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만삭에 노루 사냥꾼의 총탄에 죽은 어느 여인의 한 (제 2부)

전진웅200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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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 만삭에 노루 사냥꾼의 총탄에 죽은 어느 여인의 恨 (제 2부) 
 
   번호:5  글쓴이: 花 潭
 조회:30  날짜:2003/01/29 20:06   
 
 
..  
..시간은 9시를 훨씬 넘어 10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멀리서 철썩 처얼썩 하는 파도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가운데 비릿한 짠 냄새가 풍기는 끈적 끈적한 바다바람이 빗방울과 함께 내가 앉아있는 툇마루에까지 들이쳤다. 화덕 위에서 익어가는 양념장을 바른 키조개의 구수하면서 야릇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두 영혼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피눈물을 흘리는 남자 영혼은 마치 어린아이가 억울함을 당했을 때 팔뚝으로 달기똥같은 눈물을 훔치듯이 그 역시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그의 팔뚝으로 눈물을 닦으며 무언가를 호소하듯이 그렇게 울고 서 있었다. 그의 팔뚝에 시뻘건 피가 묻어났다. 그의 눈에서 나오는 피가 얼굴을 타고 흘렀다. 그는 내가 두려워서 가까이 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원통하고 원통해라. 모두를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울부짖고 있었다.

 

어느 사이엔가 소복을 한 여자 영혼이 내 앞에 한 쪽 무릎은 세우고 다른 한 쪽은 땅에 꿇은 채 내 앞에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그녀의 얼굴 표정은 어느 정도 자신의 한스러운 일들에 대해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다. 자세히 보니 악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순박하고 착하게 생긴 여인이었다. 반면에 남자영혼에게서는 복수심과 강한 증오심이 뒤섞인, 이유를 알 수 없는 강력하고도 슬픈 恨이 풍겨져 나왔다. 그에게서 나오는 靈波에 파장을 맞춰보았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느껴졌다. 그것은 지옥의 고통이었다. 숨이 콱콱 막혀왔다.

왠지 모르게 그가 측은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말을 걸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피 울고 있는가? ”
“크흐흐흐흑 크흐흐흐흑 ….…….”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울분에 찬 차디찬 恨 덩어리를 내뱉듯이 절규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서 방안을 보았다. 두 살 바기 아이 둘이 새근새근 깊은 잠이 들어 있었다. 진한 모기향 냄새가 코를 찔러왔다. 나는 다시 현실세계로 정신이 돌아와 그제서야 집사람의 머리에 꽂혀 있는 칼(刀)의 氣를 뽑아주고 그곳에 내 몸 안의 氣를 넣어주었다. 그제서야 정신이 좀 든 모양이었다.
“푸~우~~”
집사람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듬고는 이야기를 하였다.
“가만히 있는데 누가 커다란 해머로 내리치는 것처럼 머리가 띵하더니 눈 앞이 캄캄해지며 엄청난 현기증이 와서 쓰러져 죽는 줄 알았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 “
나는 집사람이 충격을 받을까 봐서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앉아있던 툇마루에서 일어나 주인 아주머니가 서 있는 곳으로 갔다. 등불 밑에서 자세히 보니 60이 좀 넘어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리고는 물었다.
“아주머니! 다른 사람과 원한이 진 일이 있습니까?”
“아니 그런 건 왜 물어보는 거예요?”
“아니 저…….”
내가 대답을 못하고 머뭇머뭇하자 주인 아주머니가 다시 물었다.
“왜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
“아 예! 조금 전에 보니까 저 쪽에 귀신이 있는 것 같아서요”
“어떤 귀신……….?”
“여자 귀신 하나 남자 귀신 하나 그리고 아이 영혼 하나”
“아~~~~~이럴수가!”
주인 아주머니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허허 참. 미신이란 것을 안 믿을 수도 없고……..”
나는 그녀의 말에 기분이 좀 상했다.
“그 귀신들이 말하기를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면 자초지종을 다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제서야 주인 아주머니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그럼 이리들 올라와 보시구랴. 내 이야기를 해 주지요”

귀신이라는 말에 동생, 동생의 댁과 집사람의 눈에 공포심이 돌았다. 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내 옆으로 몰려들더니 그저 나의 얼굴만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恐慌같은 공허감과 두려움만이 휘돌고 있었다.

 

무더운 한여름 밤인데도 불구하고 사촌동생의 몸에는 꺼칠꺼칠한 소름이 돋아났다. 그때 삐그덕 하고 민박 집의 대문이 열리면서 20대 후반의 여인이 남자아이 하나를 등에 들쳐 업고 들어오더니 우리가 앉아있는 마루를 거쳐 주인집 내외가 기거하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방 안에서는 “아이구 우리 손자 왔누?” 하며 반기는 주인 아저씨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는 TV 켜는 소리와 함께 TV에서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음성이 점점 커져 가고 있었다. 그 소리에 방안의 음성이 묻혀버려 사람들의 음성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방문을 바라보던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 쪽으로 걱정과 시름에 찬 얼굴을 돌리더니 길고 긴 여름 밤의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어찌 보면 그녀의 얼굴은 오랜 동안 삶의 비바람과 폭풍우에 시달리다 못해 모든 것을 체념한듯한, 아주 達觀한 사람의 표정 같기도 하였다. 남자 영혼은 아직도 피눈물을 쏟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3부로 계속됨>

 

http://cafe.daum.net/karmahealing 에서 퍼왔습니다~

 

3부 나오면 올릴께요~