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8월25일 10:00 적 공습(A)

이용빈200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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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진급, 전쟁중의 진급이지만 가슴 벅찬일이었다. 이제 2번기로서 Davila 대위의 윙맨을 맡게되었으니 나로서는 더욱 진가를 인정받기위해 노력해야할 터였다. 윙맨의 임무를 소홀히하는 순간 리더기가 위험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더우기 스피드와 선회속도가 빠른 제로센을 상대한 공중전에서 리더기와의 협조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가 승패를 가늠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륙하자 여느때보다 긴장하여 편대장의 후방을 엄호하였지만 워낙 빠르게 내리꽂히는 여러대의 적기가 순식간에 Davila 대위를 향해 달려들었기에 혼비백산할 수 밖에 없었다. 능숙한 대위는 속도를 줄이며 크게 오른쪽으로 배럴롤을 하며 6시방향의 Oscar를 오버슛시켜버렸다. 나는 그를 구하기위해 열심히 적기를 향해서 기관총을 작렬시켰으나 제대로 조준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동시에 시작된 나의 6시방향에서 날아드는 Zeke의 사격을 회피해야했기 때문에 나의 사격은 위협에 불과하였다. 순식간에 위치가 바뀌어 적의 꼬리를 잡은 Davila대위는 몇차례의 점사로 제로기에 화염을 일으켰고 지상을 향해 추락하는 적기의 조종사는 탈출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미 생명을 잃은 것으로 보였다. 나는 적기에 불꽃이 일어나는 순간에 급히 우횡전하면서 하강하여 내 꼬리에 붙은 제로기를 떨쳐내고 사경을 빠져나오기위해 안감힘을 쏟아부었다. 나의 긴박한 구조요청 무선을 들은 Davila 대위가 재빨리 선회하여 나를 지원해줄 것이라고 믿으면서 속도를 높여 탈출하기위해 더욱 고도를 낮추어갔다.


Davila 대위의 지원 덕분에 몇차례의 위기 상황을 간신히 회피하였지만 기관총탄약을 모두 소모해버린 나는 하는 수 없이 착륙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활주로에서 너무 가까웠고 선회하여 정렬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곳에 적기들이 노리고 있었다. 플랩을 펼치고 고도를 낮추면서 랜딩기어를 내릴 타이밍을 마음속으로 카운트하였다. 적절한 속도에 이르기전에 이미 활주로의 반을 지나쳐버렸던 나는 속도가 100을 막 지나치며 느려지자 착지를 시도했고 고도가 조금 높았던 때문인지 나의 P-40E는 활주로에 코를 박으면서 랜딩기어가 부러지고 심하게 소용돌이치면서 활주로 한쪽에 처박히고 말았다. 천만 다행하게도 폭발하지는 않아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으니 하늘의 도움이 있었다고 믿을 수 밖에......


Gibson 소위는 교전중에 수직미익이 크게 손상되어 더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서 탈출하였지만 크게 부상을 입었고, 나 대신 4번기로 Gibson 소위의 윙맨이 되었던 Pieper 는 리더기를 잃고 교전중에 A6M2, A6M3의 협공을 받고 회피하던중 해변에 충돌하여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공중전에서 리더기와 윙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



Davila 대위는 오늘 전투에서도 3대의 적기를 격추시켰고 용맹스러운 에이스의 행진을 계속 하였지만 전투때마다 쓰러져가는 부하 조종사들로 인해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 비통함이 떠날새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