얘기구요. 세상이 바뀌어서 옛날에는 그러한 행동이 역사적 대세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이제는 집단이기주의라고 하는 논리로 정형화된 것 같습니다. 김선일씨 보다는 여러 가지 지역 문제라든가 계급적인 갈등 문제를 이기주의로 파악하는 측면이 있죠. 대기업 노조에 대해서도 일부 사실이지만, 사실은 그쪽을 껴안고 가야지만, 사회적 대타협이 되는 거잖아요. 그쪽을 개혁에 동참하게 해서 같은 편이 되어야 하는데, 귀족노조니 하는 것은 관료들의 시각입니다. 관료들이 자기들의 기본적인 사고를 저쪽의 잘못으로 치환하는 것이 집단 이기주의거든요. 적어도 우리 노조가 멕시코의 노조 같은 것은 아니라구요. 그렇게 부패하고, 전혀 비젼이 없는 상태는 아닙니다. 비젼이 없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없는 거고, 같이 없는 건데, ‘우리는 있는데, 너희는 없고, 그래서 이기주의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관료의 얘기에 자기 사고를 두들겨 맞추다보니까 그런 무리가 나오게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경제협력은 해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정 - 그 부분은 옛날에 EC가 만들어질때와 지금은 다르거든요. EC를 만들때는 바깥에 소련이라는 확실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소련이라는 적에 대항하기 위해서 EC 국가들이 자유롭게 자기의 집합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적이 그 안에 있거든요. 그 안을 어떻게든 분리해서 지배를 해야되는 그런 상황이라는 말이죠. 그런데 그런 미국을 완전히 배척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니고, 미국의 이익이 동아시아 지역주의에 합치되도록 해야되는, 특히 국가의 이익보다는 개별 기업의 이익이 합치되도록 만들어서 국가가 그 이익을 따라서 동아시아 지역주의를 적어도 방해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됩니다. 말하자면 초국적 기업이 지역주의의 눈치를 봐야되는데, 지금은 지역주의를 깨고 동맹으로 가서 초국적 기업이 훨씬 더 자유롭게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한미 FTA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거죠.


지 - 지금의 정치권을 친미파와 중국과의 새로운 관계를 통해서 국익을 도모하는 친중파의 대립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정 - 친미 대 반미죠. 친중도 아니고, 친미 대 반미인데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FTA 자체가 달라요. 일본이나 중국은 약점이 있기 때문에 낮은 수준의 FTA가 될 수 밖에 없지만, 미국은 높은 수준으로 할 것이고, 그것은 너무나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는데, 그 변화가 한국의 산업 발전 방향이나 동북아 공동체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냐 하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거죠.


지 - 역사적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도 결국은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 결국 기댈 곳은 미국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정 - 외교안보적으로는 일본하고 미국은 거의 하나라고 봐야 되구요. 경제적으로는 다릅니다만, 바로 그렇게 때문에 중국 편도 아니고, 미국 편도 아닌, 균형자라고 정부가 강하게 표현했지만, 정확히 얘기하면 조정자라고 할까, 매개자라고 할까, 저는 캐스팅 보트라는 표현을 좋아하는데요. 팽팽하게 대립할 때 중재안을 내고, 오히려 어느쪽도 편들 수 없기 때문에 중재안을 따라가도록 하는 그 노선이 제일 합리적이고, 동시에 국익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 - 미국의 패권을 견제하고, 거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EU가 생긴 측면도 있을거구요. 그래서 아시아도 경제블록을 만들어서 경쟁력을 갖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 지역이 가진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정 - 장점은 가장 빠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거구요. 성장잠재력이 제일 많은데, 지금은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시장이 아니지만, 잠재성으로 보면 가장 큰 시장을 내부에 이미 보유를 하고 있잖아요. 러시아를 포함하면 자원도 제일 많은 지역이구요. 외교안보적으로도 유럽과 미국의 중심 내지는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죠. 다만 미국이 중국을 잠재적 주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한국이 정확히 균형자, 조정자, 매개자 역할을 해야되는데, 지금 한쪽으로 너무 치우쳤어요. 한미 FTA가 미국이 원하는데로 맺어지게 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렇지만, 외교적으로도 다시 중간자 역할로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간 수준의 FTA 얘기를 했던 겁니다. 전술적으로는 정확히 국민들이 마지노선을 제기해서 그것을 미국이 못받으면 빨리 끝내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것을 우아한 퇴각론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브루킹스 연구소에 가 있는 임원혁 박사 얘긴데요. 그것도 일리가 있는 전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 - 추진 과정도 그렇고, 한미 FTA가 성사되면 남북 관계도 경색될 것 같은데요.

정 - 여러 변수가 있는데요. 제가 그렸던 최악의 시나리오 쪽이라면 좋을 수가 없죠. 개성 공단을 예를 들면 이래요. 한-싱가폴 FTA에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이 제일 처음으로 인정이 됐는데요. 그건 동북아 위원회가 나서서 추진을 한겁니다. 동북아 위원회가 S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싱가폴 대사를 1주일에 한번씩 만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가능성을 타진을 했고, 통상교섭본부장한테 얘기해서 ‘될 것 같으니까 인정을 받자’고 한 것이 첫 번째 전범이고, 그 다음에 아세안에서 그걸 인정을 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해서 일본이랑도 하고, 마지막에 미국만 남으면 안받을 이유가 별로 없는데, 그게 갑자기 앞당겨진거예요. 미국한테는 이건 카드거든요. 한국이 원하면 원할수록 그걸 이용해서 다른 걸 얻어낼 수 있는 카드거든요. 외교라는 것도 이렇게 순서가 있는건데, 미국이 앞서 나오는 것은 좋은 점이 전혀 없어요. 정부가 얘기하는 시장 선점의 효과도 없고, 외국인 직접 투자가 늘어날 이유도 없고, 외교안보적으로 우리가 주도권을 갖는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얘기구요.


지 - 호주의 협상기술을 배우라고 하셨는데, 호주의 어떤 점을 배워야 합니까?

정 - 호주는 투자자-정부 제소권을 받아들이지 않았죠. 제가 보기에는 NAFTA 이후에 미국과 맺은 FTA 중에 유일하게 빠진 것 같아요. 정확히 모릅니다만, 농산물이 호주가 쎄니까 그걸 이용해서 그걸 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투자자-정부 제소권은 당연한 얘기는 전혀 아니구요. 가령 MAI(다자간 투자협정)라는게 있었잖아요. 그게 유럽 나라들, 특히 프랑스의 반대에 의해서 무산이 되었는데, 그때 가장 큰 이유가 그거였어요. 투자자-정부 제소권을 프랑스를 비롯한 EU가 받아들이지 않아서 무산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안받아들이는 대신에 프랑스나 유럽이 뭘 준다고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무산이 됐을 거구요. 우리 정부로서는 아까 얘기한 비대칭성 때문에 이걸 받아들이지 않는게 좋고, 일단 우리의 목표로 안받아들이는 걸로 해야되는데요. 문제는 이걸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그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거든요. 이것은 굉장히 협상의 기본적인 태도라고 할까, 기본적인 자세라고 할까, 목표 자체가 대단히 의심스럽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그게 글로벌 스탠다드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시민 단체도 아주 특이하고 특수한 발명품으로 표현을 하고 있거든요. 국가의 어떤 주권 사항을 제3의 민간기관한테 위임을 한거예요. 국제 기구라는 것을 이유로. 그런데 그 국제 기구의 불투명성 이런 걸 생각해보면 도저히 신뢰할 수도 없고, 당장 국내법의 위헌 소지가 있고, 이런 면들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우리나라의 사법 제도로 봐서는 그것의 위헌성 조차도 헌법재판소에서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잘못하면 한미 FTA가 원래는 국내법보다도 하위 내지는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되는데, 오히려 헌법보다도 상위에 있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지 - 구체적인 데이터가 안나온 상황에서 너무 졸속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가는 것 같은데요.

정 - 그들이 말하는 낙관적인 상황은 미국 뜻대로 가는 상황을 말하는거죠.(웃음)


지 -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정 - 그렇게 쉽지는 않을거예요. 미국 뜻대로 간다고 하더라도 빠른 시간내에는 할 수 없을 거구요. 국내에서 그냥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정확하고 합리적인 반대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부도 협상하기 편해지거든요. 정부 협상 목표가 만일에 국익을 최대화한다든가 적어도 국민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거라면 여러 가지를 많이 생각해야되는데, 지금 정부는 어떻게든 제 시간내에 마치겠다고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 있다는게 문제죠. 오히려 지금은 국민들이 정보를 요구하고, 마지노선을 제시해서 최소한 속도를 늦추고, 우리 국민의 삶에 치명적이지 않도록 하는 그런 조항들까지도 미국이 못받는다면 끝내야죠. 아마 첫번째 들어가는 것은 투자자 정부제소권일 겁니다. 그리고 안티덤핑에 관한 미국의 보조, 비대칭성이 이런데 나타나거든요. 미국은 농업에 보조금을 주면서 남의 나라를 못주게 한다든가 하는게 있죠. 또 완전히 무소불위의 안티덤핑의 슈퍼 301조 이런 것들에 대해서 통상협상에서 그것들을 제한하는 조항들이 들어가야 됩니다.


지 - 앞으로 문제를 어떻게 제기해나갈 생각이신가요?

정 - 공대위가 알아서 할거고, 저는 초기에 문제를 제기했고, 국회가 관심을 가졌고, KBS 프로그램까지 나오면 국민들 관심은 조금 더 구체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구요. 우리 국민들 구체적인 삶에 한미 FTA가 어떤 것을 가져올 것이냐에 대해서 좀 더 정밀하게 조사를 해서 예측을 하고, 얘기를 하면 정부가 부정하거나 찬성할거 아닙니까? 부정을 하면 좀 더 얘기를 하고, 어차피 자발적으로 정부를 내놓을 것 같지 않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해야될 것 같습니다.


지 - 그 일환으로 책도 준비하시는 건가요?

정 - 동북아 하고, 양극화는 책이 나오게 되어 있구요. 한미 FTA는 완성도를 떠나서 빨리 내야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제가 썼던 평론 같은 걸 모아서 책 내는 것을 제일 싫어했는데, 이번엔 해야될 것 같아요.(웃음)


지 - 어떤 분은 ‘경제에 관한 논문은 양심적이면 함부로 못쓴다. 금방 상황이 변하기 때문에. 정태인씨는 양심적이라 글을 안쓰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웃음)

정 - 게으른 걸 그런 식으로 편들어주는 수가 있군요.(웃음)


지 - 그게 학자적인 양심일 수도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조금 미숙하더라도 논쟁을 불러일으켜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정 - 그거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요. 뭐.


지 - 경제적인 부분에서 그렇게 하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같거든요. 공병호씨 같이 오른쪽에 있는 분들은 부지런하게 자기 주장을 하고 있구요. 이쪽 진영은 너무 몸을 사리는게 아닌가 싶은데요.(웃음)

정 - 몸을 사리는게 아니고, 경제학이란게 데이터가 있어서 함부로 쓰면 금방 들통이 나거든요.(웃음)


지 - 경제학자시기도 하면서 한 나라의 경제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건지 고민해보신 분이니까 독특한 지점의 얘기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정 - 그 부분은 알기 때문에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옛날에는 이론적으로만 생각하니까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균형을 찾아야될텐데, 그런게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으니까...(웃음)


지 - 학문으로서의 경제학하고, 정책을 담당한 비서관으로서의 경제하고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정 - 그건 뭐 제가 92년에 김대중 대통령 공약 만들때도 참여했고, 민중당 공약도 만들었는데요. 이론하고 정책 사이에는 만리장성이 있어요. 이번에 와보니까 현실적인 정책이라고 만들어도, 그 다음에 정치적 만리장성이 또 있습니다. 청와대 내부부터 시작해서, 부처, 여당, 야당, 조중동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정치적인 만리장성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해야지 하나의 경제 정책이라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지 - 참여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가 사람들이 체감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요. 

정 - 빡빡해지긴 했죠. 객관적으로 심화된 부분이 있구요. 기대 수준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만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는데, 기대수준은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까지 맞추려면 굉장히 힘들죠. 앞으로 경제정책을 하기 굉장히 힘들 겁니다. 참여정부가 인기를 잃은 것은 미숙함이나 이런 것보다는 개혁기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망해서 떨어져나간 표가 너무나 많죠.


지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셨는데요.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정 - 인위적 부양 정책을 안썼고, 부동산만큼은 많이 후퇴하고, 돌아가고, 후퇴했지만, 막으려고 했고, 부분적으로는 차별시정이라든가 분배 정책이 보완이 됐었는데, 한미 FTA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그동안 조금 조금씩 해온 것을 한꺼번에 다 까먹고도, 훨씬 넘는 그런 정책을 한다고 하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앞에 조금조금씩 했던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 - 비정규직이 너무 많이 생긴 것도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 같은데요. 고용 보장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정 - 한미 FTA가 되면 더 심각해지겠죠. 비정규직 늘어나는 것은 지금 전세계적으로 일반적인 일입니다. 스웨덴도 많이 늘었을 것이고, 덴마크 같은 사회적 타협 모델에서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을 거예요. 그런데 비정규직의 내용 자체가 문제가 되죠. 가령 저도 비정규직만 한 사람이지만, 전문가로서의 비정규직하고, 똑같은 노동을 하면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대우를 못받는 것은 확실히 다른거죠. 동일노동, 동일임금 문제가 생기는건데, 이거예요. 사람들이 내가 노력만 하면 남들보다 잘 살지는 못해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하는 희망, 확신 이런게 있을때 그 사회가 안정적이 되고, 생산성도 높아질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만일 사람들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최소한의 인간적 삶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이 되면 회의주의, 냉소주의에 빠지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들을 어떻게 노력에 비례해서 자기 삶이 개선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바꾸느냐, 희망으로 바꾸느냐가 앞으로의 정치, 정책의 과제가 되어야 할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YS도 DJ도 참여정부도 확실한 정책 체계를 갖고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조금 가지고 있을뻔 했던 김대중 대통령인데, IMF 경제 위기에 압도 되어서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제 다음 대통령은 정말로 정책 기조와 정책의 대강, 상당히 구체적인 핵심적인 정책들을 가지고 대통령이 되야 할 겁니다. 그렇게 안되면 아무리 대통령이 똑똑해도 2~3년 지나면 여전히 관료가 지배하게 될 겁니다.


지 - 김대중 정부때부터라도 쳐도 민주정부가 들어선지 10년이 가까워지는데요. 사람들의 희망은 더 없어진 것 같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가 성사되고,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면 서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사는 삶이 거의 파괴될 것 같구요. 그걸 돌릴 수 있는 에너지를 소위 개혁세력이 파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정 - 최악의 경우가 심각한 경제 위기를 통해서 또 한번 정권 교체가 되는거거든요. 그게 상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게는 안되야겠죠. 핵심은 자산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높혀주고, 자산의 전환 능력을 키워주는 식이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공병호식으로 스스로 알아서 해야된다는건 말이 안되구요. 스스로 알아서 할만한 여유 같은 것이 주어지는 그 자체가 자산이기 때문에 자산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접근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정책도 그 기조에서 충분히 만들 수 있구요. 영원히 노력해도 안된다고 하는 것은 자산의 분배 상태가 나쁘고, 그게 소득에 의해서 개선되지 않는다는거거든요. 그러면 체계적으로 노력해서 자산의 분배 상태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주어져야 하는데요. 과거에는 그게 교육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거꾸로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측면에서부터 풀어나가야되겠죠.


지 - 지금은 변화를 이뤄내기 위한 동력들이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 - 지금도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그 심성이나 에너지는 그대로 있어요. 그 에너지를 정책으로 바꾸고, 실제로 삶을 개선하도록 반영한 것이 아닌게 문제죠. 정말 노무현 대통령은 틈틈이 국민들이 구해줬잖아요. 나락에 떨어질때마다 국민들이 동원되었는데, 그만큼 행운의 정치가였어요. 탄핵까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살려냈는데, 그런 에너지를 정책화하는데 쓰지 않았다는게 문제죠. 오히려 자기는 냉정하고 올바른 것을 택한다는 심성으로 그 에너지가 잘못된 측면이 있던 것처럼 했던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 - 얼마전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가 정동영 의장을 공격했는데요.

정 -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 정치적 게임은 잘 모르겠고, 원래 저는 행복했어요. 정치적 판단은 모두 시민이한테 맡기고, 저는 정책만 맡았었는데요.(웃음) 요즘은 조금은 하는데, 정치가 간단하지는 않더라구요. 거기에 빠지면 안된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런 사고는 되도록 안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